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공범이 아닌 주범이라며 청와대에서 나가는 순간 구치소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새누리당은 이번 사태의 몸통이라며 해체하라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16일 오후 대구 문화웨딩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여성위원회 출범식 참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대통령에 대해 "헌정질서 유린에다 보통 아주 나쁜 국민들도 저지르기 힘든 범죄를 저지른 주범"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시장은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만큼 책임이 따르는데 지금까지 저지르는 사람은 많았지만 책임지는 집단은 없었던 것 같다"며 "대통령의 책임을 묻는 것이 당연하고 이 사태의 몸통인 새누리당은 해체에 준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헌정문란과 자질 부족을 떠나서 중대범죄행위의 주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당연히 대통령직을 그만두어야 하고 범죄행위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속히 대통령직을 면하고 청와대를 나서는 순간 구치소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탄핵 절차를 밟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시장은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들은 탱크를 몰고 나라를 빼앗은 사람이고 수백 명을 학살하며 권력을 탐했던 사람들"이라며 "강제적으로 물러나게 할 수밖에 없고 결국 헌법이 보장하고 국민이 위임한 국회에 의해 탄핵절차를 밟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요구하는 거국내각에 대해서는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의 거국내각 논의는 여야가 합의해서 총리를 추천하고 내각을 구성하는 것인데 대통령이 퇴진을 안 한다는 전제이기 때문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신 여야의 정치권과 국민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내각을 구성하고 여기서 수습책을 논의해 60일 안에 대선을 치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오히려 지금의 상태가 위기나 혼란을 더 크고 장기화할 수 있다"며 "국민내각을 구성하고 대통령이 사퇴하면 60일 안에 충분히 수습하고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대통령이 사퇴한 뒤 여야가 합의하지 않고 황교안 총리 체제가 되더라도 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 대통령이 이미 국가지도자로서의 역량은 물론 자격이 사실상 상실된 해임 상태인데 새로운 지휘탑을 교체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황교안 총리 체제가 60일 동안 뭘 하겠나, 다음 대선 관리하고 현상유지 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의 해체를 주장했다. 그는 "대통령을 만들어내고 예견된 이런 일들을 방치했고 권력을 누렸던 사람들이 새누리당 정치집단인데 마치 관계가 없는 것처럼 탄핵을 이야기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라며 "이 사태의 몸통인 새누리당은 해체에 준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등이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하면서 권한을 행사했다며 국민에게 사죄할 것을 요구하고 "만일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으면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무성 대표라든지 서청원, 유승민 의원도 비서실장이나 중책을 수행하면서 대통령을 만들고 모시면서 상당한 권한을 행사했다"며 "지금이라도 잘못했다며 국민에게 사죄하는 게 먼저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마지막으로 대구와 경북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경북도민의 노래' 일부를 부른 뒤 "대구경북이 지금까지 특정 정치세력을 집중적으로 지지한 건 사실이지만 이제 나라가 국민 중심으로 바뀌고 합리적이고 공정하고 공평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면 지지하지 않겠느냐"며 "그 근본적인 변화가 이번에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기자간담회가 끝난 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여성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경북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후 오후 7시부터 열리는 대구 촛불집회에도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한편 민주당 여성당원들은 이날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공백 사태를 걱정할 자격이나 능력이 없다며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이런 상황인데도 박 대통령이 여성 대통령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대통령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에 살고 싶지 않다"며 "우리 청년은, 더불어민주당 여성당원은, 나아가 대구시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 그 누구도 더 이상 박근혜의, 최순실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지 않다, 우리는 우리의 꿈을 이루는 대한민국에 살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