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여수흥국체육관에서는 취업에 관심있는 여성 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6전남여성일자리박람회'가 개최됐다.
오전 11시 개회식이 열리고 이낙연 전라남도 지사가 연단에 올라 개회사를 했다. 이 지사는 개회사 중간에 아픈 가족사를 이야기했다.
"제 누나가 국졸인데 군인과 결혼한 지 5년 만에 남편과 사별했습니다. 생계를 위해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한복일감을 받아 두 아이를 대학까지 졸업시켰습니다. 지금도 일하는 누나는 제가 사는 아파트보다 10평이나 큽니다. 한국여성은 강합니다.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주철현 여수시장의 축사내용이다.
"일자리 때문에 출산과 육아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시에서 지원하겠습니다. 여수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내빈들의 인사가 끝나자 행사장에 마련된 48개 부스를 돌아봤다. 여성가족부, 전라남도, 여수시가 후원하고 여수여성인력개발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박람회는 인재채용관, 여성창업관, 취업컨설팅관, 원 스탑 취업준비관, 직업체험관, 부대 이벤트, 즐길 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인재채용관에서는 (주)대성, (주)용호기계기술, (재)GS칼텍스재단(예울마루) ,여수강남요양병원, 등 여수·광양지역에 있는 총30여 개 업체가 현장에서 1:1 면접을 통해 132명을 채용하기 위해 활발한 상담이 이뤄지고 있었다.
여성창업관에서는 여성들의 창업스토리를 바탕으로 전시와 체험, 창업상담을 진행하는 문화창업마켓, 힐링창업마켓이 열리고 직업체험관에서는 업사이클디자이너, 정리수납전문가, 3D프린팅전문가, 캘리그라퍼등 유망직종의 직업체험과 전문가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자신만의 솜씨를 뽐내며 유리잔에 글씨를 새기는 캘리그라피 코너는 인기부스 중 하나다. YWCA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캘리그라피 과정 강의를 하는 선영씨를 만나 유리잔에 글씨 새기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이 원하는 글씨를 써서 빈 유리병속에 넣고 네임펜으로 유리병 위에 글씨를 씁니다. 다음에는 진동펜으로 유리병 표면을 깎아내고 물감을 바른 후 건조시킵니다. 선영씨한테 캘리그라피 과정을 공부한 최재영씨는 아름다운 사진을 잘 찍는다. 육아에 전념하느라 사진 찍을 시간이 없다는 그녀는 20대 때 취미로 찍은 사진 위에 아름다운 글씨를 써서 컴퓨터로 합성해 환상적인 사진을 만들었다.
여러 가지 부스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워킹맘 생존법. 두 번째 코너인 '월급이 쥐꼬리만 해요!' 부스 내용이다.
"대충 월급이 어느 정도인 줄은 알고 들어갔지만 첫 월급을 받고나니 정말로 실감나네요. 출근할 때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옷도 한 벌 사고 차비며, 밥값이며, 아이 학원비를 공제하고 나니 오히려 월급이 마이너스더라구요. 남편은 그럴 바에야 고생하지 말고 집에서 아이나 잘 키우라는 데 정말 여기서 포기해야 하는 건가요?"한 직장인의 답변 내용이다 .
"20년 넘게 직장 생활했지만 월급은 쥐꼬리만 해도 내 자신 스스로 번 돈으로 취미생활을 합니다. 남편 눈치 안 보고 마음껏 쓸 수 있는 게 장점이기도 하지만 여러 가지 경력을 쌓게 되어 보람을 느낍니다." 행사가 끝나갈 무렵 여성인력개발센터 직원들이 벌인 '재취업 문이 열리길 희망하는 플래시몹 퍼포먼스에 참석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옆집 엄마의 취업성공 이야기를 다루는 '강연 100℃'코너에서는 한 여성이 좌중에 있는 참석자들의 눈시울 붉히게 했다. 그녀는 "열등감이 심해 남 앞에 서기가 두려워 죽고 싶었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보며 죽을 때 후회하지 않기 위해 양말 노점상을 시작하고 아파트홍보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회적기업을 꿈꾸고 있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 참가한 243개 업체에서는 459명을 채용하기 위해 열심히 상담하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