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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부내륙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지역에 있는 홍성 예산 주민들이 모여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가 통과하는 지역에 있는 홍성 예산 주민들이 모여 대책 회의를 하고 있다. ⓒ 이재환

서부내륙고속도로에 대해 민자 고속도로가 아닌 '민원 유발' 고속도로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는 기존의 서해안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 분담을 목적으로 평택~부여~익산의 총 138.3㎞에 걸쳐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해당 고속도로는 민간 사업자인 P사가 추진하고 있는 민자 고속도로다. 하지만 문제는 고소도로가 지날 예정인 길목마다 각종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충남 홍성군 천태 2리와 예산군 응봉면 운곡리의 경우, 고속도로가 민가를 통과해 마을을 반으로 갈라놓을 위기에 처했다. 이런 사정은 예산군 대흥면과 오가면도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권혁종(응봉면 운곡리)씨는 "고속도로가 예정대로 지나갈 경우 마을의 집이 10채나 헐리고 마을이 두 동강이 날 지경"이라고 성토했다.

권씨는 또 "원래 고속도로라는 게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며 지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당진-대전 간 고속도로는 가급적 민가 주변을 피해서 건설되었다"며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유난히 민가 한가운데를 통과하는 곳이 많다"고 지적했다. 서해내륙고속도로가 민원유발 고속도로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실제로 홍성군 장곡면 천태 2리는 고속도로의 노선이 마을을 관통하는 데다 폐광산의 갱도를 통과해 지역 주민들이 붕괴 사고를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슬로시티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예산군 대흥면은 주변에 예당저수지를 끼고 있어 풍부한 관광자원 및 자연 환경을 자랑한다. 이 지역은 '의좋은 형제 마을'로 특화된 이미지도 지니고 있다. 이들 주민들은 "서부내륙고속도의 건설이 주변 경관을 해치고 마을까지 반 토막 내고 있다"며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민원을 참다못한 해당 지역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6일 오후 2시. 예산군 대흥면 슬로시티 방문자센터에는 예산군 오가, 응봉, 대흥면, 홍성군 장곡면 천태리 등에서 온 주민 10여 명이 모였다. '서해내륙고속도로의 마을 통과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서해내륙고속도로의 노선 변경을 요구하기 위해 충남 홍성군과 예산군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마을들은 그동안 각자의 입장에서 서부내륙고속도로의 노선을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날 모임을 통해 각 마을의 입장이나 이해관계를 떠나, 좀더 큰 틀에서 서부내륙고속도로의 노선 변경을 요구하자는 데 합의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원안대로 가라"

이와 관련해 윤중섭(대흥면 주민)씨는 "서부내륙고속도로의 원안은 아산시 도고면을 통과해 예산군 대술면과 신양면을 지나도록 되어 있다"며 국토부와 P사가 원안대로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고속도로 노선을 20~30미터나 몇 백 미터 이동 시킨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현재의 노선에서 변경 약간의 변경을 시도한다면 또 다른 마을이나 민가들이 피해를 입을 가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P사의 계획대로라면 동네가 없어질 지경"이라며 "대술과 신양을 통과하는 원안대로 갈 경우, 주민 피해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오경(홍성군 천태리) "현 노선대로 간다면 서부내륙고속도로는 민원 유발 고속도로가 될 수밖에 없다"며 "어찌되었든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권혁종씨는 "오늘 모인 마을 주민들과 각 대표들이 협의체를 구성해 한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며 "집회와 시위도 함께 하고 매스컴에도 우리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홍성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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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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