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지고 있는 가운데, 대학 캠퍼스에도 건립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대학 캠퍼스 안에 소녀상이 세워진 사례는 없다. 경남 김해 인제대학교 학생들이 지난해 소녀상 건립을 추진한 데 이어, 부산 동아대학교 학생들도 건립추진위를 구성했다.
11일 동아대 '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는 오는 14일 오후 1시 동아대 부민캠퍼스 석당박물관 앞에서 '발족식'은 연다고 밝혔다.
동아대 학생들은 지난해 10월 추진위 준비모임을 가졌고, 이후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와 '소녀상 건립 요구' 서명운동을 벌이고, 선전 활동을 벌였다.
건립추진위는 올해 1월 학생은 물론, 교직원과 동문 등으로 가입을 확대했고 모금운동에 들어갔다. 동아대 소녀상 건립에는 조용진 학생대표(사회과학대 학생회장)와 홍순권 교수(사학), 박넝쿨 교직원노조 지부장, 최지웅 민주동문회 회원 등이 참여한다.
건립추진위는 올해 하반기에 석당박물관 부근에 소녀상을 세울 계획이다. 석당박물관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건설한 옛 경남도청 건물로,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 정부청사로 사용되기도 했다.
건립추진위는 "2015년 12월 28일, 굴욕적인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있었다"며 "피해자들이 바라던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국가적 배상이 빠졌는데도, 한일 정부는 '불가역적'이고 '최종적'인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정부가 10억엔을 지불하자 한국 정부는 피해자를 우롱하는 '화해치유재단'을 만들었고, 소녀상 철거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러한 한일 정부의 만행에 맞서 전국 곳곳에 국민들은 '평화의 소녀상'을 더 많이 건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립추진위는 "할머니의 명예와 인권,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 것은 역사를 이어갈 미래세대의 몫"이라며 "식민지와 전쟁의 역사를 고스란히 가진 이 장소에 '민족의 한과 자존심'을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은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이라 했다.
한편 인제대 동아리 '여우비'(여기 우리로부터 비로소)는 캠퍼스 안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우기로 하고 지난해 봄부터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우비' 회원들은 지난해 일제강제동원역사관 관람에 이어 소녀상 위치 설문조사와 '인간 소녀상 되기' 등 활동을 벌이기도 했으며, '수요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우비' 관계자는 "소녀상 건립이 늦어지고 있는데 올해도 모금운동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