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팔려서 죽는 줄 알았네.
어린이대공원을 유식한 사람들은 영어로 '촬드그랜드팍'이라나 뭐라나? 암튼 산책을 자주 가는 곳이다. 오다가다 항상 눈에 띄는 문학비인데, 시비에 쓰인 대로 하면 뭔 좋은 일 있으려나 궁금해서 수돗가로 달려가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또 한 모금 입에 물고 구름 한 번 쳐다봤더니 아무것도 아니더구먼. 산책하시던 할머니가 물끄러미 내 하는 짓을 보더니,
"별 미친놈 다 보겠네."
괜히 아침부터 미친놈만 됐다. 쪽 팔려서 죽는 줄 알았다. 나중에 보니 시비의 시 제목이 '닭' 아니던가? 지금 닭이 탄핵이 되느냐 기각이 되느냐 이 중차대한 시국에 하필 닭 흉내를 냈으니 할머니께 미친놈 소리를 들어도 마땅한 일이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다음부터 시를 읽고 감상을 할 때는 제목부터 읽을 일이다.
닭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 한 번 쳐다 보고
또 한 모금 입에 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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