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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나의 죽음에 어떤 집단의 이익이 아닌 민중의 승리가 되어야 한다. 제도화된 수사로 소신공양을 수식하지 마라. 나는 우주의 원소로 돌아가니 어떤 흔적도 남기지 마라."

"원이 있다면 이 땅에 새로운 물결이 도래하여 더러운 것들을 몰아내고 새 판 새 물결이 형성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불교, 승려들이 각성되어 민중 속에서 깨달음을 세상의 고통과 함께 하고 이 땅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는 주체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일체 민중들을 사랑하며."

정원(正顔, 64, 속명 서용원) 스님이 유언장에 남겼던 말이다. 정원 스님은 "가는데 아무런 회한이 없다. 세상을 향해 나는 아무 것도 남기지 않고 이렇게 뜨거운 사랑만 남겨놓고 떠나간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 정원 스님 빈소.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 정원 스님 빈소.
ⓒ 이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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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스님 장례 일정이 잡혔다. 장례식은 '민주 정의 평화의 수행자 정원 스님 시민사회장(葬)'으로 치러진다. 장례위원회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과 범불교시국회의가 공동으로 구성했다.

12일 장례위원회는 영결식 이후 일정을 밝혔다. 14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영결식을 연 뒤, 운구는 고양 백제화장장으로 옮겨 화장하고, 유분은 사찰에 모셔진다.

장례위원회 참여하고 있는 조영건 전 경남대 교수는 "화장해서 사찰에 안치하기로 했다. 유족의 뜻에 따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장례위원회는 정원 스님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13일 오후 7시 범불교시국회의 주관으로 추모문화제를 연다. 장례식은 14일 낮 12시 장례식장에서 불교의식으로 열리고, 오후 1시 조계사에서 노제를 지낸 뒤 광화문광장에서 영결식이 치러진다.

범불교시국회의는 2월 25일 광화문광장에서 '괘불'(부처의 모습을 그려 걸어놓은 그림)을 모시고 '49재'를 봉행한다.

정원 스님은 '수행자'이면서 '투사'였다. 정원 스님은 2010년 5월 문수 스님이 4대강사업 반대하며 낙동강변에서 소신하기 전 경북 군위 지보사 무문관에서 함께 지내기도 했고, 이후 창원 등지에서 지냈다.

정원 스님은 '박근혜 퇴진 구속'을 외치며 지난 7일 저녁 촛불집회 현장 인근에서 분신했고, 이틀 뒤인 9일 숨을 거두었다.


#정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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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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