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과 늦봄 문익환(1918~1994) 목사의 육성대화가 27년만에 공개된다. 문익환 목사 23주기를 앞두고 육성대화 파일이 공개된 것이다.
12일 노무현재단은 온라인 노무현사료관(
http://archives.knowhow.or.kr)을 통해 약 90분 분량의 녹음파일을 녹취록과 함께 선보인다고 밝혔다.
문익환 목사는 1989년 "통일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없다"는 생각에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하고 돌아왔다.
당시 문 목사는 정부와 사전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방북하고 한국정부를 일방적으로 비방했다는 이유로 국가보안법(반국가단체잠입죄)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다가 1993년 석방되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통일민주당 초선의원 때 안양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던 문익환 목사를 접견했다. 당시 면담은 1989년 6월 1일 문익환 목사의 3남인 문성근 노무현재단 이사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특히, 변호사 자격으로 접견에 나선 노무현 대통령이 문 목사와 대화 내용을 직접 녹음했던 것이다. 노무현재단은 "실제로 녹음을 제지하는 교도관과의 실랑이가 대화 중간에 등장하기도 한다"고 했다.
노무현재단은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받아쓴 늦봄의 옥중서신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언론을 통해 알린 바 있다"며 "당시의 정황도 이번 공개 녹음 파일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했다.
녹음파일에 대해, 노무현재단은 "'통일을 지향하는 민주주의만이 민주주의'라는 평소 신념과 김일성 주석과의 만남, 방북 일화 등을 늦봄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 "허담 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발표했던 4·2 남북공동성명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를 향해서는 '사사로운 감정으로 국가 문제를 그릇되게 하는 것이야 말로 역사에서 규탄 받아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기도 한다"고 재단은 전했다.
문익환 목사와 노 대통령의 육성대화는 노무현사료관 메뉴의 '노무현→말과 글→육성' 코너와 노무현 대통령 육성 팟캐스트 등에서 확인과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한편, (사)통일맞이는 한빛교회와 (사)통일의집 공동주관으로 오는 14일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 문익환·박용길 묘역에서 '통일의 선구자 늦봄 문익환 목사 23주기 추도식과 묘소 참배'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