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밤바다 불꽃축제가 끝났다. 이번 '2016여수밤바다 불꽃축제'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로 '감동'이 물결쳤다. 여수시는 불꽃축제 이틀간 26만 명이 다녀갔다고 발표했다. 구름관중이 몰린 셈이다.
인구 29만 명이 거주하는 작은 도시 여수에서 열린 단발성 행사중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건 여수세계박람회 이후 두 번째다. 시민들은 마치 박람회가 재현된 기분이라고 들떴다.
Romance in Yeosu! 성황이룬 여수밤바다 불꽃축제
최근 여수시는 그야말로 축제분위기다. 미래에셋 금융그룹이 여수경도해양관광단지에 1조 1천억 투자해 아시아 최고 리조트를 조성하기로 해 시민들이 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또 여수 웅천은 국제 거점형 마리나 항만으로 개발된다. 여수가 해양도시로의 확실한 부상을 알리는 시그널이다.
지난 12일 2016여수밤바다 불꽃축제(Romance in Yeosu)는 100년 전통 이탈리아팀(Parente)이 맡았다. 이날 테마는 '뮤지컬 불꽃쇼'였는데, 음악과 조명, 특수연출이 한데 어우러져 여수밤바다를 수놓았다. 이어 13일엔 ㈜한화 불꽃프로모션팀이 '꿈과 사랑의 도시' 여수를 3막 11곡으로 구성해 선보였다. 레이저와 조명이 감미로운 음악에 맞춰 움직이며 환상적인 멀티미디어 불꽃쇼를 연출했다.
"이런 불꽃쇼는 여수가 생긴이래 처음입니다."(50대 여수시민)"여수밤바다에서 너무나 아름다운 추억을 담았어요. 또 오고 싶어요."(35세 부산 거주)행사장에서 만난 관중들의 반응이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이후 '국제 해양관광의 중심 여수'를 표방하는 여수시엔 매년 천만 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찾는다. 하지만 이번 불꽃축제가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여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여수밤바다'와 어우러진 불꽃축제가 이렇게 큰 인기를 끈 비결은 뭘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최대 관광 성수기를 맞아 불꽃축제를 개최한 것이 주요했던 듯하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누구나 볼거리와 먹거리가 있는 곳으로 발길이 가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불꽃축제 자체만 비교한다면 서울과 부산은 여수보다 훨씬 크고 웅장하다. 하지만 천혜의 해양과 어우러진 여수불꽃축제는 또 오고 싶은 묘한 아련함과 감탄사를 남겼다.
지금껏 여수는 관광도시를 표방해 왔지만 여수박람회와 거북선 축제를 빼고는 축제다운 축제가 없었다. 거북선축제는 50년 동안 이어져 왔지만 규모에 비해 축제기간 여수를 찾는 관광객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이번 불꽃축제는 여수의 대표축제로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불꽃인파가 몰렸다. 또 여수가 국내3대 불꽃축제를 넘어 세계적인 불꽃축제로 키워도 좋을 만큼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는 걸 입증했다.
사실 여수불꽃축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8년과 2010년 구 여천시인 소호요트경기장에서 세계불꽃경연대회를 열었고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으나, 연기와 분진에 따른 환경문제와 폭죽이 터지는 소리에 대한 항의 등이 거세지면서 중단된 바 있다. 그곳엔 여수산단에서 밤낮없이 근무하는 교대근무자가 많았는데, 밤에 축포를 쏘면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여수밤바다 불꽃축제, 여수시가 놓친 것
이번 불꽃축제는 여수시가 여수 출신 한 성공한 기업가로부터 3억 원의 기부금을 받아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이 계기였고 흥행에 성공했지만, 여수시에 축제의 의미에 대한 또 다른 고민거리를 안겼다.
불꽃축제 행사 이틀간 시내는 꽉꽉 막혔다. 이순신광장을 중심으로 구도심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량 정체가 극심했다. 불꽃축제를 보려고 저마다 자가용을 가지고 행사장이 있는 이순신 광장으로 몰려가, 자가용과 대중교통 모두 차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적지 않았다.
또 바가지요금도 극성을 부렸다. 축제장이 내려다보이는 커피전문점에서 한 테이블당 2만원 상당의 자릿세를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라 불꽃쇼를 관람키 위해 여수를 찾은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럼에도 다행스러운 건 수많은 관광객이 여수를 찾았지만 축제기간 중 단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수시가 또다시 '여수밤바다 불꽃축제'를 여수의 대표축제로 이어가려면 새로운 대안모색이 필요하다.
여수시는 '불꽃축제장 존'을 지정해 행사기간에는 거북선축제 때처럼 시내를 비롯 해안가가 있는 오동도- 이순신광장- 돌산대교까지 차량을 전면통제해 차 없는 시내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행사기간 바가지요금업소 신고제를 운영해 관광여수의 이미지를 먹칠하는 곳엔 페널티를 주는 등 강력 제재해야 한다. 비단 여수만 이렇지는 않겠지만, 두고두고 안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은, 현장에서 당하는 바가지요금 등 이런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올해에 이어 2017년에도 여수밤바다의 멋진 향연이 펼쳐지는 불꽃축제는 계속 이어져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