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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부에서 하는 일이기에 왈가왈부 하지 않고 묵묵히 어부생활을 했다. 그렇지만 저는 이제 어부가 아니다. 아니 어부로서의 삶을 포기하고 2개 보(창녕함안보, 합천창녕보)와 관련해서 정부 기관과 끝까지 싸울 것이다."

낙동강 어민 성기만(창녕)씨는 28일 낙동강 창녕함안보 홍보관에서 열린 국민의당 이상돈 국회의원 간담회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20년 동안 낙동강에서 물고기를 잡아온 성씨는 4대강사업 뒤 "물고기 씨가 말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준치'와 피부병에 걸린 붕어, 물때가 묻은 어망 사진을 보여주면서 낙동강의 현재 실상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4대강사업 전에는 물고기가 잡히지 않아 발버둥을 친 적이 없다. 그 때는 어망만 갖고 가면 잡고 싶은 만큼 물고기를 잡았다"며 "4대강사업 뒤부터 점점 물고기가 잡히지 않더니 지금은 씨가 말랐다"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에 녹조가 창궐하고 있다. 낙동강에서 잡은 물고기를 팔아도 되는지 의문이다. 이 상태로 가면 몇 년 뒤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많은 국민들이 간질환에 걸릴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수공은 보에서 물을 방류하면 안내 문자메시지만 보내고 만다. 문자메시지 보냈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게 아니다. 방류하면 어망은 그대로 떠내려 가는 것"이라며 "4대강 이전에는 그렇게 많은 비가 오지 않는 한 걱정하지 않았다. 방류로 인해 작업을 못하는 것에 따른 손해도 크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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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만씨는 호소문을 통해 "2012년 4대강사업의 하나로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2개보를 만들어 흐르는 강을 멈추게 하고, 물고기가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게 생태계를 파손해 낙동강 수질은 더욱 더 오염되고 물고기는 죽어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물고기를 잡아야 어민들은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데 그 물고기가 그 자리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년 동안 낙동강과 함께 한 어민이 무엇을 잘못했나.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잘못인가. 아님 물고기를 살지 못하게 하는 정부가 잘못인가"라며 "어민 생계를 위해 정부가 책임지고, 어구 손실에 대한 보상과 어민이 살 수 있는 길을 정부에서 마련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낙동강에는 4대강사업으로 모두 4개의 보가 있고, 창녕함안보가 제일 하류에 있다.

"시험 삼아 보 수문 개방해 변화 봐야"

이날 간담회에는 송영근 낙동강유역환경청장과 성지원 환경부 수질관리과장, 윤보훈 한국수자원공사 경남본부장, 김지찬 낙동강물관리센터 단장 등이 참석했다. 김 단장만 답변했고 다른 관계자들은 별도 발언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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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만씨 이외에 다른 어민들도 한결같은 목소리를 냈다. 한 어민은 "낙동강 물고기를 잡아서 팔아도 되느냐. 아니면 잡지 말라는 말이냐"고 물었다.

다른 어민은 "이전에는 토종어종인 잉어, 붕어, 가물치, 장어가 많았는데 지금은 없다. 앞으로는 그런 어종의 이름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도 다양한 견해를 쏟아냈다. 박재현 인제대 교수(토목공학)는 "수공은 관리수위 유지를 위해 보 수문을 열 수 없다고 하는데, 열고 나면 강바닥은 개선되고 그렇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차윤재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표는 "낙동강은 죽어가고 있다. 수질은 개선되지 않고, 식수원에 대한 불신은 높다. 무엇보다 생태계 교란이 심각하다"며 "모든 원인이 4대강사업 때문이다. 정부가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 있는데, 이제는 이 문제에 대해 국회가 앞장서서 공론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경 생명그물 정책실장은 "낙동강 수질은 한강보다 좋지 않고, 낙동강은 수돗물 원수로 사용하기에 나쁘다"며 "어민들은 물고기 씨가 말랐다고 한다. 최소 2개의 보를 개방해서 그 효과를 보고 난 뒤에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연합 사무처장은 "시험 삼아 일부 보를 개방해서 관리수위 변화가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고, 이를 국회에서 논의해 대책을 세워 달라"고 말했다.

김지찬 단장은 "지난 7월초 강우가 많았을 때 보 수문을 열어 방류했고, 당시 국토부 등 훈령에 따라 조치했다"며 "생활과 공업, 농업 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보 관리수위를 유지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상돈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가 현재 여소야대인데, 어민 대책을 짚어 보겠다"며 "국회에서 물 문제를 공론화 해서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정부가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국회의 기능인 정부 감시를 강화해서, 이 모든 문제를 정부도 같이 인식해서 개선해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4대강소송 때 보면 법정에서 보가 만들어지면 물고기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진술한 교수도 있었다"며 "박재현 교수처럼 거짓말하지 않았던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앞서 4대강조사위원회는 지난 6월에 실시했던 "낙동강 수질, 퇴적토 및 낙동강 상류 영포석포제련소 주변환경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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