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회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국회 정보위는 7일 '국정원 헌법재판소 사찰 의혹' 파문으로 들썩였다. 임박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와 함께,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보고도 회의 주제로 포함됐지만, 이날 핵심 의제는 국정원 관련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파악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30여 분의 회의 후 국회 정보위원장실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는 자유한국당 소속 이철우 정보위원장과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인 김병기 야당 간사(더불어민주당)가 충돌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정원과의 질의응답을 전하려는 김 의원을 이 위원장이 막아섰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브리핑에 앞서 취재진에 "(국정원은) 가짜뉴스가 진짜처럼 빠르게 확산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한다"면서 "사찰이란 도청이나 미행, 이런 행위가 있어야하는데 절대 그런 일은 없었다고 확실하게 강조했다"면서 국정원의 입장을 강조했다.

김병기 "통상적인 인사였다면, 보고 내용 공개 왜 못하나"

반대로, 김 의원은 국정원 보고에서 해소되지 못한 의혹들을 열거했다. 이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그걸 다 말하면 어떡하느냐" "그만해라" "질문은 받지 마라"라는 등 김 의원의 전달을 막기도 했다.

김 의원은 우선 탄핵 국면에 접어든 1월 초에 실무부 고위 4급 직원을 헌법재판소에 인사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김 의원이 전한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2013년부터 2015년 사이 법원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올해 초 탄핵이 이뤄진 후 첫 인사인데 4급 직원의 보직을 변경한 사유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국정원은) 통상적인 인사였다고 답했다"면서 "그렇다면 직무 범위 안에 있는 수집 내용을 보고할 수 있느냐고 하니 (대답 대신) 얼버무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예민한 시기에 노련한 (법원 담당) 정보관을 (헌재 담당으로) 왜 바꿨냐는 것"이라면서 "4급 직원이면 얼마나 높은 직급인데, 그 유능한 직원을 왜 (그 시점에) 바꾸나"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 국정원이 '지금까지 수집한 첩보와 정보보고 중 특별한 것은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헌재가 4급이 담당할 만큼 주요한 곳이라면 주요 첩보가 많이 생산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생산된다"고 답했다면서 헌재 관련 임무에 대한 국정원의 답변이 엇갈렸음을 지적했다. 헌재 사찰 의혹이 정말 사실이 아니라면, 직무 범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해당 직원이 보고한 내용을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철우 "헌재 사찰 거론, 불행한 일"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왼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왼쪽)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관련사진보기


그는 브리핑 후 취재진과 만나 "헌재 사찰 문제는 간단히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국정원이) 억울하다면 자료를 공개해야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회의 중간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국정원에 '해당 직원의 휴대폰을 추적하면 간단하다'라는 제안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생중계하듯 하지마라"며 김 의원을 저지한 뒤, "국가 안보 위기 상황에서 헌재 사찰이 있었느냐, 없었느냐 거론 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라면서 "이 문제가 거론되지 않도록 국정원도 자체단속하고, 정치권에서도 휘둘리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브리핑 후 위원장실을 빠져나오면서 "제 경험상 (헌재 사찰 문제는) 시기의 문제이고, 세월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드러나게 돼있다"면서 "자료를 없애고 숨긴다고 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의 입장을 전한 이 위원장을 향해서도 "위원장이라면 중립을 지켜야한다"면서 "위원장이 (국정원 입장 그대로) 가짜뉴스라고 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태그:#국정원, #이철우, #헌법재판소, #사찰, #김병기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