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홍국기 기자 =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18일 노무현 정부가 2007년 당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북한에 사전의견을 구한 뒤 기권했다는 자신의 회고록 논란에 대해 "다 사실"이라면서 기존 입장을 거듭 재확인했다.
송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삼청동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출근길에 <연합뉴스> 등 기자들과 만나 "제가 사실이 아닌 것을 썼겠느냐. 공직에 30여년 있던 사람이 소설같이 썼겠느냐. 책임을 지겠다는 확신없이 그런 말을 했겠느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2007년 11월 20일 당시 백종천 외교안보정책실장이 읽어보라며 북측의 반응이 담긴 쪽지를 자신에게 건넸다는 회고록 내용과 관련해서도 "제가 근거 없이 썼겠느냐. 기록에 의해 썼다. 컴머(,)가 아니라 마침표(.)"라고 밝혀 기록과 근거가 확실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 집필 배경에 대해 "제가 폭로를 했다고 하는데, 과거를 돌이켜보고 미래를 가는 길, 앞으로를 PROSPECT(전망) 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권이, 여당이든 야당이든 할 것 없이 그것(과거)에 대해 반성하고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지(생각해야지)"라면서 정치권, 특히 여당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송 전 장관은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노무현 정부 때 그(기권) 표결도 문제이지만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도 인권을 앞세우고 그것을 조건으로 북한인권결의에 우리가 제일 앞장섰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당시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고 갔으면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나 통일정책 철학을 그대로 이어가는데 훨씬 좋았을 것이며, 다음 정부가 들어와도 뒤집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겨냥해서도 "그것(인권)을 조건으로 해서 대북정책을 하는 것도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제가 분명히 해놨다(썼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대북정책이 굉장히 난관에 처해있다"면서 "누가 들어와도 쉽게 풀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송 전 장관은 새누리당에서 국정조사 얘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새누리당이 대북정책을 뭘 잘했다고"라면서 "지금 과거 뒤집는 데 초점을 둬 가지고 되겠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새누리당이 무슨 과거 캐는 폭로라고 해서 하고 있는데, 새누리당 스스로 현 정부와 새누리당이 하고 있는 정책이 정말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간 했던 것에 지금이라도 한번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가"고 지적했다.
현 정부의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강한 문제 제기도 했다.
송 전 장관은 "대통령과 장관(국무위원)은 기본철학을 공유하고 그때그때 생각을 조정해 가면서 국정을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한번 얘기하면 그걸 그냥 쭉 집행만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지금 우리나라 국사가 그렇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과 저는 다른 게 있으면 조정을 했다"고 말했다.
언론과 취재진에 대해서도 "(제가) 폭로를 했다는 등 여러분들이 싸움을 붙여서 이게 도움이 되겠느냐", "어느 신문사냐"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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