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가에 시국선언 열풍이 불고 있다. 저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르지만 입을 모아 외치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이다. 지난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학생들의 시국선언 발표에 27일에는 교수들까지 동참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경북의 거점 국립대학인 경북대학교에서는 27일 교수들이 나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 대학 교수 88명은 '민주주의를 사수하고자 하는 경북대 교수 일동'으로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박 대통령은) 무능력, 무책임, 불공정, 부정부패, 비리 등으로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나라 전체를 극도의 혼란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모든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성균관대 교수들도 시국선언 릴레이에 동참했다. 같은 날 성대 교수 32명은 선언문을 통해 "권력을 사적으로 오용하고 국기를 문란시킨 비정상 사태를 접하고 사회 구성원으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이 일괄 사퇴하고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한 뒤 국정을 맡아야 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학생들도 시국선언에 목소리를 냈다. 이 대학 총학생회는 "의를 알면서도 행하지 못함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대통령의 진정성 없는 사과와 이어진 침묵에 더 이상 미소로 답할 수 없다"고 시국선언에 목소리를 보탰다. 이 시국선언에 이름을 얹겠다는 학생 300여 명의 긴 행렬이 캠퍼스 안에서 이어졌다.
잇따르는 시국선언 30여 개 대학 공동 시국선언도 예정
박근혜 대통령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바 있는 카이스트에서는 학부 총학생회가 ""카이스트에서 옳음을 배워온 우리는 박 대통령에게는 카이스트 명예박사로 자격이 없다고 규정한다"는 내용의 시국선언문을 냈다. 카이스트 총학은 "피땀으로 쟁취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부정한 권력과 세력을 용납지 않을 것이며 싸워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모았다.
한양대 총학생회에서도 학교 본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열고 "국정개입과 권력형 비리 등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특검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대와 숙명여대에서도 학생들이 최순실씨의 국정개입 파문과 관련해 이를 규탄했다.
국토 남쪽 끝 제주대학교에서도 시국선언 소식이 들려왔다. 제주대 총학생회는 "박 대통령의 퇴진과 국정개혁 요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정쇄신과 자신의 인적 쇄신에 앞장서고 잘못과 책임에 당당하지 못한다면 자진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대학 외에도 대학가의 시국선언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다음 주께는 전국 30여 개 대학 학생회가 연합해 공동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방안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