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 인수위원회를 전격 개편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트럼프의 정권 인수위원회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인수위원장을 맡고, 복수의 최측근 인사들이 부위원장을 맡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 트럼프 정권에서 주요 내각 후보로 거론되는 최측근들이 부위원장을 맡았고, 장녀 이방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은 집행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펜스 부통령은 하원의원을 6선이나 지내면서 의회 인맥이 탄탄해 공직 경험이 없는 트럼프의 약점을 보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선 기간 인수위원장을 이끌던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부위원장으로 사실상 '좌천'됐다.
인수위원장 전격 교체... 자녀들, 대거 포진크리스티 주지사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민주당 소속 마크 소콜리치 포트리 시장에게 보복하기 위해 지난 2013년 뉴욕 시와 포트리 시를 연결하는 조지 워싱턴 다리의 일부 차선을 일부러 막아 교통체증을 유발했다는 '브리지 게이트'로 논란에 휘말렸다.
그러나 크리스티 주지사가 좌천된 더 큰 이유는 트럼프의 사위 쿠슈너와의 악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처럼 부동산 재벌가 출신인 쿠슈너는 장인의 대선 승리를 도운 '핵심 실세'로 꼽힌다.
크리스티 주지사 역시 트럼프의 지지율이 바닥을 쳤을 때도 지지를 선언하며 최측근으로 꼽히지만, 연방 검사 시절 쿠슈너의 아버지를 조세 포탈과 뇌물 제공 등의 혐의로 기소하며 악연을 맺은 바 있다.
공화당에서 크리스티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추천했으나 쿠슈너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는 소문도 있다. 이 때문에 법무, 국토안보 장관 등으로 거론되던 크리스티 주지사의 입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도 트럼프의 자녀들이 인수위원회에 대거 포진하면서 '족벌 정치(네포티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부동산 회사 경영과 대선 운동도 자녀들에게 주요 보직을 주며 함께했다.
미국은 친·인척 공직 기용을 금지하는 법이 있지만, 자녀들을 보좌역으로 임명하거나 2년 뒤 상원 선거에 출마시켜 의회에서 국정 운영을 지원하도록 만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