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주력산업인 울산 동구의 주민들이 일자리 지키기와 지역경제살리기를 위해 나섰다. 보수와 진보를 망라한 동구지역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서명운동을 하는 등으로 정부와 울산광역시의 대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관련기사 :
울산 동구 주민들, 일자리·경제 지키기 나서).
이 무렵 울산 동구의회 한 의원은 동구청 내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면서 "주민들이 보고 있으니 새누리당 동구의원들이 자리싸움을 그만두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무소속 홍철오 의원은 11일에 이어 12일 오전에도 구청사 내에서 같은 1인 시위를 벌였다. 그의 호소는, 동구의회가 하반기가 시작된 후 2개월이 되도록 아직 의장단을 구성하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조선 경기 불황으로 동구지역 경제가 어렵고, 이에 따라 추경예산이 절실한데도 주민들의 대표라는 지방의원들의 의장단 자리 다툼에 추경예산 통과 여부마저 불투명해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 내부 의장단 자리다툼... '자중지란'12일 오전 울산 동구의회 의원사무실에서 만남 홍철호 의원은 "9월초부터 추경심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의장의 서명이 없어 집행부로부터 추경 관련 자료를 넘겨받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이대로 지속되면 추경 자체가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그의 이런 우려는 여태것 동구의회 의장 등 의장단이 꾸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나왔다. 조선경기 불황으로 지방의회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큰 시점인데도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울산 동구의회는 8명의 의원 중 5명이 새누리당, 2명이 무소속, 1명은 노동당으로 여5 대 야3 의 구도다. 동구의회는 지난 7일과 8일 제160회 임시회를 열고 후반기 의장단을 구성하려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 간에 의견 충돌이 발생했다. 전반기 의장이 다시 의장을 하려 나서자 당내에서 파열음이 생긴 것. 결국 2일만에 끝내려던 원포인터 임시회는 보름이나 연장한 7월 21일 폐회때까지 의장단을 구성 못한 채 허송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 때문에 동구의회가 1년 중 활용할 수 있는 90일간의 임시회(필요할 시 10일까지 추가) 기간 중 15일을 허송세월로 사용해버림으로쎄 앞으로의 추경심사 예산 등 일정에 큰 차질이 우려되는 것.
홍철호 의원은 "최근 지역구 동 자치위원회에 참석하니 주민들이 의회를 불신하고 지적하더라"면서 "세누리당 의원들의 의장단 자리 다툼으로 전체 의원들이 주민들에게 욕을 먹고 있다, 제발 원활한 의장단 구성을 하자"고 당부했다.
울산 동구주민회 이성규 대표는 "동구의회가 울산 정가에서 유일하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지 못한 것은 부끄럽고 한심스러운 일이며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지역주민의 이해와 요구와는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모습은 지방의회의 전면적 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면서 "사태의 책임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에 있다. 새누리당의 집안싸움으로 촉발되었으며, 민의를 무시하고 다수당의 의도대로 원 구성을 하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성규 대표는 "이번 파행 사태는 조선산업의 침체로 수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고, 이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지역 경제의 어렵고 위기이지만, 이는 안중에도 없는 동구의회의 볼썽사나운 자리다툼에서 비롯됐다. 노동자의 일자리를 지키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길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야 할 주민의 대의기관으로서의 동구의회의 임무와 역할을 방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