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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 창문 너머로 본 청와대
서울 종로구 프레스센터 창문 너머로 본 청와대 ⓒ 유성호

재단 미르와 K스포츠에 대한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비선실세 의혹을 받았던 정윤회씨의 전처 최순실씨의 개입 여부와 비자금 조성 목적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재단 설립을 위한 기업체들의 재원 출연 과정의 '외압' 의혹까지 불거졌다. 특히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이 문제와 관련해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내사까지 진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석수 특별감찰관은 지난 7월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설립을 위해 전경련과 기업체들에 출연을 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해 내사를 벌였다.

이와 관련, 특감 관계자는 "조사를 나간 감찰반원들이 한 기업체 임원에게 '왜 그 재단에 출연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대답은 못 하고 먼 산만 바라보며 한숨만 쉬더라'는 보고가 있었다, 대부분 기업의 반응이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즉, 미르와 K스포츠가 자발적인 모금이 아니라 '외압'에 의해 재원을 출연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얘기다.

특히 이 관계자는 지난 8월 청와대에서 이석수 감찰관의 '기밀누설' 의혹을 문제 삼은 진짜 까닭도 두 재단에 대한 내사 탓이라고 봤다. 그는 "그것은 (이 감찰관이 기자와) 단순히 통화한 사실 자체나 우병우 수석을 감찰한 데 대한 불만의 표출이 아니라고 본다, 특감이 건드려서는 안 될 것,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두 재단을 내사한 데 대한 (박 대통령의) 극도의 당혹감과 불쾌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내사는 이 감찰관의 '기밀 누설' 의혹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중단된 상태다. 관련 자료 역시 지난 8월 특감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검찰이 가져간 상태다.

"특별감찰관 하는 일 어떻게 알 수 있나"

청와대는 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안종범 수석이 미르재단 등과 관련해 내사를 받았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아시겠지만 특별감찰관이 하는 일을 우리가 어떻게 알겠나,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즉, 직무상 독립기구인 특별감찰관이 하는 일을 알 수 없다는 얘기였다.

특별감찰관이 감찰의 개시와 종료 즉시 그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긴 하지만, <한겨레> 보도에서도 '내사'라고 한 만큼 사실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취지의 답변도 나왔다. 정 대변인은 "그래도 (감찰을) 개시했을 때는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감찰관법을 잘 보시라"고 답했다.

최씨가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운영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정 대변인은 이날 "(최씨 등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는데 대통령이 이를 (오늘 예정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언급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를 확대 재생산 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해당 재단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누가 조사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묵살에도 최씨와 두 재단에 대한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위원은 이날 기명칼럼을 통해 "청와대 근무자가 정말로 (박 대통령과) 최씨와의 관계를 듣지 못했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라고 질타했다. 정 대변인이 전날(21일) "박 대통령과 최씨가 만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듣지 못했다"고 답한 것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특히 "최씨가 비교적 자주 청와대를 드나든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라며 "항간에는 최 씨가 청와대를 출입할 때 몰라본 파견 경찰이 '원대 복귀' 조치됐다는 얘기도 돈다"고도 지적했다.



#최순실#박근혜#이석수#안종범#미르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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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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