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 은퇴를 번복하고 대권 복귀를 꿈꿨던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경선에서 참패하며 쓸쓸히 정계를 떠난다.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사르코지는 20일(현지시각) 프랑스 제1야당인 중도우파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프랑수아 피용(44.2%), 알랭 쥐페(28.4%)에 이어 20.7%를 득표하는 데 그치며 3위를 기록,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사르코지는 기자회견을 열고 1위 피용을 지지한다고 선언하며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프랑스가 번영하기를 바란다"라며 "공적인 열정을 줄이고 사적인 삶에 집중할 것"이라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에게 패하며 정권을 내줬던 사르코지는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로 올랑드 대통령의 인기가 추락하자 2014년 정계 복귀 선언하며 공화당 대표에 올랐다.
사르코지는 공화당 경선에 출마하며 극우 성향에 가까운 공약을 내걸었다. 파리와 니스 테러를 강조하며 이슬람을 비롯한 이민자와 난민 유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정책을 내세우며 다문화주의를 비난했다.
'극우'로 돌아온 사르코지, 쓸쓸한 은퇴 그러나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선거자금을 받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자신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 정보를 빼내기 위해 뇌물을 제공하는 등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유권자로부터 외면당했다.
또한 공화당이 사상 처음으로 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의 경선 참여를 허용하면서 진보 성향의 사회당 지지자들이 대거 투표에 나선 것도 사르코지에게는 큰 악재로 작용했다.
현지 언론은 "극우주의 득세를 경계하는 유권자들이 사르코지를 외면했다"라며 "사르코지는 화려한 대권 복귀를 노렸으나,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인이라는 악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경선 관문조차 통과하지 못했다"라고 분석했다.
이날 경선에서 1, 2위에 오른 피용과 쥐페는 오는 27일 결선 투표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를 놓고 격돌하며, 프랑스 대선은 내년 4월에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