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 한눈에
new
어느 순간부터 기프티콘을 선물 받으면 상품에 따라 유효기간이 한 달 혹은 일주일 정도 남았을 때 메시지로 기프티콘을 사용하라고 알려준다.
전자책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교보문고에서는 전자단말기(sam), 전자책 판매와 더불어 전자책을 대여하는 교보문고 회원제 Ebook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는 유료로 일정한 돈을 내고 한 달 동안 자신이 읽고 싶은 전자책을 볼 수 있는 제도다. 한 번 가입하면 6개월을 기본 계약 기간으로 하고 이용할 수 있다.
나는 이북을 사서 보기만 하다가 지난해 7월 중순에 이 서비스 중 sam5에 가입하여 책을 빌려보았다. 내가 가입한 상품은 한 달에 5권을 빌려볼 수 있었는데, 미처 책을 다 빌리지 못하고 그 달이 넘어가게 되면 빌리지 못한 책의 권수만큼 다음 달에 이월시켜서 빌릴 수 있었다. 이는 소비자로서 매우 감사한 제도였다.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을 보전해주니 말이다.
그렇게 6개월이 흐르고 마지막 달인 12월이 되었다. 나는 마지막 달 초입에 5권 중 3권을 빌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1월 중순, 회원제 서비스가 종료되었다. 종료되었다는 문자가 왔었지만, 이월했던 경험을 상기하며 안심했다.
며칠 후에 읽고 싶은 책이 있어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나는 가입 전 회원으로 돌아가 있었다. 당연한 결과지만 좀 황당했다. 회원 중일 때에는 전 달에 다 못 빌린 책을 다음 달로 이월해주었는데 서비스가 종료되자마자 단호하게 회원에서 잘려나갔다.
회원 종료일 일주일 전, 아니 하루 전에 문자라도 한 통 해주었으면 그나마 경각심을 갖고 책을 빌렸을 텐데 그런 문자 한 통, 없었다.
샘 회원제 서비스를 이용할 때 나는 지불 방법으로 매달 신용카드 자동이체를 걸어놓았다. 지난 여름에 해외여행을 다녀왔었는데 거기서 쓴 카드번호가 복제됐는지 곤혹을 치르고 카드를 교체한 적이 있었다. 바로 그 카드로 샘을 이용했었는데 중간에 카드 번호가 바뀌어 자동이체가 안되었다.
일에 치여 살던 시기라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교보문고에서 친절하게 문자가 왔다. 자동이체가 안 되고 있으니 언제까지 돈을 입금하라고 했다. 아, 맞다, 하고는 또 잊어버리고 며칠이 지났다. 또 친절하게 카톡이 왔다. 2주 정도 미루다가 카드번호를 바꾸고선 다시 자동이체를 신청했다. 그동안 교보문고로부터 입금하라는 문자를 5~6통 받았다.
교보문고는 소비자가 회사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때에는 친절하게 며칠에 한 번씩 문자로 안내해줬다. 그러나 소비자의 권리가 끝나기 전에 그 소비자가 낸 만큼 권리 행사를 다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안내하지 않았다. 계약 기간이 끝나는 날, 오늘부로 종료되었다고만 알려주었다.
예전에 기프티콘 선물을 받고 쓰지 못해 기프티콘을 몇 번 허공에 날린 적이 있었다. 기프티콘이 출시된 초창기 일이다. 아마 다들 한번쯤은 당해봤을 것이다. 그때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기프티콘 사용 기간이 만료되면 재사용이 불가능하다고만 했다. 정말 황당했지만 바뀌지 않고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기프티콘을 선물 받으면 상품에 따라 유효기간이 한 달 혹은 일주일 정도 남았을 때 메시지로 기프티콘을 사용하라고 알려준다. 심지어 1회 연장할 수 있는 상품도 있어 지금 필요하지 않으면 기간을 연장하라고도 한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그때 필요하면 사용하거나, 연장하여 자기가 가진 권리를 충분히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종이책만큼 전자책이 편하고 좋다. 그리고 다른 전자책가게에는 없는 교보문고의 회원제 서비스도 만족한다. 그래서 샘 회원제가 발전하길 바란다. 서비스 종료일 며칠 전에 문자로 얼마 남았으니 얼른 책을 빌리라고 알려주었으면 어땠을까?
혹은 만료일 후 일주일간만이라도 연장하여 책을 빌릴 수 있게 열어놓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기프티콘 초창기 서비스에 대해서도 많은 불만과 의견제시를 통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샘을 이용하는 사람 중에서도 나 같은 경우를 당한 이용자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전자책대여서비스나 기프티콘 모두 이미 선불한 상태에서 재화를 얻는 부분이라 소비자의 권리가 일반 가게에서 물건을 바로 사는 경우보단 많이 축소되어 있다.
그래서 불편하겠지만, 서비스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조금씩이라도 소비자를 배려하는 제도로 바뀔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