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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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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당) 대표는 지난 29일 세월호 농성장을 찾아 유가족들에게 "단식을 풀어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추 대표는 야3당이 공조하여 세월호 사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것이며 "국회안에서 청문회를 당연히 열어야 한다"라는 말로 유가족을 위로했다.

최근 기자와 인터뷰를 한 김홍걸 더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런 추미애 대표의 행보에 대해 "소신과 원칙을 지키시는 분이니까 선명야당의 길을 가도록 잘 이끌어 주실 것이라 기대한다"라며 "더민주당을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보수세력과 청와대의 공격에 밀리지 않도록 잘 지켜주시기 바란다"라는 기대감을 밝혔다.

지난 25일부터 페이스북으로 김홍걸 더민주당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을 인터뷰했다. 다음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미군이 전시작전권을 가지고 주둔하고 있고 백범의 정신적 후예라고 할 수 있는 장준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억울하게 돌아가신 곳이 우리의 현실이다. 역사적 인물의 가족 당사자로서 또 정치인이자 학자로서 남북한이 장차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오늘날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예전부터 아버지께서는 평화공존, 평화교류, 평화통일의 3단계 통일론을 주장하셨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의 현실은 통일은커녕 평화공존조차도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은 거창한 것들을 얘기할 때가 아니니 일단 서로를 자극하지 말고 작은 것, 쉬운 것부터 합의를 이루어서 신뢰회복을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다. 특히 한국 측은 국민의 정부 때 한 것처럼 외교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서 미, 일, 중 3국을 설득해서 우리가 한반도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 1988년 13대 총선에서 야당인 김대중의 평화민주당,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함으로써 여소야대 국회를 이루었다. 당시 야당은 '광주청문회'를 통해 가해자 전두환 등을 국회에 증인으로 세우는 등 눈부신 활약을 벌였고 국민들은 통쾌해 했다. 그러나 지금 야당은 여당에 질질 끌려 다닌다. '서별관 청문회'에 최경환조차 증인으로 못 세우고 청문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또 세월호 특조위 연장문제는 아예 합의문에 빠졌다. 이렇게 무력한 더민주당이 과연 내년 대선에 집권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된다. 지금 야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진단하는지?
"1차적인 문제는 그동안 임시지도부가 오랜 기간 당원과 지지자들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왔던 것이다. 또 야당 내에 의원직 유지에만 급급한 소위 '생계형 국회의원'들이 많이 생겨서 투쟁력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선명야당의 길로 방향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 김종인씨를 비롯한 야당의 보수의원들은 야당이 대여투쟁을 하면 과거 여대야소 정국으로 되돌아 갈 수 있고 결국 '도로민주당'이 된다고 우려하는데, 이런 우려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나는 그런 말씀을 하는 분들은 정권교체에 실패할까 걱정하는 마음보다 무색무취 두루뭉술한 정당이 되어 정권교체 후에도 개혁 작업보다는 전리품 챙기기에 관심이 있기 때문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므로 새누리당과 유사한 정당으로 변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도로민주당'이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확고한 선명야당의 길을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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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민주당이 야성을 회복하고 내년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선 '전략적 모호성'보다는 어떤 전략이 더욱 필요하다고 평가하나?
"두 말할 것 없이 확고한 선명야당의 길을 가야한다고 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설픈 우클릭이 아니고 국민들께 일관성, 신뢰성을 인정받아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추는 것이다. 대여투쟁을 강하게 하더라도 현명하고 합리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민생은 팽개치고 투쟁만 하는 야당이란 공격을 받지 않을 것이다."

- 새누리당은 추경을 바로 처리 못하면 경제에 악영향이 온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최경환 등 정권실세들을 청문회에 출석시켜야 한다니까 추경을 포기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나왔다. 결국 여당이 주장해온 '경제살리기'나 '민생최우선'의 구호는 허구였다는 것을 스스로 만천하에 공개한 셈이다. 그럼에도 여당 지지율이, 특별히 서민층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지?
"정부여당의 거듭된 실정에도 불구하고 지지도가 폭락하지 않은 것은 언론이 그들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다. 편파보도, 왜곡보도의 문제는 여러 차례 드러났고 언론개혁이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에게 더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 입장에서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 같은데?
"소신과 원칙을 지키시는 분이니까 선명야당의 길을 가도록 잘 이끌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당을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보수세력과 청와대의 공격에 밀리지 않도록 잘 지켜주시기 바란다."

- 박정희 정권기 아버님과 가족들은 '김대중 납치사건' 그리고 전두환 정권기 '사형선고' 등으로 말 못할 고초를 겪으셨다. 이 시기 아버님의 모습 중 잊히지 않는 장면이 있다면?
"80년 군사쿠데타 이후 사형선고를 받으셨을 때 최후진술을 하시면서 '민주주의가 꼭 회복될 것이다. 그렇게 되도 정치보복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하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우리 가족 중 누구도 그분이 군사정권과 타협하시기를 바란 사람이 없었다."

- 대통령으로서 아버님의 가장 큰 업적과 또 한계는 무엇이라고 평가하는지?
"가장 큰 업적은 역시 6.15 정상회담으로 한반도평화의 토대를 마련하신 것이라고 평가한다. 국내적으로는 정보화와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를 들 수 있다. 한계라면 외환위기 등 어려운 상황 때문에 그분의 '대중경제철학'을 펼쳐보지 못하고 재벌중심의 경제체제를 바꾸지 못한 것이다."

- 아버님이 지금 살아 계시다면 한없이 무기력한 야당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하실 것으로 생각하나?
"만약 살아계셨다면 정치인들에게 '눈앞의 작은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먼 미래와 큰 그림을 보는 정치, 국민의 뜻을 경청하며 민의에 너무 앞서 나가지도 뒤쳐지지도 않는 그런 정치를 하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은 고려대 불문과 졸. 미국 남가주대 대학원 국제관계 전공. 미국 Pacific Basin Institute 연구원. 김대중대통령기념사업회 이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 객원교수 역임.


태그:#김홍걸, #김대중, #노무현, #추미애, #김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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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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