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연설을 중계하는 미국 ABC방송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 연설을 중계하는 미국 ABC방송 갈무리.
ⓒ ABC

관련사진보기


'정치 이단아'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올랐다.

트럼프는 9일(현지시각)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 직후 뉴욕 힐튼호텔에서 승리 연설을 통해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라며 "분열의 상처를 봉합하고 하나로 단합하는 국민이 되자"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지명자의 소개로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연단에 오른 트럼프는 "클린턴으로부터 당선을 축하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라며 "우리는 국가를 위해 공직을 수행한 클린턴의 노고에 매우 감사하고 큰 빚을 졌다"라고 대선 맞대결 상대를 치켜세웠다.

그는 "모든 국민이 꿈을 이루고 사랑할 수 있는 미국을 재건할 것"이라며 "빈민가의 집을 고치고 학교와 병원도 다시 짓고, 국민에게 일자리를 가져다주고, 참전 용사를 보살피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국익을 가장 최우선으로 하겠지만, 모든 사람과 국가들을 공정하게 대우할 것이라고 전 세계에 말하고 싶다"라며 자신의 당선을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일축했다.

부동산 재벌 출신의 '트러블 메이커'

재벌 사업가 출신으로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트럼프는 162년 미국 공화당 역사상 최초의 아웃사이더 대선 후보로 출마해 승리까지 거머쥐었고, 71세에 임기를 시작하며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1946년 뉴욕 퀸스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는 독일계 이민자 가정의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트럼프는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3세 때 군사학교에 입학해 학창시절을 보낸 뒤 포덤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아버지의 경영권을 물려받아 자신의 이름을 딴 '트럼프 그룹'을 세운 그는 호텔과 아파트로 시작해 골프장, 카지노, 테마파크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이 됐다. 

2004년 미국 NBC방송의 유명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견습생'(The Apprentice)의 진행자로 출연한 트럼프는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독설로 유행어를 만들며 전국적인 인지도까지 얻었다.

1987년 공화당에 입당했다가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며 탈당과 입당을 반복, 정계 진출을 모색하던 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구호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며 공화당 경선에서 승리했다.

사실상 거대 양당이 독점해왔던 기성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 백인 노동자와 보수 중산층은 트럼프의 등장에 열광하며 '트럼피즘'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고, 그는 거침없는 언변으로 지지층을 결집했다.

그러나 여성과 소수 인종을 비하하는 막말과 음담패설 논란에 휘말렸고, 과거 트럼프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증언이 쏟아졌다. TV 토론에서는 대선 불복 가능성까지 시사해 논란을 일으켰다.

국제사회 '불확실성' 우려... 정세 변화에 촉각

그는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기밀을 다룬 이메일 스캔들과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추문을 겨냥한 네거티브 공세로 위기를 극복했다. 또한 선거 조작설까지 제기하며 대선 판도를 뒤흔들었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국경에 거대 장벽을 세우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겠다며 논란을 일으켰다. '미국 우선주의'라는 이름으로 내건 보호무역 강화, 반이민 정책, 동맹관계 재설정 등의 공약은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에도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한국, 일본, 독일 등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며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을 주장한 데다가 한일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고 북한 김정은 정권과도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등 한국의 안보와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큰 변화가 예고된다.

비록 트럼프가 승리하며 대권을 잡았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뿌리 깊은 갈등과 분열을 드러낸 미국 사회는 심각한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태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공화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