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을 떠나 개혁보수신당에서 대권을 준비하고 있는 유승민 의원이 자신의 강력한 안보관을 재차 피력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적극 찬성하는 등 그동안 안보 문제만큼은 극우 보수 못지않은 자세를 취했던 그였다.
유 의원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확실한 철학과 원칙을 갖고 있다고 늘 자부한다"면서 '확실한 안보'를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유 의원은 실제로 새해 전날과 이튿날 아침을 GOP소초에서 보내며 '안보 위기'를 강조한 바 있다.
"사드 반대하는 문재인, 안보관 불안하다"그는 이어 "새누리당 사람보다 제가 (안보관은) 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드는 2013년부터 소위 친박 또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저하고 반대할 때 제가 (먼저) 주장했던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국정교과서 문제나 한일 '일본군 위안부' 외교 협상 등 여타 정책은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안보 문제만큼은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야권이 유 의원의 '안보 우선'을 '색깔론 예고'라고 깎아내린 데는 "어이없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특히 지난달 31일 유 의원을 겨냥, "(유 의원이) 야당을 향해 안보관이 다르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새 시대 새로운 보수정치를 제대로 할까 싶다"며 "야당을 향해 빨갱이라고 욕하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저는 '빨갱이다' 하는 말을 쓰는 것을 굉장히 조심하는 사람"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대권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안보관을 언급하며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유 의원은 "(문 전 대표는) 사실상 사드를 반대하고 있고,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말씀했는데, 이분이 한미관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북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불안했다"고 비판했다.
유 "나경원의 반 총장 지지, 본인이 선택한 것", 나 "원론적 이야기만 한 것"'투철한 안보'를 내세우며 대선 가도에 오른 유 의원은 대권 주자로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1, 2%의 지지율인데"라는 인터뷰어의 질문에도 "(저는) 다들 진다고 했던 선거도 다 뒤집었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대선 출마 결심도 '최종' 단계임을 알렸다. 그는 "지금부터 대선까지 지지율은 아주 요동칠 거라고 본다"면서 "(공식 출마를) 최종 결심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심을 말씀드릴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여권의 강력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은 고구마, 이재명은 사이다, 그럼 "나는 한약". 유 의원은 주요 대권주자들이 자신을 먹을거리에 칭한 것을 따라 자신은 "나는 한약 같은 사람이다. 마시는 건 상당히 쓴데 먹고 나면 몸에 좋다"고 자부했다. 그는 이어 "제가 까칠하다는 평을 듣기도 하는데, 사실은 굉장히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 의원은 나경원 의원이 신당 참여를 보류한 것에는 "결국 (나 의원이) 반기문 총장을 지지하기 때문에 안 온다고 본인 입으로 말씀하셨으니 본인이 선택할 문제고, (개혁신당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나 의원은 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반 총장이 여권에 도움이 될 분이라고) 원론적 입장만 이야기한 거다"라면서 "(반 총장이) 보수 가치를 담은 인물이라 생각해서 그리 말했지만, 그런 인물이 아니라면 쫓아가지 않을 수 있다"며 유 의원의 말을 정면 반박했다. 나 의원은 이어 "신당이 잘 되려면 내가 가만히 있는 게 최고인 것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