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동단장 "대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것, 근무지 청소 당연"

(서울=연합뉴스) 설승은 기자 = 3일 시민단체 등의 새누리당 규탄 집회가 끝난 뒤 경찰이 새누리당사를 청소한 사실이 알려져 경찰 내부에서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부대 지휘관은 이에 "근무지를 청소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4일 경찰인권센터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경찰 기동대원들이 새누리당사를 청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비판 글이 올라왔다.

글과 사진을 게시한 장신중 전 총경은 "경찰관이 새누리당 청소원인가"라는 글에서 청소를 지시한 지휘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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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란으로 얼룩진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과 국회의 탄핵안 가결을 요구하는 6차 촛불집회를 했던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 모인 시민들이 새누리당 해체를 요구하며 던진 계란으로 당사에 나붙은 현수막이 얼룩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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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속 경찰은 서울지방경찰청 1기동단 소속 경찰관과 의경들이다. 사진 속 이들은 물빗자루를 들고 비질을 하면서 물청소를 하고 있다.

전날 시민단체들은 이곳에서 '박근혜 퇴진! 새누리당 해체! 국정농단 공범 새누리당 규탄 시민대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새누리당 해체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당사를 향해 달걀을 던지기도 했다.

장 전 총경은 "지시한 사람은 서울청장 김정훈인가, 기동본부장 송갑수인가, 1기동단장 최성영인가"라면서 "지시한 사람을 반드시 찾아내 직권남용과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을 물어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전 총경이 올린 글에는 3시간 만에 500여 명 가까이 공감을 표시했으며, 100여 개가 넘는 경찰관들의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경찰관들은 "경찰이 새누리당 청소부원인가", "이러려고 경찰했나", "청소한 의경들과 직원들이 얼마나 모멸감을 느꼈을까", "처절히 슬프다" 등 댓글을 통해 자괴감과 분노를 표출했다.

트위터 등 SNS에는 이 사진 이외에도 경찰들이 새누리당사 건물 곳곳을 물청소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와 있다.

사진 속 대원들은 새누리당사의 시설보호를 전담해 담당하는 '시설 중대'인 1기동단 소속 18중대원들이다. 이들은 이곳에 상주해 근무한다.

해당 중대를 포함한 전체 부대 지휘관인 최성영 서울청 1기동단장은 "문제가 전혀 없다"며 "청소는 그동안 해온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원들이 자발적으로 경비원들을 도와준 것"이라면서 "평소 근무하는 곳이라 경비원들을 아는데 그들이 청소하고 있어서 약간 '오버적'으로 도와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자신의 근무지를 청소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며 더러우면 당연히 치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중대장에게도 '잘했다'고 한마디 했으며 중대장이 잘못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단장은 경찰 동료들 사이에서 비판이 인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자신 앞마당을 청소하는 것을 비판하면 시설 중대를 없애고 대통령도 지키지 말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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