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미국과 재협상을 통해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해 민주당 내 다른 대권주자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 시장은 6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과 합의된 일이라 해도 합의를 철회시키고 반드시 사드를 배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미국이 반대하더라도 재협상을 통해 사드를 배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대국이 끼어있는 반도국가에서 자주적 균형외교를 하지 않으면 존속 자체를 위협받을 수 있다"며 "우리가 중심을 잃고 편중된 외교를 하면 다른 강대국으로부터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자주적 균형외교를 역설했다.
이 시장은 "사드가 북핵미사일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은 최근 정부당국도 인정하고 있다"며 "중국을 봉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대한민국이 첨병역할을 하는 상징적 조치가 중국 내륙을 감시할 수 있는 사드"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사드 배치의 철회의 이유로 중국이 북핵미사일을 억제하려는 국제 공조에서 발을 빼고 있는 점과 경제보복으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피해, 한반도를 타깃으로 한 군사적 위협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TPP를 탈퇴하고 FTA를 탈퇴하려고 하는데 미국이 자기한테 유리한 것은 절대 양보하지 않듯이 우리도 재협상을 해야 한다"며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이유는 이런 난국을 타개하는 것인데 자신없는 후보는 빠져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시장은 당내 후보경선 토론이 사라진데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공직후보를 등록하는데 끝이 없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언제 끝내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확정이 안 돼 후보 간 공식적인 경쟁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후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어떤 역량을 갖고 있는지 상호토론을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며 신속한 토론기회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토론이 진행되지 못하면 경선이 역동적이지 못하고 민주당의 외연 확대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황교안 국무총리와 유승민 바른정당 국회의원의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시장은 "황 총리대행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의 공범인데 같이 책임졌어야 한다"며 책임론을 들었다.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훌륭한 정치인으로 가장 강력한 상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유 전 대표는 박근혜 정권을 만들고 나중에 팽 당했다고 하지만 함께 권력을 행사했던 사람으로 책임을 일부나마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를 확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구경북 국민들이 바라는 세상이 제가 바라는 세상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며 "불공정하고 불공평한 비정상 세상을 청산하고 희망 있는 정의로운 나라 만들겠다는 진심을 받아들인다면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대연정을 제안한데 대해서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청산세력과 청산의 책무를 가진 세력 간 이종교배를 해서는 안 된다"며 "대연정을 하자는 것은 청산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연정은 다른 정치적 생각을 가진 세력끼리 하자는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건 촛불민심을 배반하는 것"이라며 대신 야권연대를 강조했다. 이 시장은 "야권 연합정권을 만들지 못하면 이길 가능성이 적어진다"며 "이기기 위해서도, 이긴 다음에 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야권연합이 필요하고 결선투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시장은 기자간담회를 마친 후 오후 7시부터는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대구청년당(준)이 주최하는 '청년의 삶, 대구청년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토크콘서트를 갖고 청년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