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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연

똑같은 서점에서 똑같은 책을 누구는 정가에 팔고, 누구는 10% 할인해 준다면 과연 누가 정가에 사려고 할까? 바로 교보문고 바로드림 서비스의 역설이다.

교보문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주문한 뒤 오프라인 서점에서 현장 수령하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교보문고가 온-오프라인 판매 가격 차별을 고수해온 걸 감안하면 일종의 편법 할인이다. 언뜻 제살 깎아먹기 같지만 다른 온라인서점간 경쟁이란 관점에서 보면 배송료가 안 드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다.

그런데 정작 일반 카운터들은 온통 긴 줄이 늘어서 있는 반면 서점에 단 한곳뿐인 바로드림 카운터는 비교적 한산하다. 앱을 깔고 회원 가입후 전자결제만 하면 책값을 할인 받을 수 있는데도 굳이 정가 구매를 위해 긴 줄에 서는 이유는 뭘까?

원인은 정보 부족과 '귀차니즘'이다. 오프라인 이용자 상당수는 바로드림 서비스를 잘 모르거나 알더라도 이용 절차가 복잡해 외면했을 수 있다. 평소 온라인서점 이용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바로드림을 애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이용자 차별로 볼 여지도 있다. 오프라인에서 똑같은 상품을 소비자에 따라 다른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서점 입장에서 봐도 두 가지 판매 방식 사이에 비용 차이는 거의 없다. '직접 할인'이란 점에서 교보북클럽 회원에게만 포인트 적립을 해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런 논란에도 교보문고가 바로드림 서비스를 미는 건 단기적으로는 다른 온라인 서점과의 경쟁, 장기적으로는 비용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바로드림 이용자가 점점 늘어 일반 이용자 수를 추월하면 오프라인 서점은 일반 카운터 수를 줄이려 할 것이고 일자리도 그만큼 사라진다.

코레일 회원의 온라인 이용이 늘수록 기차역 오프라인 매표소가 줄어드는 것도 비슷하다. 코레일도 초기엔 회원에게 5% 정도 요금 할인과 포인트 적립을 해줬지만, 충분한 회원을 확보한 뒤에는 할인쿠폰 지급 방식으로 크게 후퇴했다.

교보문고 바로드림 서비스의 앞날을 예단할 순 없지만 결과적으로 이익을 보는 건 소비자와 노동자가 아닌 기업이다.

#교보문고 #바로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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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바로드림#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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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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