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의 장례식 일정이 오는 5일로 잡혔다. 이런 가운데 충남 홍성에 차려진 백남기 농민 분향소는 이보다 이틀 빠른 3일 오후 철수하기로 했다.
민성기 홍성문화연대 대표는 "3일 밤 세월호 희생자 추모 촛불문화제가 끝난 직후 분향소를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화연대 윤해경씨는 "홍성 분향소를 접고 백남기 농민의 장례식 일정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백남기 농민 홍성분향소는 백남기 농민이 사망한 지 11일 만인 지난달 5일 홍성천 복개주차장에 차려졌다. 홍성문화연대, 홍성YMCA, 홍성녹생당, 홍성 더불어민주당, 농업경영인연합회, 친환경농업인연합회 등 홍성지역 9개 단체가 뜻을 모아 분향소를 꾸린 것이다.
지난 2일 홍성분향소 철거가 결정되면서 그동안 분향소를 꾸려온 홍성주민들은 SNS를 통해 서로를 격려했다. 한 달 가까이 홍성 분향소를 운영해온 홍성주민들은 바쁜 시간을 쪼개고, 일정 부분 생업까지 접어 가며 분향소를 지켰다.
맹다혜 친환경농업인연합회 사무국장은 "부검 없이 백남기 농민의 장례를 치르게 되어 다행"이라며 "그동안 모두 수고가 많았다"고 말했다.
최선경 홍성군의회 의원은 "그동안 다들 고생이 많았다"며 "지역에서 작은 힘들이 모여 앞으로 무슨 일이든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본 것 같다"고 밝혔다. 녹색당 강국주씨도 "기득권 정치에 목매지 말고 우리 스스로 시민의 정치, 거리의 정치를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문화연대 한송이씨는 "몸으로 마음으로 함께하신 분들, 모두 수고 많았다"며 "연대의 힘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홍성주민들은 소수의 인력으로 한 달여간 분향소를 꾸려오면서 일정 부분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일부 단체는 일주일에 두 차례 이상 분향소를 지키기도 했다.
하지만 피로감이 누적될 때마다 정창성 목사, 양봉인 정보영씨 등 분향소 지킴이를 자원하는 주민들이 나타났다. 분향소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일부 주민들 덕분에 분향소가 온전히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장시간 분향소를 지키며 피로감이 누적된 것도 사실"이라며 "그때마다 분향소 지킴이를 자원하고 나서준 주민들이 있어 감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