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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철도 2호선 전동차 모습
▲ 인천2호선 인천도시철도 2호선 전동차 모습
ⓒ 사진제공 인천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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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철도2호선(이하 인천2호선)이 오는 30일 개통 예정인 가운데, 인천교통공사가 25일 '안전한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이하 인천2호선대책위)'와 실시한 시승식에서도 21일 기자단 시승식 때와 마찬가지로 승차감 불안문제가 제기 됐다.

인천2호선은 기관사 없이 무인 운행하는 경전철로 정차와 출발, 출입문 개폐 등이 자동이다. 인천2호선은 직선구간에서 최고 80㎞/h로 주행하다가, 곡선과 언덕 등 주의구간에서는 자동으로 속도가 조절된다.

21일 기자단 시승식 때 열차가 출발하거나 정차할 때, 주행 중 속도를 높이거나 낮출 때, 손잡이를 잡지 않으면 제자리에 서 있기가 힘들 정도로 승차감은 불안했는데, 25일 시승식 때도 마찬가지였다.

인천2호선대책위 관계자는 "급출발과 급제동으로 인한 흔들림이 심했다, 시승식에 장애인도 참여했는데, 수동휠체어의 경우 안전벨트를 다하고 제동장치를 모두 걸어 놓은 상태에서도 매 역마다 출발과 정차 시 앞뒤로 크게 흔들리는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이로 인한 장애인의 휠체어 낙상사고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21일 시승식 때도 역에 정차한 전동차 출입문이 자동으로 15~20초 동안만 열렸다가 닫히는 바람에 하차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이번 시승식 때도 같은 우려가 제기 됐다.

대책위 관계자는 "출입문 개폐시간을 측정해보니 약 25초였다, 자동방식이라 승객이 많을 경우 미처 하차하지 못하거나, 승차하지 못하는 경우, 또 이 과정에서 문에 끼이는 사고가 우려된다"며 "30초로 하더라도 주요 환승역이나, 이용객이 많은 역에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2호선 승차 불안, '기술제한입찰 특혜'가 원인"

승차감 불안과 짧은 출입문 개폐시간 문제는 2호선 열차 수가 부족한데서 비롯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열차로 여객을 수송하려면 배차간격을 줄여 운행횟수를 늘려야 하는데, 배차간격을 줄이기 위해 주행속도를 높이고 정차 시간을 단축하다보니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인천2호선은 2량 37편성(이중 4편성은 예비차)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열차가 부족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배차간격을 줄이고, 주행속도를 높이고, 정차시간을 단축한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인천시의회 이한구(무소속, 계양4) 의원은 "인천시가 과거 2호선 차량과 운행시스템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차량 10대를 덜 받은 게 원인이다, 여유 차량이 적다보니 속도를 높이는 등 무리한 운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감사원도 차량편성을 축소한 데 대해 '특혜'라고 지적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2013년 4월 '경전철 건설사업 추진 실태' 감사한 결과, 시가 구입한 2호선 차량 수가 10량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우선 시가 금액을 높게 책정해 발주함으로써 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는 지적은 입찰조건이다. 시는 발주할 때 '차량 00대'를 발주한 게 아니라, 기술제한입찰을 실시했다. 러시아워 시간대 3분 배차간격, 일반시간대 6분 배차간격으로 하루 일정한 인원을 수송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한구 의원은 "수송인원은 정해져 있으니 속도를 높여 운행횟수를 늘리면 열차를 덜 제작할 수 있고, 속도를 낮추면 그 만큼 더 제작해야 한다"며 "그런데 감사원 감사결과 표준속도보다 높게 설계한 업체가 낙찰 됐고, 감사원은 10량에 해당하는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말했다.

전동차 총 구매금액은 5803억 원이다. 시는 예산을 편성하고도 높은 가격에 입찰을 부치고, 기술제한입찰 특혜를 줌으로써 실제보다 10량을 구매하지 못한 것이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총 496억 원이 낭비됐다며 시에 담당공무원의 비위사실을 통보하고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시는 감사원 지적에도 불구하고 이를 외면했다. 대신 차량제조업체가 내놓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계획대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담당자에 대한 징계나 예산 환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한구 의원은 "열차 개통 후 안전문제와 배차문제가 드러나면 열차 증편이 불가피하다, 10량을 구입하는 데 약 250억 원이 필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개통해야 한다"며 "당초 계획했던 시공목표를 못 갖췄는데도 무리하게 개통을 강행할 경우 시공관리와 개통준비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안전개통 최우선 과제... "열차 증편 계획 세워야"

인천2호선의 예측 수송인원은 하루에 26만여명이다. 승객이 가장 많은 출·퇴근시간대(오전 7~9시, 오후 6~8시) 열차에 타고 있는 인원은 5100여명이다. 승객 정원은 열차 1량 당 좌석 32명에 입석 71명으로 103명이며, 2량 1편성 시 206명이다. 혼잡률 150%를 적용하면 2량 1편성 시 수송인원은 약 278명이다.

시는 출·퇴근시간대에 2량 1편성을 3분 간격으로 운영(총74량 37편성=운행 33편성+예비 4편성)하면 시간당 약 5560명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런데 1호선의 현재 하루 수송인원이 2호선 예측 수송인원과 비슷한 약 26만명이다. 하지만 1호선은 2호선(경량전철)과 달리 중량전철로 더 큰 데다, 8량 1편성이다. 현실적으로 26만명을 실어 나르기엔 역부족이다. 시와 공사는 약 12만명 안팎을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3분 배차 간격이 정확히 맞춰줘야 가능하다. 공사는 시험운전을 하는 동안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현장 직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타임아웃'과 '정위치 미정차 오류'다. 타임아웃은 관제소 상황판에서 열차가 사라지는 것으로, 무인 운행하는 열차와 관제소 사이의 통신두절이다. 관제소에서는 모든 열차의 운행정보를 파악하고 있는데 시험 운전하는 동안 이 문제가 지속됐다. 타임아웃 발생 시 사고차량은 물론 뒤편 열차까지 운항이 정지 된다.

정위치 미정차 오류는 열차가 승강장 출입문 정위치에 정차하지 못해 열차 출입문이 안 열리는 사고다. 열차가 승강장 출입문보다 더 많이 갔거나, 미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사고로, 이 경우 관제소에서 열차를 정위로 운행시킨 뒤 문을 열게 돼 있다.

2호선 대책위 관계자는 "타임아웃과 정위치 미정차 오류 사고 발생 시 복원하는 동안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 때문에 수송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특히, 배차가 지연될 경우 승객이 몰리면 지옥철이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승차감 불안문제가 제기 됐는데, 시운전을 하는 동안 (전동차 운항) 설정 값을 조절하면서 오류를 수정하고 보완했다"면서 "타임아웃과 정위치 미정차 오류도 시운전 초기에는 발생했지만, 지금은 거의 없는 상태다, 30일 개통에 차질 없게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2호선이 3분 배차 간격을 맞추지 못하면 지옥철도 우려되지만, 입찰자격을 준수하지 못한 일이 되는 것이라 파장이 클 전망이다. 현대로템은 3분 배차를 맞출 수 있다고 해서 낙찰을 받았는데, 3분 배차를 지키지 못할 경우 그에 따른 수송대책으로 열차를 더 구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한구 의원은 "배차간격을 지키지 못하면 이는 엄밀히 입찰조건 위반이다, 게다가 감사원도 이미 특혜라고 지적한 만큼, 그에 따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으며, 2호선대책위 관계자는 "특혜를 준 것을 회수하고, 열차를 증편하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3분 배차 간격에 맞춰 운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도시철도2호선, #인천2호선, #인천교통공사, #인천지하철2호선, #경량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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