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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꼼장어 볶음은 깻잎쌈이 잘 어울린다.
꼼장어 볶음은 깻잎쌈이 잘 어울린다. ⓒ 조찬현

여수 시전삼거리에 있는 신기시장이다. 이곳 골목에는 술 한 잔 하기에 좋은 소박한 식당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옛날 돼지국밥집과 쇠고기국밥집을 비롯하여 선어회집 꼼장어집 등이다. 오늘은 꼼장어요리 전문점을 소개한다. 몇 차례나 이 집을 살펴봤지만 나름 느낌이 좋다. 또한 지인의 추천도 있고 해서 이 집을 선택했다.

꼼장어 요리다. 꼼장어는 술안주로 주당들에게 인기다. 수육과 볶음 구이 등 다양한 요리로 즐겨먹는다. 꼼장어수육은 꼼장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껍질째 삶아내 부추와 먹으면 좋다. 담백하면서도 오도독하고 아삭거리는 그 특유의 식감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꼼장어볶음은 양파와 당근 대파 등을 넣고 고춧가루 팍팍 풀어 불판에 볶아낸다. 깻잎쌈을 하면 맛깔지다.

꼼지락꼼지락 거리는 이 녀석... 그 이름은?

 꼼장어는 주로 밤에만 활동을 하며 물고기나 오징어의 살과 내장을 빨아먹고 사는 기생어류다.
꼼장어는 주로 밤에만 활동을 하며 물고기나 오징어의 살과 내장을 빨아먹고 사는 기생어류다. ⓒ 조찬현

꼼장어구이는 부산 기장에서는 짚불에 구워먹는다. 원래 꼼장어의 이름은 먹장어지만 이때 꼼지락거리는 모습과 껍질을 벗겨내도 한참동안 꼼지락꼼지락 거리는 특징 때문에 꼼장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일반적인 식당에서는 그냥 불판에 구워 참기름 장에 먹는다. 포장마차에서 인기 메뉴이며 술안주로 이만한 게 없다.

주로 통발을 이용해 잡는 이 꼼장어는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A가 풍부한데다 힘이 넘쳐 보양식으로 인기 있는 식품이다. 동맥경화와 뇌졸중 예방에 좋으며 피부노화 방지에도 좋다. 야행성인 이 녀석은 주로 밤에만 활동을 하며 물고기나 오징어의 살과 내장을 빨아먹고 사는 기생어류다.

특별한 생식기관이 없는 꼼장어는 몸 안에 정소와 난소를 모두 지니고 있으므로 암수 모두 될 수 있다. 난소가 많이 발달하면 암컷이, 정소가 더 많이 발달하면 수컷이 된다. 이런 특수한 신체를 가지고 있는 이들도 짝짓기로 알을 낳는다니 참 아이러니다.

꼼장어 수육, 볶음, 구이... 오늘의 선택은?

 음식업 40년 내공이라는 이집 주인아주머니가 꼼장어 볶음 요리를 하고 있다.
음식업 40년 내공이라는 이집 주인아주머니가 꼼장어 볶음 요리를 하고 있다. ⓒ 조찬현

꼼장어 수육과 볶음 구이 중에서 오늘의 선택은 꼼장어볶음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일지라도 연이어 먹으면 맛과 감흥이 떨어진다. 그래서 꼼장어 수육을 먹으려던 마음을 바꿔 꼼장어 볶음으로 했다.

음식업 40년 내공이라는 이집 주인아주머니의 꼼장어 볶음은 어떤 맛있까. 모두의 기대 속에 드디어 그 모습이 공개되었다. 주문과 동시에 살아있는 꼼장어를 수족관에서 잡아 요리해준다. 아주머니가 꼼장어를 잡아내자 녀석은 온 몸에서 끈적끈적한 액체를 뿜어댄다. 이 녀석들은 이렇듯 스트레스를 받거나 포식자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점액공에서 점액질을 뿜는다.

 이집의 기본 찬을 살펴보니 음식 솜씨가 수준급이다.
이집의 기본 찬을 살펴보니 음식 솜씨가 수준급이다. ⓒ 조찬현

 된장기를 해 무쳐낸 청각무침, 초장을 뿌려낸 오도독한 꼬시래기 붕장어와 무청으로 끓여낸 된장뚝배기가 진짜 맛깔스럽다.
된장기를 해 무쳐낸 청각무침, 초장을 뿌려낸 오도독한 꼬시래기 붕장어와 무청으로 끓여낸 된장뚝배기가 진짜 맛깔스럽다. ⓒ 조찬현

이집의 기본 찬을 살펴보니 음식 솜씨가 수준급이다. 된장기를 해 무쳐낸 청각무침, 초장을 뿌려낸 오도독한 꼬시래기, 붕장어와 무청으로 끓여낸 된장뚝배기가 진짜 맛깔스럽다. 남도의 맛이 물씬 나는 이들 곁들이 반찬 덕분에 기분마저 좋아진다.

꼼장어 볶음도 참 먹음직하다. 양파와 파 고추 마늘 대파 당근 등의 기본양념에 고춧가루를 듬뿍 넣었다. 센불에서 익히다가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채 썬 깻잎을 넣고 약불에서 마무리한다.

꼼장어 볶음은 깻잎쌈이 잘 어울린다. 깻잎쌈에 생강채와 마늘편을 넣어 쌈을 하면 깻잎의 향긋함에 이들이 한데 어우러져 연출하는 풍미가 압권이다. 그저 보기만 해도 힘이 불끈 느껴지는 꼼장어요리, 한잔 술이 더해지면 세상 더 바랄 게 없다. 모처럼 좋은 이들과 함께 어우러진 술자리가 즐겁기만 하다.

 꼼장어 볶음은 양파와 당근 대파 등을 넣고 고춧가루 팍팍 풀어 불판에 볶아낸다.
꼼장어 볶음은 양파와 당근 대파 등을 넣고 고춧가루 팍팍 풀어 불판에 볶아낸다. ⓒ 조찬현

 그저 보기만 해도 힘이 불끈 느껴지는 꼼장어요리, 한잔 술이 더해지면 세상 더 바랄 게 없다.
그저 보기만 해도 힘이 불끈 느껴지는 꼼장어요리, 한잔 술이 더해지면 세상 더 바랄 게 없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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