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딸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독일에 오기 전, 한국에서 독일에 대해 많이 듣고 검색도 하며 정보를 찾아다녔습니다.
아무래도 주양육자이다보니 육아에 대한 검색도 많이 하고 아이 키우는 환경 같은 것도 정보를 얻기 위해 큰 노력을 했었죠. 그 중 오늘은 놀이터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한국에 거주하시는 분이라면, 한국을 방문해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그래도 한번쯤은 보았을 한국의 놀이터. 어떤가요?
한국의 놀이터는 빨강 노랑 파랑의 색깔들로 칠해진 커다란 미끄럼틀이 있습니다. 그리고 철봉과 시소, 운동도구 이런 놀이감들이 기본으로 이루어져 있죠. 바닥은 우레탄으로 되어 있어서 아이들이 뛰어놀다가 넘어지거나 떨어져도 충격을 조금이나마 완화시켜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뉴스에 항상 시끌하게 나오듯이 우레탄의 단점들을 쉽게 들을 수 있었죠. 이런 뉴스가 한 번씩 나올 때마다 엄마들은 불안해하며 놀이터방문 횟수를 줄이곤 하더군요.
자연과 함께 하는 독일놀이터는 한국의 잘 다듬어진 놀이터와 많이 다릅니다. 독일놀이터는 자연 그대로 원목으로 만들며 바닥은 모래입니다. 위험을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안전규정은 철저히 지키도록 하고, 다듬지 않은 원목을 사용해 나무결 가시가 박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아이 스스로 느끼도록 한다는군요.
아래는 독일놀이터 사진으로 긴 밧줄은 그네 역할도 합니다. 기다란 나무들은 무엇을 하는 것인지 한 번에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독일 아이들은 시소를 타고 나무 위에 올라가서 균형을 잡으며 놀더군요. 밧줄을 타고 올라가기도 하구요.
아이들이 노는 공간에는 아래처럼 수도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물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하고 모래와 나뭇잎으로 놀이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실제 물이 흐르는 통로를 막아 물의 이동을 직접 만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놀이를 끝낸 아이들은 손을 씻기도 합니다.
그네는 요람형식인 것도 있습니다. 요람형식의 그네 아래는 떨어져서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모래나 부드러운 나뭇가지를 깔아놓습니다.
아래 사진의 놀이터는 나무와 그물로 되어있는 놀이공간 입니다. 독일 아이들이 저곳을 오르고 올라 꼭대기에 앉거나 서서 노는 모습을 보곤 깜짝 놀랐습니다. 밧줄 하나만 의지해서 공간을 옮겨다니기도 하거든요. 너무 위험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득해서였죠. 그렇지만 주변에 있는 어느 어른들도 아이들을 제지하지 않더군요.
한국의 미끄럼틀에 비해서 많이 소박해보이는 미끄럼틀입니다. 그 밑에는 큰 나무가 바닥에 깔려있는데 이것도 하나의 놀이감입니다. 아이들이 저 나무 위에서 놀기도 하고 앉아서 모래놀이도 합니다.
미끄럼틀을 올라가는 계단은 나무로 되어있습니다. 이 계단만 봐도 저는 위험하다며 깜짝 놀랐는데 독일의 놀이터 대부분이 미끄럼틀 계단도 큰 돌을 밟고 올라가거나 얇은 나무의 홈을 이용해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저는 처음 독일 놀이터에서 딸이 미끄럼틀을 탄다고 했을때 큰 돌들을 계단삼아 올라가야 한다는 것에 불안해하며 직접 아이손을 잡고 한발한발 같이 올라가 위에서 아이를 내려보냈습니다. 그랬는데, 딸아이 또래의 독일아이들은 손과 발을 이용해 직접 돌계단을 올라가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더군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 때 어떤 방식으로 놀던지 엄마들은 벤치에 앉아서 참견하지 않고 쳐다봅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해를 가하거나 너무 위험한 행동을 할 때만 참견하며 아이에게 제지를 하는데 저는 아이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위험하다고 아이의 모든 행동을 막고 있더군요.
또 다른 모습의 미끄럼틀도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모양입니다. 앞모습은 완벽한 자동차입니다. 아이들이 노는 놀이터에 멋진 자동차모양의 놀이기구가 있어서 멋있다고 생각하며 코너를 돌았습니다.
자동차에 올라서 미끄럼틀을 탈 수 있도록 되어있습니다.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면 핸들과 계기판도 있어서 아이들이 운전을 하면서 놀 수도 있습니다.
또 놀이터 바닥이 모래로 되어있다 보니 놀이터 어느 공간에서든지 모래놀이가 가능합니다. 모래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했습니다.
사진과 함께 짧게 설명해드린 독일의 놀이터, 어떠신가요?
26개월 딸을 둔 엄마의 입장에서 독일놀이터는 위험하지만 아이의 창의력과 활동성이 고려된 놀이문화라고 생각되었습니다. 물론 안전성은 한국의 놀이터가 더 좋지만, 아이들이 직접 느끼고 배우는 공간은 독일놀이터가 되지 않을까요?
한국 놀이터에 익숙했던 딸아이는 독일놀이터를 100% 활용하지 못하고 저는 아이가 위험하다며 아이 뒤를 졸졸 따라다녔던 독일 놀이터의 기억.
조금 시간이 지난 후 아이와 저도 독일놀이터에 익숙해졌습니다. 아이가 맘껏 뛰어놀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켜보는 엄마와 창의력을 키우며 활동하고 노는 아이로 바뀌어 있습니다.
미국스타일 놀이터로 바뀐 한국의 놀이터가 익숙했었는데 독일 와서 지내보니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활동하고 창의력을 키우며 놀 수 있는 공간은 독일 놀이터이지 않나란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