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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공연을 앞두고 열린교회내 열린아동센타에서 연습을 마친 일부 단원들의 모습
 12회 공연을 앞두고 열린교회내 열린아동센타에서 연습을 마친 일부 단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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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빈민가에 '엘 시스테마'가 있다면 한국에는 '여수열린챔버 오케스트라'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려운 가정환경을 음악으로 딛고 일어선 케이스다.

지역에서 12회째 오케스트라공연을 이어온 열린오케스트라가 무대에 서기 위해 3~4년간 준비를 했으니 딱 16년의 세월이 흘렀다. 16년 전 열린교회가 운영하는 열린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광무동에서 태어나 중학생 때부터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을 배워 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선배들도 생겨났다.

이제 선배들은 전문음악인이 되어 연주도 하고 방과후 아이들을 지도하고 개인레슨 등 다양한 음악활동을 펼치고 있다. 단원들은 공익요원, 군대를 앞둔 친구, 방과후 강사를 나가는 선생님까지 다양하다.

암울한 시대 딛고 '새 시대를 노래하라'

16년전 생활이 어려운 달동네 아이들에게 악기를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준 정한수 단장이 12회 공연 팜플랫을 펼치며 활짝 웃고 있다.
 16년전 생활이 어려운 달동네 아이들에게 악기를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준 정한수 단장이 12회 공연 팜플랫을 펼치며 활짝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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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오케스트라는 매년 2월 정기연주회를 연다. 이번에는 16일 오후 7시 여수예울마루 소극장에서 90분간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공연 때마다 매년 300여 명 이상의 관람객이 왔다. 지금껏 진남문예회관에서 공연을 했지만 예울마루로 공연장소가 바뀐 작년부터는 자리가 부족해 100여 명이 되돌아갔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연주할 예정이다.

이번 주제는 암울할 시대에 맞게 '새 시대를 노래하라'는 제목이다. 특히 하이든의 교향곡 101번 '시계'라는 곡을 4악장까지 연주한다.

이곡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정한수 단장은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고 시계를 5년 전으로 돌려 시대 상황을 바르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어려운 시기다"면서 "요즘 추운 날에도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촛불을 들고 고생을 많이 하는 것을 보면서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면 여러 가지 답답한 부분이 많다. 이를 생각하면서 하이든의 교향곡 시계를 택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촛불집회에서 많은 도움을 준 팀들과 협연한다. 특별출연으로 어머니리코더합주단과 우도풍물굿보존회 김영 단장이 민요를 연주해 양악기와 국악기의 흥겨운 가락이 어우러진다. 또 바리톤 이중현씨가 성악을 부른다. 앙콜송으로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연주한다.

공연을 앞두고 13일 박근혜 탄핵 여수운동본부 수석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열린교회 정한수 단장과 가진 인터뷰다.

한국의 엘 시스테마, 여수열린오케스트라... 12회 정기공연

지난 8월 섬마을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열린챔버 오케스타 단원들의 모습
 지난 8월 섬마을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열린챔버 오케스타 단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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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든의 101번 시계는 어떤 의미가 있나.
"하이든 교향곡 시계는 똑딱똑딱 초침소리가 난다. 우리 일상이 시계같다. 기계에 짜진 것처럼 규칙적으로 돌아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상의 변화를 시도해 개혁적이고 달라진 삶을 살 필요가 있지 않겠나하는 생각이 있어 이 곡을 선정하게 됐다."

- 탄핵시계의 의미도 있나.
"그것보다 시계를 거꾸로 돌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박근혜, 이명박 정부가 대단히 실패한 정부라는 생각이 든다. 그 이전으로 돌아가서 국민이 좀 행복한 시대, 국민이 좀 살만한 세상을 되돌려보고 싶은 욕망도 있다."

- 관악기와 사물놀이가 협연을 한다. 촛불집회 인연인가.
"이번은 오케스트라와 사물놀이팀이 협연한다. 여수우도풍물굿보존회 김영 단장은 3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열린교회가 처음 시작할 때 같이 했던 멤버다. 당시 교회, 글밭, 노동자상담소, 야학등 여러 조직들이 있었다. 이분들이 중심이 되어 사물놀이 한울림 놀이패를 만들어 같이 활동했던 친구들이다. 그 인연이 유지되면서 탄핵정국때 계속 촛불을 들고 있다."

- 12회째 오케스트라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2010년 일본공연이다. 합주단 20명이 박람회 홍보차 갔던 해외 첫 공연이었다. 당시 박원순 시장이 만들었던 일본의 희망제작소가 창립하는 시기였는데 창립기념으로 저희들을 초청해 도쿄, 오사카, 교토 3개 도시를 다니면서 연주했다. 단원들에게 일본공연은 큰 전환점이 됐다. 연주 잘못하면 나라망신이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연습한 것이 계기가 되어 실력이 한단계 확 차올랐다."

- 연습은 주로 어떻게 하나.
"평일은 단원들끼리 연습하고 주말이면 광주에서 지휘자 선생님이 오셔서 3~4시간 집중적으로 연주한다."

- 공연단원들은 몇 명인가.
"우리 단원들은 15명이고 외부에서 관악기가 오는데 모두 25명이다."

- 오케스트라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제일 어려운 점이 아이들 모으는 거다. 단원들이 광주, 목포, 진주 등에 흩어져 있다. 매주 주중에는 공부하고 토요일에 연습하러 친구들이 모인다. 그런데 생활이 어렵다보니 알바도 하고 여러 가지 사정이 있는데 그것을 포기하고 와야 되니 그게 어렵다. 또 하나는 예산이다. 이번 공연도 주최가 여수시지만 지원이 절반도 못 미친다. 나머지 비용은 후원도 여의치 않다."

"우린 척박한 자갈밭에서 핀 들국화 같은 오케스트라"

박근혜 탄핵 여수운동본부 수석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열린교회 정한수 단장은 "만약 이번에 탄핵 안되면 나라가 뒤집어 진다"며 "헌재가 2월내 탄핵해 국민들이 원하는 나라인 1%를 위한 나라가 아닌 99%를 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탄핵 여수운동본부 수석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열린교회 정한수 단장은 "만약 이번에 탄핵 안되면 나라가 뒤집어 진다"며 "헌재가 2월내 탄핵해 국민들이 원하는 나라인 1%를 위한 나라가 아닌 99%를 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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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에서 오케스트라가 여러 개다. 열린오케스트라는 어떤 차이가 있나
"여수필하모니, 여수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있다. 이곳은 여수시와 외부의 지원을 많이 받고 있는 반면 저희들은 외부지원이 일절 없다. 또 초등학교 13군데 중학교 2군데 오케스트라와 여수공고 관악부가 있지만 민간지원이나 시, 정부예산 지원 없이 스스로 독립해 운영한 케이스는 우리가 유일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의 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모여서 연주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타 오케스트라와 달리 우리는 들에서 척박한 자갈밭에서 피어난 들국화 같은 오케스트라라고 얘기할 수 있다. 외부의 지원이 없이도 지금까지 성장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 언론에 한국의 엘 시스테마로 소개됐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음악시스템이다. 이곳은 경제가 어려운데 어린 학생들이 학교갈 형편이 안 되니 마약, 본드로 범죄를 저질러 청부살인도 하는 어려운 나라에 한 독지가가 악기를 들고 빈민가의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쳐서 악기를 통해 빈민가를 새롭게 만들었다. 꿈이 없고 소망이 없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통해 꿈과 희망을 주었다. 그 출신이 세계적인 지휘자가 되었다. 우린 선배들이 배워 후배들을 가르치는 시스템이다. 언론에서 너희들이 한국의 엘 시스테마라고 말하고 있다."

- 헌재의 탄핵 기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만약 이번에 탄핵 안되면 나라가 뒤집어진다. 박근혜는 빨리 퇴진해야 한다. 누군가 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생한다면 얼마나 책임을 느껴야 하나? 지금이라도 인간으로서 양심을 회복하여 빨리 물러가라. 특히 헌재는 2월 안에 탄핵해 국민들이 원하는 나라인 1%를 위한 나라가 아닌 99%를 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정의, 자유, 진리, 평화, 평등이 오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 현시국을 오케스트라와 비교한다면.
"대통령은 이 나라의 지휘자다. 총리와 장관은 지휘자의 스텝들이다. 국민들은 오케스트라 단원이다. 단원들은 열심히 준비해 오케스트라를 연주할 준비가 되어 있는데 오히려 지휘자가 제대로 지휘를 못해 오케스트라를 완전히 엉망으로 만들었다면 그 책임을 물어 지휘자를 교체해야 한다. 능력 있는 지휘자가 와서 오케스트라의 하모니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지휘자가 정말 중요한데 박근혜는 나라를 경영하는 지휘자로서 소양과 자질이 아예 없다. 지휘자 축에도 들지 못 한다. 그런 지휘자는 바로 교체해야 한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암울한 시기다. 촛불을 드는 시민들에게 음악회를 통해 새 희망을 노래하는 주제의 공연답게 박근혜를 탄핵 시키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희망과 용기를 북돋고 싶다. 많은 참여와 격려 부탁드린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수열린오케스트라, #정한수, #한국의 엘 시스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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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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