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령관 출신 전인범 장군(예비역 중장, 아래 전인범)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그를 영입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아래 문재인)를 향한 보수 및 반문재인 진영의 공격도 계속됐다.
8일 전 장군의 아내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9일에는 그의 사단장 취임식에 성신여대 소속 조교들이 동원된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이날 전 장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조경태 성신여대 교수(전 부총장)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다만 대법원은 "(사단장 취임식에 성신여대 학생을 동원한 것과 관련해) 지엽적인 부분에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에 불과할 뿐 (조 교수의) 제보내용의 중요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실제로 조교가 동원됐으나 조 교수가 학생이라고 표현한 점, 조 교수의 제보를 받은 언론사가 '강제'로 동원됐다고 쓴 점에 대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라고 인정했지만, 이것들이 전 장군의 명예를 훼손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앞서 조 교수는 ▲ 사단장 취임식에 성신여대 학생 동원 ▲ 전인범 부부의 중국 여행에 성신여대 직원 동원 ▲ 성신여대 피트니스 센터의 부적절한 이용 등의 주장이 담긴 문건을 일요시사에 제보했고, 이 매체는 이를 기사화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사단장 취임식과 중국여행 부분은 유죄, 피트니스 센터 부분은 무죄로 판결해 조 교수에 300만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사단장 취임식 부분도 무죄로 판결하며 벌금을 100만원으로 낮췄고, 이날 대법원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이 확정됐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조 교수가 허위사실(중국여행 때 성신여대 직원을 동원했다고 주장한 점)로 전 장군의 명예를 훼손한 점은 인정했지만, 조 교수의 제보 내용 중 일부도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바른정당 "국민 우롱", 국민의당 "아찔한 인재관", 새누리 "보는 눈 없어"한편, 보수 및 반문 진영은 연일 공격을 이어갔다. 당내 주요 대선주자들이 문재인에 크게 뒤지는 상황에서, 때마침 나온 '전인범 논란'은 '문재인 때리기'의 적절한 소재가 됐다는 분석이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오마이뉴스> 전화 통화에서 "이 나라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의 사람 선정하는 눈이 잘 못됐다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된 후에도) 사람을 잘못 판단해서 골라 쓴다면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전인범 그 인물 자체에 대한 문제는 이미 다 드러난 것이고, 문재인에 대한 비판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이 얼마나 급히 자신의 불안한 안보관을 희석하려했으면 논란을 알면서도 제대로 검증 절차를 밟지 않고 영입했겠느냐"면서 "인사는 만사인데, 이런 안목과 인사관을 가진 사람이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될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조배숙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전 장군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비판 수위를 높였다. 조 정책위의장은 전 장군이 자신의 SNS에서 아내의 비리가 사실이라면 "권총으로 쏴죽였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해 "아무리 죽을 죄를 지어도 자기 부인을 쏴죽일 수 없다"면서 "(이같은 인물의) 자문을 받는 문재인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생각만해도 아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과 합당을 선언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도 이날 광주전남언론포럼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특정사령관(전인범) 부인인 성신여대 총장이 구속될 것에 대해 문재인이 사령관을 영입한 것이지 부인을 영입한 게 아니라고 한 것은 국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태 초기 '별 문제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던 문재인 측에서도 비난 여론에 대한 신중론이 부상했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책임이라는 것은 좀 과도하다"고 하면서도 "각료, 국무위원을 임명할 때처럼 철저한 검증은 할 수 없지만 국민적인 비난이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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