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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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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경비원의 일과가 그렇듯이 이 시간이 되면 무료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주로 책을 읽거나 낙서를 즐겨 하는데 만년필에 잉크가 떨어졌다.

인슐린 주사기를 꺼내 만년필에 잉크를 채우고 주사기 세척하러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화장실로 가는데,

"선생님 그거 뭐예요?"
"주사기인데요."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요?"
"딸꾹..."


연구실에서 밤늦게까지 연구에 몰두하던 부장님이 흡연실을 다녀오다가 주사기를 들고 콧노래를 부르며 흥얼거리는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하, 이제야 감이 온다. 아뿔싸!

"그게 아니고요. 만년필에 잉크가 떨어져서요."
"만년필 쓰세요? 어디 봐요? 어어? 이 만년필 내가 무지하게 갖고 싶던 건데. 그런데 왜 주사기는 들고 다녀요? 그러니까 오해했잖아요."
"저 맘 잡고 뽕 끊은 지 꽤 됐어요. 그리고 이 만년필은 주사기로 잉크를 넣어요. 히~"
"?"


잠시 후 화장실을 다녀오니 데스크에 과자 한 봉지와 복숭아 통조림 하나가 놓여있었다.
이런 거 안 줘도 좋으니 '조경비 뽕 맞더라' 소문만 내지 말아줘요, 제발.

"부장님,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간식 잘 먹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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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단어로 짧고 쉽게 사는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http://blog.ohmynews.com/han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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