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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이주다문화사회 발전을 위해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발굴해 시상하는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이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청 옆 굿모닝하우스에서 개최됐다.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이영 신부(오른쪽)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이영 신부(오른쪽) ⓒ 송하성

"2007년경 공장에서 도색하는 일을 하던 외국인 근로자가 말기암 판정을 받고 자기 나라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에서도 더 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하니 마지막 순간은 가족과 함께 있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지요. 결국 3개월 만에 사망했어요.

이 친구가 일하던 공장은 근무환경이 너무 안 좋아 도색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쓸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기온이 40도를 넘는 공장에서 무더위를 견디며 마스크를 쓰라는 것이 말이 안되잖아요. 그 공장에서 일하던 여러 외국인 근로자들이 암과 뇌종양 등으로 사망했어요. 하지만 보상받았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습니다."

의정부외국인력지원센터의 이영 신부가 기억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이 세상에 없다.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에 왔지만 온전한 몸과 마음으로 모국에 돌아가지 못한 이들.

"미등록으로 일하다가 정부의 불법체류 단속과정에서 건물에서 떨어진 외국인 근로자도 있어요.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 등 치료를 다 받았지만 신체장애를 피할 수 없었지요. 이 친구가 휠체어를 타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데 한 번도 눈을 마주치지 못했어요. 자신의 신체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모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근로자들도 가슴에 남습니다."

모든 사람은 이주를 한다. 외국에서 사는 한국인 즉, 재외동포가 700만명을 넘고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로 이민을 준비하는 인터넷 카페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으로 이주를 해 온 외국인들은 어떤가. 우리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그들을 대접하고 있을까.

한국의 이주다문화사회 발전을 위해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발굴해 시상하는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이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청 옆 굿모닝하우스에서 개최됐다.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수상자들 기념촬영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수상자들 기념촬영 ⓒ 송하성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수상 소감을 말하는 이영 신부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수상 소감을 말하는 이영 신부 ⓒ 송하성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단체사진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단체사진 ⓒ 경기도청

한국이주인권상선정위원회(위원장 이정호)가 주최하고 경기다문화뉴스가 주관한 이 행사는 우리 사회 곳곳에서 다문화가족과 외국인근로자 등 이주민을 위해 묵묵히 일하는 기관과 단체, 개인을 발굴 시상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시상식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최지용 경기도의회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장, 류재구, 이상희, 이영희, 박옥분 도의원 등이 참석해 축하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영 신부는 이날 수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2003년부터 이주노동자지원단체 샬롬의집 사무국장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사무처장, 고용노동부 외국인력정책 실무위원으로 일하며 이주노동자 인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에 앞장섰다. '출입국사법 단속과정의 적법절차 및 인권보호 준칙'을 마련하는데 기여한 공로도 크다.

특히 이주민 관련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지원하는 실무적인 일에만 매달린 것이 아니라 제도 개선을 위해 구체적 행동을 하고 또 많은 성과를 낸 것이 대상 수상의 결정적 요인이 됐다.

이영 신부는 수상 소감을 통해 "한국에서 같이 하고 싶지 않은 이웃 1위가 동성애자, 2위가 장애인, 3위가 이주민이라고 한다. 이주민에 대한 인식들이 혐오를 넘어 인종차별까지 다다르고 있다"며 "점점 더 차별과 배제가 강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주민들도 한국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이방인처럼 놓여있는 이주민들에게 보다 더 큰 사랑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상을 받은 7명의 수상자는 이영 신부 외에도 ▲중앙정책 분야 신상진, 조정식 국회의원 ▲지역정책 분야 수원시(시장 염태영) ▲인권 분야 김포이웃살이(이성균 신부) ▲교육 분야 이옥녀 한국다문화복지협회 부천지회장 ▲이주민 분야 미야우치 아키오 구리시한일역사동아리모임 대표 등이다.

이주민 당사자 분야에서 상을 받은 아키오 대표도 눈에 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한국학을 공부한 아키오 대표는 한일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이주해 온 일본 출신 다문화가족을 위해 한일역사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한국인이 아닌 일본 출신 이민자가 한일역사를 올바로 정립하는 일에 매달려 온 것이다.

아키오 대표는 "일본 학교에서는 한일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일본인들이 한일교류사를 잘 모른다"며 "한국에 와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한일 역사를 제대로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그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진 국회의원은 이주민, 외국인근로자 등 사회적 약자의 복지증진을 위해 국회에서 다문화포럼 등을 개최하고 다문화가정의 정착 및 적응을 돕는 사단법인 '산성복지포럼'을 창립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한 공로가 인정됐으며 조정식 국회의원은 다문화가족 및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입법활동에 주력, 다문화 등 소외계층의 정치참여를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데 노력한 공로가 인정돼 중앙정책 분야에서 수상했다.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축사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2016.12.12. 제1회 한국이주인권상 시상식. 축사하는 남경필 경기도지사 ⓒ 경기도청

수원시는 올해 이주배경 청소년을 위한 통합적 복지서비스 전달체계 설립을 위해 많은 예산을 들여 수원시 글로벌청소년드림센터를 건립한 공로가 인정됐으며 김포이웃살이는 10여년간 외국인 근로자 노동문제 등의 상담을 실시하고 의료지원 단체 및 쉼터와 연계한 지원 활동을 펼친 공로가 인정됐다.

이옥녀 한국다문화복지협회 부천지회장도 2011년부터 현재까지 다문화가정의 부부위기상담, 아동 멘토 및 한글교육 등 다문화가정의 지역사회 조기정착에 이바지한 공로가 인정돼 교육 분야에서 수상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시상식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첫 번째 시상식이지만 인권이 너무 잘돼 이 상을 줄 필요가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것을 목표로 함께 꿈을 꾸자. 저도 노력하겠다"며 "여러 가지로 불편하고 마음 아프신 일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주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게 경기도에서 사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한민국의 부족한 부분을 구석구석 메워주고 있는 이주민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위원장은 이날 시상식에 대해 "그동안 많은 한국인을 해외로 보내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만들 수 있었다"며 "수상자들의 삶과 이야기를 잘 듣고 200만명이 넘는 한국 거주 외국인주민에게 한국 사회가 꿈과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경기다문화뉴스에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한국이주인권상#이영신부#이주노동자#이주다문화사회#다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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