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 한눈에
- 지금부터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기만두 10개 1인분에 2000원이었다. 그런데 그 가격이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그 집은 만두를 주인이 직접 만들어요. 제 입에는 그 집 만두가 제일 맛있던데요."여수 학동의 도깨비시장이다. 이곳에서 만난 인상 좋은 우체부 아저씨가 알려준 맛집이다. 자신의 입맛에는 이집 만두가 최고의 맛이라며 자신 있게 추천했다.
여기는 여수인데 가게 이름이 서울만두다. 이곳과는 좀 낯설다 싶어서 주인아저씨에게 그 연유를 물었다.
"예전에 장사하시던 분이 쓰던 상호예요. 이 가게를 사서 들어왔는데 그분들이 꼭 만두가게를 하라고 해서... 그 이후로 고생길로 접어든 것이지요.""우리 집 알리지 마세요, 그냥 동네 사람들이나 오는 곳인데..."
예전 가게 주인이었던 그분들의 권유로 만두가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만두 빚는 기술자를 고용해 함께 일을 했다.
지금부터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기만두 10개 1인분에 2000원이었다. 그런데 그 가격이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참으로 놀랄 일이다. 물가는 해마다 오르기만 하는데.
"사실 만두 1인분에 3000원은 받아야 수지타산이 맞아요. 그러나 쉬 올릴 수가 없어요."이런 착한 집은 널리 알려야 한다며 몇 번을 설득했지만 주인아저씨는 단호하다. 결국 아저씨 얼굴 사진과 메뉴판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어렵사리 사진 몇 장을 담았다.
"우리 집 알리지 마세요. 그냥 동네 사람들이나 오는 곳인데 뭐 하러 알릴라고 그래요."
만두 맛을 봤다. 이것 기대 이상이다. 맛깔스럽게 입에 쏙쏙 들어온다. 간장소스에 먹거나 단무지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된다. 단무지와 같이 먹으면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다.
찐빵도 맛있다. 옛날 맛이 오롯하다. 3개에 1000원이다. 이것 또한 횡재한 기분이 들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도너츠, 꽈배기, 고로케 등도 각각 3개에 1000원이다. 이들 3가지 메뉴를 하나씩 맛봐도 단돈 1000원 한 장이면 해결된다.
주인아주머니가 갓 만든 거라며 권해서 한 개씩 맛을 봤다. 지불한 가격에 비해 참 과분한 대접이다.
"인자 했응께 따뜻할 때 골고루 잡숴보씨요."인심이 후한 곳이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곳이다. 잠시 잠깐이나마 그 시절로 돌아가 보는 기분 또한 새롭다. 이집의 메뉴를 깡그리 다 먹어도 단돈 4000원이면 넉넉하다. 역시 재래시장의 매력은 오지고 푸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과 여수넷통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