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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 충남도교육감
 김지철 충남도교육감
ⓒ 서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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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도교육청 업무 담당 공무원들을 불러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거나, 부교육감에 대한 강제발령 등의 압박을 가했다.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김지철 충남도교육감이 전교조 전임자 처리 문제에 대해 "직권 면직하도록 강요받았다"며 "참으로 비감하고 참담했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12일 <오마이뉴스>와 가진 취임 2주년 인터뷰에서 정부와 국회에 제안하고 싶은 내용을 묻자 "누리 과정 예산 정부 부담과 전국교직원노조(아래 전교조) 관련 법률 개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교조 전임자 문제에 대해 "교육감을 고발하겠다고 옥죄어 전교조와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며, 전교조와 교육감을 우롱하는 정부의 처사에 열패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에게 "6만여 명의 조합원이 속한 전교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교육 발전의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노조 설립 관련 후진국이 되지 않도록 교원노조법의 독소 조항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과의 노사 협의에 대해서는 "교육감이 된 이후 가장 어려운 숙제"라며 "지방교육청 별로 교섭을 하지 않고 전국적인 단위로 교섭 창구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교조충남지부장과 충남도 교육위원 등을 역임한 그는 "자신있게 교육감이 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충남에서 임기를 마친 최초의 직선제 교육감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 다음은 이날 가진 주요 인터뷰 요지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고민..허리띠 4.5cm나 줄었다"

- 지난 8일에는 친일문제를  연구해온 고 임종국 선생의 조형물 건립 추진위 발족식 참석했다. 참석 이유는?

"8일 오후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소강당에서 친일 연구의 선구자 고 임종국 선생님의 흉상을 포함한 조형물 건립 추진위 발족식이 열렸다. 임 선생님을 1983년 처음 찾아 뵀다. 우체국 교환원에게 전화번호를 물어 사시는 곳을 알아냈다. 이후 찾아 뵐 때마다 '건강이 나빠 친일 관련 연구 서적을 한 권이라도 더 발간하려면 시간이 촉박하다'며 수건에 피를 토하시면서도 원고를 쓰셨다.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우리 역사의 정의가 어떠했을까 생각하면 선생님의 존재가 얼마나 컸던가를 새삼 느께게 된다.임 선생님 추모를 위한 추진위원도 모으고 있다."

- 교육정책과 관련 20대 국회와 정부에 제언하고 싶은 것은?

"누리과정과 전교조 관련한 법률 개정이다. 작년 말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고민하다 허리띠가 4.5cm나 줄었다. 그만큼 고민이 깊었다. 누리과정 예산으로 초중고 교육비, 노후시설 환경개선, 찜통 교실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교조 전임자에 대한 직권 면직을 강요받을 땐 참으로 비감하고 참담했다. 특히 교육부가 업무 담당 공무원들을 불러 인사상 불이익을 암시하거나, 부교육감에 대한 강제발령 등의 압박을 가할 때는 참으로 견디기 어려웠다. 교육감을 고발하겠다고 옥죄어 전교조와 대립과 갈등을 조장하며, 전교조와 교육감을 우롱하는 정부의 처사에 열패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전교조의 법외노조 여부는 아직까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1996년 교원의 단결권 보장, 해고자 및 실업자의 노조 가입 허용을 수용하는 조건부로 OECD에 가입할 수 있었다. 극소수의 해고자 때문에 6만여 명의 조합원이 소속한 노동조합을 법 바깥으로 떠미는 행위는 역사와 민주주의의 시계를 20년 전으로 되돌리는 행위이다. 정부는 6만여 명의 조합원이 속한 전교조의 실체를 인정하고 교육 발전의 동반자로 삼아야 한다. 국회에서는 더 이상 노조 설립 관련 후진국이 되지 않도록 교원노조법의 독소 조항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

- 올해부터 '성적보다 성장을 중시하고, 꿈과 끼를 키우는 참학력 진로진학 교육'을 추진중이다. 참학력을 기준으로 한 '학생 평가' 등을 비롯해 '참학력 진로진학 정책' 사업을 '중간평가' 한다면?

"참학력 신장은 수업을 바꾸자는 것이다. 학생이 중심이 되는 수업, 활동과 토론 그리고 질문이 있는 수업을 만들자는 것이다. 수업을 바꾸면 공부가 즐거워진다. 교사의 자존감이 높아진다. 수업 혁신을 위해 학습공동체를 활성화 하여 민주적 협의문화를 정착시키고, 교직원 업무를 최적화하고, 학교 운영을 교수, 학습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

수업은 평가와 연동되어 있다. 평가를 바꾸지 않으면 수업 역시 쉽게 바뀌지 않는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과정 중심의 평가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지필고사를 최소화하고 고입선발고사 폐지 계획을 발표했다.

또 배움 중심의 수업을 실천하기 위해 지역별로 수업 축제를 기획하고 있다. 교사들 스스로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는 학습공동체도 학교마다 만들어지고 있다. 교직원 업무최적화를 위해 공문 감축, 각종사업 축소 교무행정사 배치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자신있게 교육감 하길 잘했다고 생각"

- 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등은 진보적 노사 관계가 정립되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는데?

"교육감이 된 이후 가장 어려운 숙제이다. 나뿐만 아니라 전국의 모든 교육감이 공통으로 하소연 하는 문제가 바로 교육공무직(충남 교육청은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를 교육공무직원이라 부른다) 노조와의 관계이다.

교육청 입장에서는 교육공무직에 대한 처우가 상당한 수준에서 개선되었다고 판단한다.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5-6위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있겠지만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공무직원 분들이 처우 개선에 만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근복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교육청마다 들쭉날쭉 다르게 적용되는 근로조건 및 처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여 지방교육청 별로 교섭을 하지 않고 전국적인 단위로 교섭 창구를 만드는 방법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 교육감 하길 잘 했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후회하나?

"자신있게 잘했다고 생각한다. 28만 명의 학생과 2만 3000명의 교육 공무원, 1만 명 교육공무직 등을 위해 40년 동안 꿈꿔왔던 정책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스개소리 같지만 충남에서 임기를 마친 최초의 직선제 교육감이 되고 싶다. 직선제 이후 충남교육은 임기를 제대로 마친 교육감이 없었다. 내가 첫 번째 주자가 되겠다. 그러기 위하여 몸가짐을 더욱 조심하고 항상 경계하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자신의 광채를 누그러뜨리고 이 풍진 세상의 눈높이와 함께 하라'는 화광동진(和光同塵)의 겸손함을 강조하였다. 언제나 더 낮은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교육감직을 수행하려고 한다. '김지철 교육감으로 인해 충남교육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태그:#김지철 충남교육감, #교육부, #참학력, #비정규직,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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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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