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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주면 뺏어먹으라는 오리고기와 효능 좋은 황칠이 한데 어우러진 황칠오리다.
안주면 뺏어먹으라는 오리고기와 효능 좋은 황칠이 한데 어우러진 황칠오리다. ⓒ 조찬현

100세 시대가 머지 않았다. 우리 인간은 이제 영원불멸을 노래한다. 그러나 건강하지 못한 몸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자신을 물론 가족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게 우리의 관심사다.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떻게 살아야 건강할까.

연일 숨 막히는 무더위다. 입맛도 없다. 그 어느 때보다 몸보신이 필요한 때다. 삼복더위 복달임 음식으로 좋은 음식을 소개한다. 광주 남구 월산동 효정식당의 '황칠오리'다.

남해안 섬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종 '황칠나무'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황칠나무의 어린잎은 세 갈래다. 그러나 이파리가 다 자라면 밋밋한 타원형의 한 잎이 된다.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황칠나무의 어린잎은 세 갈래다. 그러나 이파리가 다 자라면 밋밋한 타원형의 한 잎이 된다. ⓒ 조찬현

황칠나무는 우리나라 남해안 섬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종이다. 역사적으로는 중국에 보내는 조공품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중국을 최초로 통일했던 진시황이 살아생전 애타게 찾았던 불로초가 바로 황칠나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늘 선보일 음식은 수십 년 된 황칠나무에서 추출한 황칠 엑기스를 오리와 함께 푹 삶아낸 황칠오리다. 안주면 뺏어먹으라는 오리고기와 효능 좋은 황칠이 한데 어우러졌으니 몸보신 음식으로 더할 나위 없다.

황칠나무는 항암과 당뇨, 간질환, 신경안정, 성기능 개선, 피부미용, 아토피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술로 인한 간의 피로를 개선하는가 하면 심혈관계 질환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건 수령이 300년 넘은 것이에요. 태풍에 쓰러진 겁니다."
"이건 수령이 300년 넘은 것이에요. 태풍에 쓰러진 겁니다." ⓒ 조찬현

효정식당의 황칠요리는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인장(조성훈, 63)은 자신이 광주에서 최초라고 했다. 식당 내부에는 30~40년 수령의 황칠나무가 놓여있다. 보길도에 사는 친구가 수령이 오래된 굵은 나무만 구해준다고 한다.

요리에 사용할 황칠나무를 보관중인 옥상으로 올라가봤다. 30년 수령의 황칠나무가 빼곡하게 쌓여있다. 4년 전 보길도에서 구했다는 무려 300년 수령의 나무까지 있다.

"30년 넘은 것입니다. 이건 수령이 300년 넘은 것이에요. 태풍에 쓰러진 겁니다. 4년 전 보길도에서 구한 거예요."

조씨는 20년 전부터 순천 별량에 있는 자신의 농장에 황칠나무를 재배하고 있다. 어린 묘목부터 키운다. 묘판에 재배중인 황칠나무 어린 새싹은 타원형 한 잎이다. 화분에서 자라고 있는 황칠나무의 어린잎은 세 갈래다. 그러나 이파리가 다 자라면 밋밋한 타원형의 한 잎이 된다. 황칠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니 여느 나무와 달리 참 신기하다.

30년 수령 황칠나무에 삶은 황칠오리... 몸보신에 더 없이 좋아

 황칠로 요리한 오리고기는 잡내가 전혀 없다.
황칠로 요리한 오리고기는 잡내가 전혀 없다. ⓒ 조찬현

진시황도 살아생전에 찾았다(?)는 황칠오리다. 몸보신에 더없이 좋다. 온갖 정성으로 끓여낸 황칠엑기스 맛을 보니 구수하면서도 은은한 향이 좋다. 30년 이상 자란 황칠나무만 사용해 맛이 깊고 향이 풍부하다.

황칠오리는 황칠엑기스에 황칠 이파리와 줄기를 넣어 오리와 함께 푹 삶아냈다. 주인아주머니가 먹기 좋게 살코기를 발라준다. 발라낸 오리고기는 참기름 장에 먹어야 잘 어울린다.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너무 좋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리고기를 더 삶아 연하게 했으면 하는 생각이다. 황칠 육수도 넉넉하게 담아내 마시고 또 들이켜 몇 번을 마실 수 있다.

'네 살배기 꼬마도 오리 껍닥(껍질) 밖에 안 먹어요. 고기 맛을 알아요. 드시면서 닭인지 오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아요. 한참을 먹다가 이거 닭이에요 오리에요?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요."

 황칠 육수도 넉넉하게 담아내 마시고 또 들이키고 몇 번을 마실 수 있다.
황칠 육수도 넉넉하게 담아내 마시고 또 들이키고 몇 번을 마실 수 있다. ⓒ 조찬현

 황칠오리 기본 상차림이다.
황칠오리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황칠오리를 먹고 난 다음 오리녹두죽으로 마무리한다.
황칠오리를 먹고 난 다음 오리녹두죽으로 마무리한다. ⓒ 조찬현

황칠로 요리한 오리고기는 잡내가 전혀 없다. 그래서 평소 오리고기를 꺼려했던 사람들도 전혀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몸보신에 그만인 황칠오리, 올 여름 복더위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음식이다. 예약은 필수이며 주인장이 농장에 가는 월요일은 휴무다.

남도의 인심이 늘 그렇듯 이곳 또한 역시 인심이 후하다. 황칠오리(5만 원) 한 마리면 4인이 먹을 수 있는 넉넉한 양이다. 오리녹두죽으로 마무리한다. 2년 숙성된 황칠주를 한두 잔씩 맛볼 수 있게 덤으로 내준다. 술의 빛깔과 풍미가 참 고급지다. 한잔 맛보면 황칠주에 흠뻑 취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2년 이상 숙성된 황칠주는 한잔 맛보면 흠뻑 취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2년 이상 숙성된 황칠주는 한잔 맛보면 흠뻑 취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 조찬현

 남도의 인심이 늘 그렇듯 효정식당 또한 역시 인심이 후하다.
남도의 인심이 늘 그렇듯 효정식당 또한 역시 인심이 후하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황칠오리#광주 효정식당#황칠나무#맛돌이#보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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