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현대차가 올해 마지막 반전카드를 꺼내들었다. 준대형 세단인 신형 그랜저다. 5년만에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6세대 그랜저가 25일 처음으로 공개된 것.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언론을 상대로 공개된 '신형 그랜저(프로젝트명 IG)'는 완전히 다른 차였다. 물론 이날 설명회에선 실제 차량의 외부 모습만 공개됐다. 대신 현대차 주요 임원과 실무자 등이 나서, 그랜저의 개발 철학과 과정, 안전성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우선 외부 디자인만 보면 옛 그랜저와 전혀 다르다. 구민철 현대차 외장디자인총괄 팀장은 "디자인만 놓고 보면 신형 그랜저는 앞선 차량들과 완전히 다른 차"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신형 그랜저를 시작으로 앞으로 나올 현대차 디자인은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의 마지막 반전 카드, 신형 그랜저그의 말대로 디자인만 놓고 보면, 앞선 5세대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특히 그랜저의 앞부분과 옆면, 뒷면 등으로 이어지는 곡선이 새롭다. 그는 "마치 용광로에서 쇳물이 녹아내리는 모습과 우리나라 도자기의 우아한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같은 새로운 디자인을 향후 모든 차종에 적용할 것이라고 했다.
구 팀장은 "기존 그랜저가 갖고 있는 패밀리 세단의 넉넉한 실내공간을 유지하면서도, 역동적이고 고급스러운 외관 이미지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디자인 요소를 살리기 위해 기존 부품들의 위치를 재조정해야하는 등 엔지니어들이 고생을 많이했다"고 덧붙였다.
달라진 디자인과 함께 안전기술도 대폭 보강됐다. 현대차는 자체 안전기술 브랜드인 '현대 스마트 센스'를 첫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운전자 뿐 아니라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 등 모두의 보편적 안전을 위한 것"이라며 "자율주행 등 자동화 기반과 안전기술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고없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신형 그랜저에 들어간 안전장치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 주행 조향보조 시스템(LKAS), 후측방 충돌회피 지원 시스템(ABSD), 부주의 운전경보 시스템(DAA),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등이다.
6세대 신형 그랜저, 위기의 현대차 구할수 있을까
또 이번 신형 그랜저에는 기아차의 케이7(K7)과 같은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대신 기아차에 비교해 연비향상 기술 등을 적용해 연비는 3~4% 개선됐고, 실제 가속과 동력성능면에선 10%이상 개선됐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이밖에 최근 미국 등에서 품질 논란을 빚은 '세타2 엔진'이 신형 그랜저 2.4리터급 모델에 들어간 것에 대해, "안전과 연비 등에서 신기술이 많이 적용된 새로운 엔진"이라고 회사쪽은 밝혔다. 이어 "국내 아산과 화성 공장 등은 청정도면에서 월등하며 엄격히 관리중에 있다"면서 "신형 그랜저에선 그동안 충분한 평가와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품질 등의) 문제는 절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락 현대기아차 총괄부사장은 "그랜저는 1986년 1세대 이후 현대차의 기술독립과 혁신을 이끌어온 국내 최고급 준대형 세단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차"라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이번 신형 그랜저는 높은 완성도와 혁신을 통해 새롭게 태어났으며, 세계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 그랜저는 다음달 2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다. 가격은 앞선 모델과 비슷한 3000만원 후반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신형 그랜저가 최근 품질논란과 극심한 내수부진 등으로 위기에 처한 현대차를 구할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