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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남매 드디어 2학년 시작입니다. 새 학년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엄마에게 가장 중요해진 것은 아이들 스케줄 관리라죠. 올해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킨 옆자리 후배, 이웃들의 아이 관리를 보며 바짝 긴장했던 작년 이맘때가 떠오릅니다. 쌍둥이 남매는 2학년 때에도 수학과 국어를 엄마표 학습지로 진행하고 도움이 필요한 영어는 방과 후 학습하기로 아이들과 (반강제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취미로 하려는 추가 방과 후 수업과 시간이 겹쳐 선택의 폭이 좁더군요. 어쩔 수 없이 1~2학년 구성이 아닌 고학년 반으로 아이들을 배정시키고 담당 선생님께 상황을 설명하고 부탁 말씀을 드렸습니다.

인원수 부족으로 고학년 반이 개설되지 않은 땡글이(아들)의 경우 수업시간이 겹쳐 취미반 수업을 30분 늦게 참여해야 하고 방글이(딸)는 취미반 수업 중 유일한 2학년으로 3~5학년 고학년들과 수업을 들어야 합니다.

1학년 때 안면을 튼 아이들 친구 엄마들에게 사전에 수업시간을 물어보지 않고 수업 스케줄을 짠 탓인데요. 영어 수업과 취미반이 겹치자 몇몇 엄마들은 아이들 성화에 영어수업을 포기하고 취미와 기타 학습 연계 과정을 몇 개 더 선택했더군요. 여기서 서로 친한 몇몇 엄마의 아이들은 같은 스케줄로 움직입니다.

비단 학교의 방과 후 수업뿐만 아니라 학원 스케줄도 친한 엄마끼리 혹은 시간이 맞는 엄마끼리 아이들 시간을 맞춰 함께 다니도록 합니다. 쌍둥이 남매는 저의 네트워크 부족으로 친구들과 함께 받는 수업이 거의 없어요. 이미 짜놓은 스케줄에 우연히 친구가 있어서 즐거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네가 좁은 탓에 어떻게든 만나지기는 합니다.

1년간 먼저 모임을 했던 엄마들이 추가 인원을 모집하면서 주말 축구를 시작한 땡글이, 땡글이가 운동하는 시간에 학교 방과 후 수업- 배드민턴을 배우기로 한 방글이가 너무 힘들어하지 않도록 함께 돌봄을 했던 친구가 계속 주말 배드민턴을 하는지 확인 후 등록한 일, 즉 사전에 함께할 친구를 정하고 시작한 올해 3월은 무척 예외적인 상황입니다.

학습이든 운동이든 아이들은 친구와 함께 활동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엄마보다 친구가 더 좋은 나이가 되어가는 건데요. 학교 혹은 학원 등에서 친구나 친구 엄마를 통해 내 아이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아이도 더 즐겁게 활동에 참여한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엄마들이 친구와 짝을 맞춰 학원 등에 등록하게 마련입니다.

따로 또 같이
따로 또 같이 ⓒ pixabay

아이들이 친구들과 함께 학원을 다니는 것은 득일까요? 실일까요? 어느 쪽이 옳다고 선을 그을 수는 없습니다. 분명한 건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아이들이 함께 학원을 다니는 상황을 오랜 기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입니다.

쌍둥이 남매가 6세로 올라가는 겨울 초입, 휴직 중에 알게 된 같은 유치원 엄마들이 권해서 대여섯 명 정도의 아이들이 함께 태권도장에서 생활체육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다 함께 시작했는데 아이들 성향 때문에 초기에 잘 적응한 아이, 중간에 그만둔 아이 등 그리 오랜 기간 지속하지 못했습니다.

친구가 그만두자 운동을 즐겁게 하던 쌍둥이 남매도 다니기 싫다고 칭얼대는 날이 늘어났습니다. 아이들은 쉽게 친구에게 휩쓸렸습니다. 이 과정은 쌍둥이 남매를 마지막으로 5개월 만에 그만 두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다수가 모여 팀을 짜거나 한두 명의 친구와 짝을 지었을 때 그 관계가 깨지면서 처음에 의도했던 운동량 확보나 학습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어긋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아이들 간의 성격, 학습력 격차뿐 만 아니라 상이한 가정환경 문제, 단순한 상황이나 기분 문제로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학교같이 공적인 관계가 아니라 사적으로 혹은 인위적으로 묶은 팀은 한번 관계가 어긋나면 다시 회복되기가 힘듭니다.

가정환경이나 부모의 교육 철학에 다라 고학년쯤 전학하는 경우도 빈번하죠. 이 경우 학원뿐만 아니라 학교, 동네 커뮤니티까지 둘러싼 모든 환경이 바뀝니다. 떠나는 아이도 남는 아이도 모두 이별의 아픔을 경험합니다. 쌍둥이 남매의 경우 어린이집부터 유치원까지 4~5년간 친구로 지낸 아이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한꺼번에 이사를 하면서 한동안 친구 앓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여러 사람이 어울려야 하는 사회생활인데 틀어지고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단순히 치부하기에는 좀 복잡합니다. 어른 간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 간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거든요.

워킹맘인 탓에, 까칠한 성격 탓에 동네 커뮤니티에 잘 끼지 못해서 아이들이 친구들과 학원에서 어울릴 기회를 가지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조금 미안하기도 합니다. 친구들을 집에 초대하고 싶다고, 친구네 집에 놀러가고 싶다고 칭얼거리는 아이들 요청을 매번 모른척 하는 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의 스케줄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 아이들의 성향에 맞춰 부부가 아이들을 지원해줄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아이들만의 페이스로 꾸준한 습관을 만들어주는 것이 어떤 방면에서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대신 저희 가족은 주말에 인근 공원에서 마음껏 뛰어놀게 해주고, 저희 아이들이 좋은 친구 혹은 친구 엄마들이 저희 가족이 공원에 있는지 확인하고 함께 어울리러 나오곤 합니다.

모든 걸 함께 할 수는 없습니다. 따로 또 같이 그러면서 아이도 부모도 성장하는 수 밖에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네이버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nyyii)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70점엄마#쌍둥이육아#워킹맘육아#방과후#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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