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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최재경 변호사
 신임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최재경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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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2014년 변호사로 일하면서 정식으로 선임계를 내지 않고 대기업을 '몰래 변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효성그룹의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이 장남 조현준 사장의 비리를 고발한 효성그룹의 '형제의 난' 사건과 관련해 피고발인인 조현준 사장의 변론을 몰래 했다는 의혹이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 역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등을 '몰래 변론' 했다는 의혹을 받은 가운데, 그 후임인 최 수석 역시 같은 의혹을 받게 된 셈이다. 특히 변호사가 선임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인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을 맡는 '몰래 변론'은 대검찰청이 법조비리 근절 방안 중 하나로 금지하는 사항이다. 검찰은 특히 지난 9월부터 관련 업무지침을 세워 변호사의 '몰래 변론'을 감시하고 있으며, 위반 행위가 적발되면 대한변호사협회에 징계를 신청한다.

공교롭게도 최 수석의 '몰래 변론' 대상인 효성그룹 '형제의 난' 사건 역시 우 전 수석과 관련이 있다. 이 사건은 당초 고소·고발 전담인 조사부에 배당됐다가, 조현문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던 우 전 수석의 민정수석 임명 후 기업비리 전담 부서인 특수4부로 재배당 되면서 '우 전 수석의 영향력이 발휘된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우 전 수석은 이에 대해 "(사건) 배당에 개입하지 않았다. 전혀 역할을 한 것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전화 변론뿐 아니라 직접 검찰 가기도", "전혀 들은 바 없다"

이 같은 의혹은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기됐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서 "최근 제가 충격적인 제보를 받았다. 최재경 민정수석이 과거 변호사 시절인 2014년 효성그룹 '형제의 난' 사건 때 이를 '몰래 변론'했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효성그룹 형제들 간 고발사건 당시, 사건이 2015년 5월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에서 특수4부로 재배당되자, 형인 조현준 사장(당시 피고발인)이 '특수통'인 최재경을 선임했다. 최 수석은 당시 착수금 10억 원, 성공 보수로 최소 30억 원, 무혐의일 경우 5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몰래 변론을 했다고 한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기 전까지도 이 사건을 (맡아) 커버했다는 게 제보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이에 "들은 바 없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백 의원이 "제보에 따르면, 최 수석은 전화 변론뿐만 아니라 서울중앙지검에 (자신이) 직접 가기도 했다는데 전혀 들으신 바 없나"라고 거듭 질문했을 때도 그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

수사 의향을 확인하는 질문에는 "그 제보가 어떤 경위로 의원님께 제공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어떤 사안에 있어서 범죄 혐의가 특정되고, 범죄 혐의를 입증할만한 단서가 있다면 어느 누구도 수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혐의를 입증할 단서가 있다면 최 수석이라도 수사할 수 있다는, 다소 원론적인 답변으로 풀이된다.  

백 의원은 최 수석의 '몰래 변론'이 배임죄에 해당할 경우에 관해서도 따져 물었다. 그는 "당시 효성그룹의 주요 법률 자문을 맡은 것으로 보이는 '김앤장'의 2014년 자문료가 다른 해에 비해 2배 이상 뛴다. 조현준 사건에 대한 형사수임료로 추정되는데 이렇게 개인 사건에 대해 법인자문(형식)으로 변호사 비용이 지급되면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에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아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나 백 의원은 "착수금·성공보수 액수, 또 (변호사) 선임 시기까지 나오는 등 제보 내용이 굉장히 구체적"이라며 "서울중앙지검에 완비된 출입시스템을 통해 최 수석 출입기록, 또는 당시 담당부장검사나 차장 중앙지검장 전화(내역) 등을 확인해보면 쉽게 확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의혹이 사실이라면) 법적으로 배임죄가 성립된다"며 김 장관에게 정식으로 수사를 요청했다.

"제2의 우병우 아니냐는 의구심 많아"

지난 10월 5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 백남기 부검영장 질의하는 백혜련 지난 10월 5일 오전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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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백 의원은 이와 함께 "검사장 출신이자 특수통인 최 수석이 검찰 장악을 위한 '제2의 우병우 수석' 아니냐는 의구심이 많다"면서 "최 수석은 최병렬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의 조차이자 최경환 의원의 대구고 후배다.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 수석은 지금까지 어떤 해명도 내놓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백혜련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해당 제보자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알 만한, 신뢰할 만한 인물"이라며 검찰 수사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태그:#백혜련, #최재경, #민정수석, #효성그룹, #몰래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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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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