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자신의 아들을 중소기업진흥공단(아래 중진공)에 채용되도록 '취업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 처장이 지난 2012년 하반기 중진공 채용 과정 당시 최완근 서울지방보훈청장(현 보훈처 차장)을 통해 본인 아들의 공채 지원 사실을 중진공 관계자들에게 알려서 채용될 수 있도록 힘을 썼다는 의혹이 주요 골자다.
박선숙 국민의당 의원은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 처장을 향해 "자제분의 중진공 취업 문제와 관련해 당시 서울지방보훈청장에게 알아보라고 말했느냐"고 물었다. 박 처장은 "보훈처는 중진공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기관이 아니다"면서 "그것을 알아보라든가 먼저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박 처장 대신 발언대에 서게 된 최완근 차장도 이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박 처장에게 (아들의 중진공 공채 지원 사실을) 들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 "들은 바 없다"면서도 "중진공에 국가유공자 자녀 취업 관련 업무에 협조하기 위해 중진공에 어떤 자녀들이 응시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제가 알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또 "그 사실을 알고 (중진공) 채용담당 이사나 인사실장, 팀장에게 연락했나"는 질문에도 "4년 정도 되어서 기억을 못하겠다"면서 "채용담당 이사는 아니고, 인사팀장을 따로 만난 적이 없다. 실장과도 통화한 기억이 없다. 인사 담당자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고 답했다.
"중진공 보고자료 보면, 그 아들 옆에만 '박승춘 처장 아들'이라 써 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안 한 건 기억 나고, 한 건 기억이 없는 거냐"라며 정무위 차원의 감사원 감사를 주장했다.
그는 특히 "(당시 중진공 공채에 지원했던) 13명의 국가유공자 자녀 중 박 처장 아들이 있다고 중진공 측에 알리면서 그 아들은 불공정하고 우월적인 지위를 얻게 된 것"이라며 "나중에 보고된 중진공 보고자료를 보면 그 아들 옆에만 '박승춘 처장 아들'이라고 써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승춘 처정 아들이 있다고 인지시켜주는 것만으로도 특혜가 된 것"이라며 "그 아들은 13명 중 4명에 포함돼 합격했다"고 지적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도 '최완근 차장이 위증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 의원은 "(중진공 측에 확인해보니) 최 차장이 서울청장일 당시 (박 처장 아들의) 지원 사실을 서류 담당자에게 문의했고 그 사람이 자신이 실무자가 아니라고 하니 실무 인사팀장을 만났고 그의 상급자인 권아무개 경영지원실장을 만났다"며 "중진공 채용 청탁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법원에서도 당시 중진공 이사장께 당시 상황을 구두보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차장이 (박 처장 아들 취업청탁과 관련) 국가유공자 채용을 독려하기 위한 업무였다고 하면서도 다른 기관에 대한 보훈대상자 채용 독려 업무와 관련된 근거 자료들은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이러한 자료를 제출해줘야만 (최 차장 주장이) 설득력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관영 의원도 "우리 당에서 (취업청탁 의혹과 관련된) 중진공 측 증인들을 직접 만났다"면서 "종합국감에서 이들을 증인으로 불러 대질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