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토요일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는 촛불이 뜨겁게 타올랐다. 두꺼운 패딩 옷을 껴입어도 겨울의 찬바람이 몸을 웅크리게 하는 날씨였지만, 많은 시민이 한 자리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 촉구와 자유발언을 이어나갔다.
경남 김해에서는 김해 시민의 종 근처 무대에서 시국대회가 열렸다. 김해 촛불 시국대회 현장에선 많은 시민의 자발적 재능 기부로 공연이 무대에 올랐고, 추위를 잠시 녹일 수 있는 오뎅탕을 제공됐다. 마치 축제 같은 모습이었다.
이날 김해 촛불 시국대회는 짧은 공연과 함께 시민들의 자유발언으로 시작됐다. 첫 번째 자유발언자로 무대에 선 한 청소년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청소년 연합이 내건 현수막 문구를 거론하며 청소년 연합을 종북 취급하는 문제를 지적하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종종 인터넷을 보면 '청소년 명찰을 달고 나와라. 공부부터 하고 나와라.' 등의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우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주장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하야할 때까지 계속 집회를 해줄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이어서 무대에 오른 한 일반 시민은 "우리가 뽑은 대통령은 대통령이 아니라 최순실 말똥 치우는 사람입니다! 청년들을 중동으로 다 보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 정책을 위해 구상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 창조 경제는 1+1으로 최순실까지 대통령이 된 겁니다! 청와대가 동네마트입니까?"라고 분노했다.
김해의 한 시민은 탄핵안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새누리당 비박계를 비판하며 30여 시간만에 태도를 바꾼 김무성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시민이고 싶습니다. 헬조선이 아니라 청년도 잘 살 수 있는 한국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고 싶습니다"라고 한국의 상황을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마무리하며 무대를 내려갔다.
그 이외에도 많은 시민이 무대에 올라 자유 발언을 이어갔다. 그 중 한 초등학생의 발언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초등학생은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을 아주 간단명료하게 집었다. 그 아이의 발언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은 사드 배치입니다. 우리 헌법은 평화주의를 지향한다고 되어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사드를 가지고 오며 그 원칙을 깼습니다. 헌법 위반입니다!둘째, 세월호의 사라진 7시간, 박근혜 대통령은 도대체 뭘 한 겁니까? 설마 성형을 하신 건 아니시겠죠? 청와대 의사가 있는데, 도대체 왜 영양제들을 사신 겁니까?셋째, 포텐터지는 최순실입니다. 최순실 정유라 사건을 팠더니 끝도 없이 계속 나오고, 대통령까지 나왔습니다. 왜 우리의 권력을 혼자를 위해서 사용하시는 겁니까?"그 초등학생은 마지막으로 "박근혜는 하야하라!"라고 외쳐 많은 시민의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내려갔다. 정말 초등학생도 이렇게 또박 또박 말할 수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잘못이 우리 어른을 부끄럽게 했다. 깊은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시민들의 자유 발언 이후에 김해 갑구와 을구 국회의원인 김경수 의원과 민홍철 의원이 무대에 올라 발언을 이어갔다.
민홍철 의원은 "다음 주에도 99% 확률로 촛불 집회가 열린다고 하지만, 남은 1%를 위해서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했고, 김경수 의원은 "여러분들이 탄핵시킵시다! 이제 대한민국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대통령을 가져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김해 촛불 시국대회는 김해대로를 행진하며 마무리됐다. 과연 오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은 통과될까? 99% 확률로 다시 열릴 10일 촛불 집회. 주최측의 말대로 그때는 그냥 쫑 집회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