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대표하는 개나리가 겨울처럼 쌀쌀한 시월의 마지막 날 노란 꽃을 피웠다. 지리산 둘레길이 지나는 경남 산청 성심원 경호강 언저리에 핀 개나리의 샛노란 빛은 찬바람이 불며 기온이 뚝 떨어져 초겨울 같이 찾아온 추위를 잊게 한다.
<식물의 인문학>에 따르면 '꽃은 스트레스의 산물'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개나리, 산수유, 매화, 목련은 급상승하는 기온에 민감해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데 한겨울에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꽃을 피운다고 한다.
식물이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워 자태를 뽐내는 듯하지만, 사실은 죽을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으로 꽃을 피우는 것이란다.
때 이른 꽃을 피운 개나리도 어떤 마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우리 국민이 받는 스트레스만큼이나 절박하게 받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