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9일 [모이]를 통해 농부 이태용씨의 '뻐꾸기도 살리고 딱새도 살리는 묘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 하시기에 알립니다.
내용을 다시 한 번 간추려 소개하면,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광덕리에 사는 이태용씨의 망가진 냉장고에 딱새가 집을 지었고, 뻐꾸기가 딱새 둥지에 알을 낳았습니다.
2주 후, 같은 시기에 알에서 깨어난 뻐꾸기 새끼가 어린 딱새를 모두 밖으로 떨어 뜨렸습니다. 마음씨 착한 농부 이태용씨는 별도로 둥지를 하나 더 만들어 뻐꾸기와 딱새 새끼를 분리 시켰습니다.
여기까지 지난번에 소개했던 이야기 입니다.
그 후 며칠간 어미 딱새는 뻐꾸기와 딱새 새끼에게 번갈아 먹이를 먹였습니다. 이씨는 이후 순탄하게 새끼들이 잘 자랄 것이라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사람의 관심을 줄이는 것이 뻐꾸기와 딱새 가족을 위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았답니다.
어느 날, 딱새 어미의 둥지출입이 뜸한 것 같아 냉장고 속을 들여다봤더니 뻐꾸기와 딱새 새끼가 모두 밖에 떨어져 죽어 있었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일꾼들을 모아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외국 인부 한명이 이렇게 증언했습니다.
"혼자 다른 둥지에 있는 뻐꾸기 새끼가 애처로워 동생들이 있는 집으로 옮겼다."
이 외국 인부는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딱새 새끼들이 동생인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뻐꾸기 새끼는 본능적으로 또다시 딱새 새끼를 둥지 아래로 밀어냈고, 마지막 아기 딱새를 밀어내다 힘에 부친 뻐꾸기 새끼도 같이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추정 된다." 외국인 인부를 탓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돈벌이를 위해 홀로 타국에 나와 있던 그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했을 겁니다. 가족과 떨어져 있는 것이 가슴 쓰린 일임을 알고 있던 그의 입장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 일수 있겠습니다.
이후 이씨는 어린 뻐꾸기와 딱새 새끼를 블루베리 나무 아래 묻어 주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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