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내가 쓰는 글의 최고의 애독자이자 악명 높은 평론가이다. 자기를 칭찬하고 사랑한다는 글은 두리뭉실하게 넘어가지만 세태를 꼬집거나 여타 다른 글에는 가차 없이 악담(?) 퍼붓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아내가 며칠 전부터 인터넷을 뒤지고 뭔가 예약을 하더니 친구들하고 기차여행을 떠난단다. 찐 계란에 찐 고구마 하며, 가방에 뭔가를 잔뜩 짊어지고는 여행경비 몇 푼 가져가려는 모양인데 지난번 내가 쓴 글에 대한 혹평으로 삐져있던 차라 잘 다녀오라며 10만 원을 건넸다.
못마땅한 표정이 역력한데 가방에서 찐 고구마 두 개를 꺼내어 놓으며 간식으로 먹으란다. 차 시간이 넉넉한지 냉큼 가지를 않고 컴퓨터 앞에 앉더니 빤히 바라본다.
"당신, 오마이뉴스 기자라며?"
"내가 언제 그랬어?"
"내 친구들 오면 기자명함 줬잖아?"
"그거야 괜히 폼 잡느라고 그랬지. 당신 체면 생각해서."
"피식, 오마이뉴스 품위 떨어트리지 말고 어디 가서 기자라고 하지 마러."
"...""뭔 기자가 신문에 자기 이름 달고나온 기사가 가뭄에 콩 나듯이 실리니 원."
"사람허군, 내가 글 써서 밥 먹는 사람이야? 쓰는 글마다 히트 치게?"
"당신 말이야, 지난번에 기사 보내는 거 옆에서 보니까 당신 일기장에나 쓸 수 있는 그런 글도 기사랍시고 보내더라? 그리고는 뭐? 이렇게 좋은 글을 기사로 안 실어줬니 어쨌니 해가며 구시렁대고 다녀? 오마이뉴스 편집부 사람들 괴롭히지 말고 일기인지 기사인지 구분 잘해서 보내셔. 쯧쯧.""지난번에 원고료 찾아서 기껏 예쁜 알 반지 해줬더니......"
"호랭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하지 말고, 당신 글은 쓸데없는 군더더기가 너무 많아. 그리고 기사가 무슨 시야? 수필이야?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해야지 문학적으로 묘사를 하데? 문학적으로 묘사를 하는 글은 당신 일기장으로 갈 그런 글이고 기사가 그러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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