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의혹이 하루 속히 풀려야 한다." 야당 의원의 말일까? 아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새누리당, 5선)의 발언이다. 19일 심 의원은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자리에서 이 같이 말하며 "교육부가 즉각 나서서 이 혼돈을 수습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5선의 국회부의장인 여당 중진 의원이 '최순실 의혹' 해결을 직접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심 의원은 정씨를 둘러싼 의혹들을 하나하나 짚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심 의원은 ▲입학원서 기준 미달에도 수용 ▲수업 불출석에도 학칙으로 소급 적용 ▲과제물 미제출, 수준미달 리포트에도 B학점 취득 등 정씨의 특혜 의혹으로 거론되고 있는 논란들을 열거했다.
그는 특히 정씨의 리포트 내용을 언급하며 "'해도 해도 안 되는 망할 새끼', '비추함' 등 황당한 구절도 있다"면서 "이게 리포트가 맞나"라고 따졌다. 이어 심 의원은 "비속어에 정체불명의 은어까지 썼는데 좋은 학점을 받은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이화여대 총장은 전날 이 의혹에 대해 해명한다고 했지만 의혹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재철 "정유라 의혹, 교육부가 나서라"심 의원은 관련 의혹을 교육부의 특별감찰로 해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대 교수들도 오늘 단체로 나서기로 하는 등 국내 유명 사학이 큰 위기를 맞았다"면서 "교육부가 이화여대를 조사한다고 했는데, 전해진 내용을 보면 조사가 아니라 즉각 특별감사를 착수해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5선 중진의 정병국 의원도 "지난 국정감사 과정을 보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의혹이 모든 현안을 블랙홀로 빠져들게 했다"면서 "이 의혹을 여당이 앞장서 막는 듯한 모습을 보여 국민께 엄청난 실망감을 줬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정 의원은 "이런 일은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문제는 빨리 털수록 대통령의 부담을 덜고, 남은 임기도 정상적으로 마무리하게 할 수 있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새누리당이 책임감을 다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정현 당대표는 간담회 직후 "미르재단 의혹과 관련 털고 가야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많이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 많이 논의되고 있고, 원내대표단을 중심으로..."라며 말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