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의 목적은 스커드 미사일에 장착할 정도로 핵을 소형화해서 개발하는 것인데, 당초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9일 오후 긴급소집된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 보고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경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를 진앙으로 하는 지진과 관련해 "5차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회의에 참석한 여야 정보위원회 간사들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에 장착할 정도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는지 여부와 관련해 "핵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걸 또 무기화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이어 "1~2년 내 된다고는 보여지지 않지만 정보당국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무기화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원은 이번 핵실험에 적용된 무기 형태와 관련해 "수소폭탄은 아니다"라며 "(4차 핵실험에서) 5차 핵실험까지 속도를 보면 앞으로 6차, 7차 핵실험을 언제든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라고 밝혔다.
국정원 "김정은, 안보불안감 조성해 압박하려는 의도"
국정원은 또 이번 북한의 이번 핵실험 의도와 관련해 "최근 국제적으로 북핵 불용 압박을 강하게 하고 있는데 대한 강력 반발, 시위성 의지로 보인다"라며 "또 핵 능력을 대외적으로 과시하겠다는 의도가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 정부 수립일인 9·9절(북한의 정권 수립 기념일)을 맞아 김정은이 대북 제재에 굴하지 않으려는 강한 지도자상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도 있다"라며 "특히 안보불안감을 남한에 조성해 남북 대화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번 핵실험의 규모가 10Kt(킬로톤)으로 지난 네 차례 핵실험 때 위력보다 높아졌다는 분석에 대해 "히로시마 원폭 규모가 12.2킬로톤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북한 핵능력이 히로시마 원폭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라고 보고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핵실험과 관련해 "우리 군은 북한이 또 다시 자행한 핵실험에 대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이미 경고한 대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가용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호영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됨에 따라 독자적인 능력을 확충하고 작전수행체계와 조직을 발전시키기 위해 전 역량을 집중해 왔으며 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