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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법상 1주일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포함되지 않는다.
노동법상 1주일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이 포함되지 않는다. ⓒ pixabay

* 이후록 시민기자는 노무사입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판결이 임박해 오면서, 대선주자들의 선거전도 그 열기를 더하고 있다. 올해 대선에도 어김없이 노동법적 이슈인 '근로시간 단축'이 각 후보들의 주요 공약으로 제시되고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은 주 52시간 법정노동시간 준수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이끌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미 우리 근로기준법에서는 1주간 최대 근로시간의 한도를 52시간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왜 매번 이 문제가 대선후보들의 공약사항이 되어야만 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은 '1주 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하고, 동법 제53조 제1항은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1주간에 12시간을 한도로 제50조의 근로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하여 법정기본근로시간과 연장근로시간의 한도를 규정하고 있다. 즉, 1주간 최대 52시간이 법으로 정한 근로시간의 한도라는 것에 해석의 여지는 없다.

다만, 문제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과 대법원의 판례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53조 '1주간'에 휴일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고용노동부와 법원은 휴일근로가 '1주간'의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1주간 최대 68시간 근로(기본근로 40시간+연장근로12시간+휴일근로16시간)가 가능하다고 해석하고 있다. 또 이와 결을 같이하여 휴일근로는 '1주간'의 연장근로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휴일근로시 근로기준법 제56조에 규정된 50%의 휴일근로 가산수당만 지급하면 될 뿐 추가적으로 50%의 연장근로 가산수당은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고 있다.

'1주간'은 연속한 7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인 해석이다. 문언의 통상적인 해석을 배제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을 산정하면서 휴일근로시간을 빼야 한다는 고용노동부와 법원의 판단에는 아무런 근거도 없고, 근로시간의 한도를 입법화한 근로기준법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원칙적으로 휴일근로의 경우, 사용자는 근로시간에 대한 기본임금에 휴일근로 가산수당 50%와 연장근로 가산수당 50%를 중복하여 통상임금의 200%를 지급해야 하고(현재는 150%만 지급하고 있다), 휴일을 포함하여 1주간 52시간을 초과하여 근로시킬 수가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행히 최근 일부 하급심 법원에서는 휴일근로도 '1주간'의 연장근로에 포함된다는 판시를 한 경우가 있고,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의 새로운 판례법리가 머지 않아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임금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근로기준법 제49조)이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과 가산임금에 관한 규정(제53조·제56조)을 위반시 최대 3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사용자에게 부과되므로, 상식적인 법해석에 따른 근로기준법의 적용으로 향후의 법률분쟁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요즘 점심을 먹으러 나가 보면 근처 초등학교가 개학을 해서 아이들로 생기가 넘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아이들도 1주일이 7일이라는 것은 다 알텐데, 어찌 정부 관료와 법관들은 여태 모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다음 대선후보들의 공약에서는 '1주간 52시간 근로'가 빠질 수 있길 바란다.


#근로시간#근로기준법#노동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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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노무사로서 '노무법인해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노무자문, 급여관리, 근로자들의 부당해고, 체당금 사건 등을 수행하면서 널리 알리면 좋을 유용한 정보를 기사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blog.naver.com/lhr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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