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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창원시는 상남동 공영주차장 안에 대리운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창원이동노동자쉼터'를 만들었다. |
| ⓒ 윤성효 | 관련사진보기 |
'을(乙) 중의 을'인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쉼터가 생겼다. 경남 창원 성산구 상남동 공영주차장 안에 '창원이동노동자쉼터'가 만들어진 것이다.
쉼터는 창원의 가장 번화가인 상남동에 있다. 전국에서 세 번째 생겼다. 서울시가 2016년 2월 '서울이동노동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대구에서는 업체에서 운영하는 쉼터가 있다. 자치단체가 만든 쉼터로는 창원이 두 번째다.
쉼터는 50㎡ 터에 가설건축물로 들어섰고, 안마의자와 냉난방기, 컴퓨터, 탁자, 쇼파 등을 갖추었다. 창원시 경제기업과에서 6500만원을 들여 설치한 것이다.
창원시는 "대리운전 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처해 있어 근로 취약계층의 근로복지 실현과 쾌적한 근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쉼터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대리운전 기사들이 많이 활동하는 밀집지역인 상남상업지역에 쉼터를 설치해, 이동노동자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려고 한 것이다.
창원지역에 대리운전 기사는 3000명 정도다. 이들은 야간에 길거리에서 '손님 호출'을 기다려야 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덥거나 춥거나 적당히 쉬거나 기다릴만한 공간이 없다.
이에 쉼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해 9월 1일 창원노동회관 대강당에서 "대리운전 노동자 처우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토론회에서 이수원 대리운전노동조합 경남지부 사무국장은 "기사들은 추위와 더위에 노출되어 있고, 비바람이 불 때는 피해 있을 공간조차 없다"며 "기사들이 잠시나마 휴식할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방전되어 가는 휴대전화도 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쉼터가 마련되면 대리운전 서비스의 질 저하로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줄어들 수 있고, 대리운전 노동자와 이용자들의 스트레스도 줄어들어 전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 했다.
이옥선(무소속) 창원시의회 경제복지여성위원장과 강영희(무소속), 주철우(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도 이날 토론에서 "소외된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작은 위안과 울타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오마이뉴스>에서 보도
("이동노동쉼터, 서울시는 하는데 왜 다른 지역은 못해?")하기도 했다. 이후 창원시가 나섰다. 안상수 창원시장이 지난해 9월 12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대리운전 기사들의 처우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날 안 시장은 "대리운전 기사는 더위와 추위에 노출되어 있고, 비바람을 피할 곳도 없다"며 "소외된 노동자에 대한 관심과 울타리가 필요한 시점이므로, 상남동에 대리운전 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조성하는 등 그들의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줄 것"을 주문했다.
창원시 경제기업사랑과는 지난해 9월 대리운전 노동자 대표자들을 면담했고, 관련 부서와 협의를 거쳤다. 창원시 관계자가 서울시 이동노동자쉼터를 견학하기도 했다.
쉼터 운영은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맡는다. 창원시는 쉼터를 만들어주기만 했다. 이에 쉼터 운영과 관련한 지원을 창원시가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수원 사무국장은 "쉼터가 생겨 좋고, 기사들도 반기고 있다. 서울시에 쉼터가 있어 부러웠는데, 창원에도 생겨 좋다"며 "그런데 전기요금이며 관리비를 노동자들이 부담해야 할 처지다. 서울시는 인력과 관리비도 지원하고 있다. 대리운전 기사들은 그렇지 않아도 적은 임금인데 부담이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민주노총 경남본부와 한국노총 창원지부, 전국대리운전노조 경남지부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8일 오전 쉼터 개소식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