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의 취향이 다르다. 육류 역시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값비싼 쇠고기를 선호하지만 기자는 쇠고기보다 닭고기를 더 좋아한다. 치킨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먹을 정도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우리네 조상들은 닭을 길조로 여겨왔다. 그래서 새해에 먹는 첫 음식인 떡국에도 닭고기를 넣어 끓여먹곤 한다. 물론 '꿩 대신 닭'이라는 속담도 있지만 아무튼 남도지방에서는 떡국에 닭장을 넣어 끓여먹는다. '꿩' 대신이 아닌 진짜배기 '닭'이다.
닭가슴살 육회... 차진 식감에 고소함이 일품
나름 닭고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어린아이가 닭가슴살 육회를 먹는 모습을 보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8세의 어린 녀석이다. 이 녀석은 날것 그대로인 닭가슴살 육회를 치킨보다 더 잘 먹는다. 어른들이 그 모습을 빤히 지켜보면서 혀를 내두르곤 한다. 그러면 그 녀석은 그러한 어른들의 시선도 아랑곳없이 닭가슴살 육회를 맛있게 먹으면서 빙그레 웃곤 한다.
아이의 입맛까진 사로잡은 닭가슴살 육회의 맛은 어떤 맛일까. 한마디로 맛있다. 차진 식감에 고소함이 일품이다. 참기름장의 고소함과 닭가슴살 특유의 식감이 입맛을 순간 사로잡는다. 신선한 맛이 돋보이는 날것 그대로인 닭가슴살 육회는 한번 맛보면 다시 찾게 되는 남도의 별미다.
광주광역시의 해남장수촌닭이다. 이집은 해남의 원조집에서 닭요리를 배워와 지금은 광주의 맛집으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기자가 자주 찾는 닭요리맛집으로 촌닭 코스요리가 나오는데 음식의 만족도가 꽤 높은 편이다.
촌닭코스요리, 육회 주물럭 백숙 녹두죽으로 이어져
닭육회는 닭가슴살과 닭똥집 닭발 부위를 내는데 참 먹음직하다. 특히 닭가슴살육회가 많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닭가슴살을 삶으면 퍽퍽한 식감이지만 육회로 먹었을 때는 차진데다 씹을수록 솟아나는 감칠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촌닭코스요리는 한 마리에 5만 원으로 육회, 주물럭, 백숙, 녹두죽으로 이어진다. 이는 4인이 넉넉하게 먹을 수 있는 분량으로 가격이 착한 편이다. 코스요리에서 촌닭육회에 소주 한잔은 필수다. 한잔 술이 입맛을 돋워주기 때문이다.
촌닭주물럭 쌈도 맛깔지다. 이 또한 술을 자꾸만 부르는 기막힌 맛이다. 촌닭이 어찌나 큰지 닭가슴살을 발라냈어도 백숙이 제법 먹음직하다. 백숙의 닭 껍질은 야들야들하고 살코기는 쫄깃한 식감이 좋다.
닭코스요리에서 마무리로 나오는 녹두죽 역시 전문점의 죽 못지않다. 오랜 기간 음식점을 해와 숙련된 내공이 장난 아니다. 맛의 깊이가 제대로 느껴진다. 남도의 촌닭요리는 어느 곳에 가서 먹어도 좋은 음식이다. 가성비가 정말 좋아 추천 1순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