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제10화_김경진의 어째쓰까] "박정희 보고 자란 박근혜, '생존 신화' 씨앗 뿌렸다"
ⓒ 박소영

관련영상보기


인터뷰를 인용 보도할 때는 '오마이TV <장윤선의 팟짱>'이라고 프로그램명을 정확히 밝혀주십시오.

■ 방송 : 장윤선의 팟짱
■ 채널 :
오마이TV웹 http://omn.kr/tv
유튜브 http://omn.kr/fjo3
카카오TV http://omn.kr/mp9l
아프리카TV http://play.afreecatv.com/ohmytv1/185247516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OhmyNewsTV
팟캐스트 _아이튠즈 http://omn.kr/adno _팟빵 http://omn.kr/ayzm
■ 진행 : 박정호 오마이TV 기자
■ 출연 :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아래는 14일 박정호 오마이TV 기자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함께한 인터뷰 내용이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 오마이뉴스

관련사진보기


<색깔 있는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박정호입니다. 대한민국 오천만 국민이 다 웃는 그 날까지. 희망의 새 정치로 전 국민이 포복절도하는 그 날까지. 웃겨야 산다. 김경진의 어째쓰까 제10화 시작하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국민의당 수석 대변인, 김경진 의원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일단 억지로라도 웃어야 합니다. (웃음)"

-(웃음) 처음 하다 보니까 잘 안 되네요. 원래 장윤선 기자가 나와서 웃으면서 분위기 띄워야 하는데.
"선거 때 다니다 보면 4~5년 전까지만 해도 웃음 치료가 굉장히 유행했어요. 경로당이나 노인대학이 지역에 많거든요. 거기 꼭 들어있는 수업 중의 하나가 웃음 치료 교실이에요. 재미있는 내용이 있긴 하지만, 잘 들어보면 '억지로 웃자'예요. (크게 웃음) 이렇게 3분 내내 웃고 있으면 나중에 진짜 웃긴다니까요. 벌써 약간 시원하시죠?"

-(웃음) 시청자 여러분도 웃으면서 오늘 하루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어째쓰까를 방송으로만 듣다가 옆에 앉으니까 웃게 되네요. 신나요. 웃겨야 산다. 저희가 웃겨야 살기 때문에 오늘도 한 시간 동안 웃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지만 저희가 정국을 분석할 때는 진지하게 합니다. 이 이야기를 해볼게요. 지난주 헌법재판소 앞마당에서 저희가 방송을 했습니다. 여덟 시에 첫 타임으로 오셔서, 그때 춥더라고요.
"다행히 장윤선 기자가 핫팩을 하나 주더라고요. 핫팩을 밑에 숨기고. (웃음)"

-추운 아침에 방송하셨는데, 예상대로 8:0, 만장일치가 나왔습니다. 인터뷰 10개 하시느라 그 순간 못 보신 거 아니에요? (웃음)
"(웃음) 저는 이동 중에 차 속에서 핸드폰으로 봤습니다."

-그러셨군요. 어떠셨습니까?
"당연히 8:0으로 될 거라고 얘기했고, 제가 그날 말씀드린 게 거의 맞았어요. 세계일보 부분은 증거가 인정이 안 돼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렸고, 세월호 7시간 관련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 일단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한 문제가 있고, 법적인 의무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하는 부분이 아직 정립이 안 됐기 때문에 폭이 극과 극을 왔다 가야 할 상황이다. 그래서 이 부분은 지켜봐야 한다고 말씀드렸어요. 근데 권력형 농단 사건들, 최순실이 대통령 대행을 하고 최순실에게 뇌물이나 이권을 여러 가지로 챙겨준 건 탄핵 사유가 안 될 수가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부분은 정확히 맞았어요."

-저는 장윤선 기자와 들으면서 처음에 이건 안 된다.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이렇게 얘기해서 '이러다가 기각되는 거 아닌가?' 했어요.
"저도 듣다가 약간 쫄리더라고요. 맨 처음에 나온 부분이 유진룡 장관이 활동한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에 대한 퇴임 압력 의혹이었거든요."

-근데 그게 저희가 볼 때는 탄핵 사유가 될 것 같기도 한데.
"문제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보면 이렇게 되어 있어요.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른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예요. 그게 증거로 확정적으로 인정이 된다면 탄핵 사유가 되는데, 헌법재판소에 나온 증거로는 부족하다는 거예요. 이게 문제가 뭐냐면 헌법재판소에 증거로 사용된 부분이 두 가지예요. 첫째는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나온 사람들의 증언. 헌법재판소의 증언. 법원이나 검찰 조사나 특검 조사가 아니고, 헌법재판소에 증인으로 나온 사람들의 증언입니다. 두 번째가 검찰. 특검 말고 검찰이 조사했던 조서나 서류들. 이 두 가지만 증거로 됐어요. 그러니까 특검에서 조사한 내용은 증거로 일체 헌법재판소에 안 들어갔어요. 그럼 그게 왜 안 들어갔냐? 헌법재판소법 23조에 보면 이렇게 되어 있어요. '헌법재판소는 헌법 재판에 필요하면 관공서나 공무소 등 기관에 대해서 사실 조회와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다. 단, 수사나 재판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가 자료 제출 요구를 할 수 없다.' 그러면 검찰 자료는 어떻게 왔냐? 헌법재판소는 그 조항 때문에 요구를 못 했어요. 근데 국회에 있는 소추 위원들이 요구하니까, 검찰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거예요. 헌재 요구가 아니고, 검찰이 자발적으로 제출한 거예요. 그 23조 단서 조항이 검찰의 자발적 제출까지 막을 수 있다고 본 건 아니에요. 근데 특검은 특검 자체의 추천을 야당에서 했잖아요. 조승식, 박영수 둘 다 야당에서 했고, 국민의당에서 추천한 박영수 특검이 됐는데. 어쨌든 특검 입장에서는 야당에 의해서 추천을 받다보니까, 이게 정파성 시비가... 특히 헌재 마지막 순간까지 저쪽에서 특검이 위헌이라고 큰소리쳤잖아요. 지금도 그러고 있잖아요. 그래서 특검 입장에서는 이 정파성 시비에 시달리기 싫으니까 헌법재판소법 23조 1항 단서 '헌법재판소는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한 자료 요구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해서 특검에서 조사했던 자료는 제출을 안 한 거예요. 그런데 정작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삼성 이재용 씨 뇌물 부분, 문체부 공무원들 직권 면직시킨 부분들은 다 특검에 의해서 조사가 됐던 부분이에요. 이 자료는 헌재 탄핵 심판 과정에서 특검 조사 부분은 일체 제출이 안 됐어요. 마지막에 특검 발표문 있잖아요. 100쪽짜리 이것만 출력해서 마지막 순간에 헌재 재판 변론 종결하고 참고 자료로 들어갔을 뿐이에요. 이건 증거 자료가 아니에요. 수사 결과 발표문만 참고 자료로 들어갔어요. 그래서 증거가 안 됐던 거예요. 맨 첫 번째 항목인 문체부 공무원들 강제로 사직시키라고 했던 부분은 특검에서는 증거가 확보됐지만, 헌재 증거로서는 안 나왔던 거예요."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또 한 가지가 뭐냐면, 탄핵이 최순실이 대통령 서류 받아본 거, 최순실한테 이권 챙겨준 게 탄핵 사유였잖아요. 그러면 이재용 뇌물 부분이 탄핵 사유가 됐느냐? 안 됐어요. 왜 안 됐냐면 특검에서 밝혀낸 부분이에요. 그러면 최초에 검찰에서 탄핵 재판 소추를 할 때는 일반 검찰에서 밝혀낸 부분까지만 해서 탄핵 소추를 했어요. 특검에서 추가로 밝혀낸 블랙리스트 부분들, 이재용 뇌물 부분은 아예 탄핵 사유로 안 들어갔어요. 왜 국회에서는 탄핵 사유로 그걸 안 넣었냐? 최초에 탄핵 심판을 제기할 때는 명확한 증거로서 거기까지는 안 밝혀졌던 거예요. 국회에서 중간에 추가할 수가 있었는데, 추가하면 탄핵 재판이 더 길게 뒤로 가버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국회 입장에서는 확실한 게 여러 개 가면 좋잖아요. 명확하게 탄핵을 시킬 수 있으니까. 뇌물죄도 크고, 블랙리스트도 크니까 탄핵 사유로 집어넣으면 좋지만, 그러면 재판이 더 뒤로 가는 거예요."

-대통령 대리인단이 가만있지 않겠죠.
"그렇죠. 그러면 7인 체제 이렇게 되어 버리니까, 조금 위험이 있더라도 그 정도 선에서 끊자. 탄핵 사유를 더 추가하지 말자. 그게 국회의 판단이었어요. 근데 어쨌든 처음에 조금 가슴이..."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특검이 열심히 했던 부분들이 안 들어간 게 좀 아쉽네요.
"우리가 약간 배를 산으로 옮겨서 산 위에서 배 구경을 하면, 가령 어떤 사람이 굉장히 좋은 생각을 할 수가 있어요. 국가 경영에 관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수도 있는데, 이 사람이 실제 이걸 실행할 만한 능력이 있는가는 또 다른 문제예요. 한비자가 법치주의를 주장했고, 진시황이 한비자의 법치주의를 받아들여서 천하를 통일했잖아요. 엄격하게 체제를 정비하고. 근데 그 체제를 정비했을 때 실제 진시황 밑에서 행정의 총책임자는 이사나 상왕 이런 분들이 집행했어요. 한비자는 진나라에 와서 진나라 임금하고 핵심 신하들한테 그 사상을 가르쳐주고 끝났던 거예요. 이번 헌법재판 과정에서도 우리가 볼 때는 명확한 것을 끼워 넣어서 누가 봐도 탄핵에 대해 찍소리도 못하게 만들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절차적인 시간, 현재 탄핵재판관들이 임기가 계속 만료되고 한다는 상황 속에서 더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우리가 사회를 볼 때 여러 중층적인 측면을 종합해서 봐야 하는 거예요. 단순히 평면만 가지고 보면, 그 평면만 잘라서 절대적인 기준 가치를 부여해서 보면 그게 맞을지도 모르죠. 근데 모든 상황을 종합해서 볼 때, 하나의 면만 가지고 비판해서는 안 돼요. 실체적인 면에서는 빠졌다고 할지라도, 현재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이게 최선이라면 그 길을 선택해서 가는 것이 정말 지도자다운 길인 거예요. 그래서 딱 단면적인 것만 보고 말씀해주지는 말아주십사는 것이 그 얘기입니다. 여기서 깨알같이 국민의당이나 박지원 대표에 대해서 또 자랑하면, 12월 2일에 탄핵 투표를 하는 게 맞았는지, 12월 9일에 하는 게 맞았는지. 지금 보면 이미 끝났기 때문에 무의미한 얘기예요. 이미 가치를 상실한 의미이긴 한데, 12월 2일에 투표했으면 지금 바른정당 떨어져 나온 비박계들이 그때 찬성표를 던질 준비가 안 돼 있었어요. 내부적으로 저희가 확인해본 바에 의하면. 12월 9일에 했으니까 됐던 거예요. 근데 저희는 12월 9일에 안 한다고 문자 폭탄 받고 저도 이틀간 실신해서 있었잖아요. 의원회관에서 블라인드 내리고 안에서 식음을 전폐하고, '도대체 내가 뭘 잘못 한 거야. 내가 왜 이 고통을...' (웃음)"

-그때 정말 우리 국민께서 하루빨리 탄핵을 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려오길 바라는 마음이 컸고요. 사실 그래서 그런 동력을 가지고 우리 촛불 집회에서 시민들이 탄핵을 큰소리로 외쳐서 만들어냈고, 거기에 비박계가 '앗 뜨거' 하면서 '안 되겠구나, 해야겠구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근데 하... 친박... 특히 골수 친박 사람들이... 어제 기사 보니까 윤상현이랑 조원진이랑 몇 명 등은 탄핵당한 대통령한테 무슨 개인 참모를 하겠다고 떴던데요?"

-네. 사저 팀이 구성됐다고 해서 서청원 의원이 총괄하고, 이런 얘기가 있었어요. 조원진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인은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얘기가 계속 나오는 건, 뭐 그날도 보셨잖아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저에 돌아갈 때 쭉 도열해서 인사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위로해주는. 서로 웃으면서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었어요. 이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죠. 다시 헌재 얘기를 조금만 더 해보면, 그날 저희가 장윤선 기자와 김경진 의원께서 인터뷰할 때 아마 그쯤에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출근했습니다. 머리에 헤어롤을 꽂고, 그게 화제가 됐는데, 전 보면서 합성인 줄 알았어요. 근데 진짜로 헤어롤을 꽂고 출근하셨습니다. 그만큼 정말 매진해 왔다는 걸 알 수가 있고, 역사적인 판결을 앞두고 정말 힘드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열심히 일했다고 격려해 주고 싶은 마음이 모두 많이 들었어요.
"그분들 말씀으로도 3개월 며칠 동안을 거의 하루도 안 빠지고 헌재로 출근했고, 정말 새벽부터 한밤중까지."

-수도승 생활을 한 거 같아요. 어제 이정미 대행이 이런 말을 하면서 퇴임식을 했습니다. '우리 헌법재판소는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 '언제나 그랬듯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면서 헌법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고 얘기했는데, 이 말을 들으면서 저는 뭉클하더라고요. 국민 모두가 헌법 앞에 평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고, 또 '주권재민'이 이번 헌재 판결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가치 아닙니까?
"저는 이번에 깜짝 놀랐던 게, 물론 헌재 재판관들 대부분이 다 보수 성향이에요. 김이수 재판관 한 분만 빼놓고. 과거에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구성했던 헌재를 보면, 재야 운동권 투사를 하던 변호 인사들이 헌재 재판관들이 헌재 재판관으로 들어갔어요. 그분들은 진짜 진보적인 사람들 아닙니까. 근데 지금 헌재 재판관은 탄핵에 관여했던 9분 모두가 사실은 보수 성향이에요. 그나마 김이수 재판관이 조금 진보적이라는 건데. 그중에서도 대통령이 임명한 정말 극단적인 보수 재판관 두세 분 계시잖아요. 특히 안창호 재판관은 공안 검사 오랫동안 하셨거든요. 근데 안창호 재판관이 말미에 보충 의견을 하셨잖아요. 이건 좌우도 보수·진보의 문제도 아니고, 국가의 가장 기초적인 질서에 관한 문제다. 이건 그리고 맨날 쟤들 얘기하는 거 있잖아요. '노무현 때 누가 얼마 받았고, 김대중의 아들 김홍일이 얼마를 받았고, 누가 옛날에 어떻게 받아먹었는데, 이게 박근혜가 파면당할 일이냐.' 근데 불법의 평등을 주장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얘기했잖아요. 옛날에 그렇게 했으니까 지금 2016년에도 그렇게 해 먹어야 한다고 하는 그런 어리석은 얘기는 이제 그만하라는 거 아니에요. 그 보수적인 재판관들조차 단 한 분의 이의도 없이, 우리 이 시대에 맞는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지도자. 그리고 지도자가 취해야 할 정치의 방식, 행정의 태도를 명확히 제시해준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요. 결정문 쭉 읽어보고, 우리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는 나라구나.
"그나저나 조금 또 배를 산으로 좀 가서 탄핵 재판이 있던 그 날, 9595 쇼라고 전영미 씨 성대모사 하는 그 프로그램 있잖아요. 그날 전영미 씨가 9595쇼에 성대모사를 안 나왔어요. 교통방송에 항의 전화했어요. 이 역사적인 날 왜 안 나옵니까. (웃음)"

-(웃음) 저희가 참 웃으면서 돌이켜 보고 있는데요. 주권재민의 헌법 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게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불의, 부패와 반부패의 문제다. 우리 역사의 문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가 있습니다. 저희가 지난주 8시 헌법재판소 앞마당에서 방송할 때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이후 어떤 입장을 낼까 하는 얘기를 했었고요. 의원님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발표가 나면 대통령께서 승복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왔으면 좋겠다.' 저희가 사실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일요일에 본 박 전 대통령의 모습은 저희가 기대했던 것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얘기 들으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대국민 선전포고 아닌가요?
"일단 2박 3일 아닙니까. 11일 11시 21분에 판결 선고가 났고, 그러면 늦어도 오후 2~3시에는 국민께 '죄송하다, 송구하다'는 말이 나왔어야 했거든요. 국민이 계속 마음 끓이고, 또 대통령에게 속임을 당한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기자회견 할 때 얼마나 강조했습니까? '나는 엮인 거다. 나는 잘못한 게 없다. 선의였다' 주장했었습니다. 그리고 '검찰 수사, 특검 수사 다 잘 받겠다'고 했습니다. 나중에는 헌재 나와서 최후 진술한다 안 한다는 말까지 있었는데, 더는 국민들이 믿거나 신임을 줄 수 없는 상태까지 왔어요.
"그러니까요. 2박 3일 동안 아무 얘기 안 하시다가, 관저 들어가면서 자기 입도 아니고, 그것도 탄핵당한 대통령이 현재 국회의원 신분을 가진 전임 청와대 대변인의 입을 통해서 짧은 네 줄의 얘기를 했어요. 그것도 검찰, 특검, 헌법재판소도 인정한 얘기를 자기 혼자만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진다'고. 사실 탄핵 당한 분에 대해서 거친 얘기를 하면 저희도 마음이 편치 않아요. 근데 쉽게 얘기하면 '매를 번다'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어요."

-잘못한 게 드러났으면 거기에 대해서 사과하고, 앞으로의 우리 역사를 위해 통합하고 화합하는 메시지를 내야 하는데, 그런 얘기 전혀 없었고요. 또 앞에 메시지를 보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이것도 좀 이상하더라고요. 모든 결과에 대해서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이건 내가 잘못한 건 없는데 대승적으로 안고 간다는 뜻인 것 같아요.
"이런 것 같아요. 어쨌든 나는 억울하게 계속 당해왔고, 앞으로도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으니까 계속 억울하게 당할 것 같다. 근데 나의 지지자들이여, 어쨌든 내가 억울하다고 계속 생각해줘. 그래서 자기의 신화를 최소한 자기 지지층 안에, 허위의 신화를 만들어 놓기 위한 말의 씨앗을 뿌려놓는 거예요. 성경에 보면 정말 멋진 구절이 있잖아요. 하느님 말씀이 사람 가운데 계시나니, 이런 구절이 있잖아요. 말이 전부예요. 말이라는 것이 사람의 생각, 사상, 신화, 우리의 세상을 만들어 내는 건데, 그 말의 씨앗을 자기 지지층 안에 심어놓고, 거짓의 나무에 싹을 틔우기 위한 거예요."

-결국 이것도 자기 자신을 위한 거 아닙니까? 우리 국민과 역사를 위해 이런 얘기를 한 게 아니라.
"자기 생존, 조금 더 보면 자기 몇몇 측근들까지 포함한 자기 세력들의 생존."

-한 나라의 대통령이었다고는 볼 수 없는 모습을 저희가 보고 있습니다. 청와대에서 이틀간 머물렀다는 건 많은 비판도 있었습니다. 조국 교수는 숙박비를 받아야 한다는 말씀까지 하셨지만, 그걸 넘어가서도 사저에 들어가는데 웃으면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마치 선거 유세장에 나온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솔직히 좀 소름이 돋았어요. 어떻게 저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짜증도 나고, 저도 그걸 TV 화면으로 보고 있다가 속에서 확 올라오는데, 모든 사람이 똑같은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희가 오천만을 웃긴다. 웃겨야 산다고 했는데, 대통령을 저희가 웃게 만든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웃음)
"대통령이 저희를 하도 웃겨버리는데 웃기는 게 하도 냉소적이라 신경질이 스멀스멀 올라와요. (웃음) 대통령이 우리를 웃기는데, 안 웃기는 걸 억지로 웃기려고 하니까 힘들어 죽겠어요. 이 양반이 또 하나 놀랐던 것은 얼굴 (피부가) 탱탱하잖아요. 이 양반의 정치는 이런 거예요. 사람들에게 화려하고 빛나 보이는 외관을 통해 사람들을 따라오게 하는 거예요. 두 번째는 싸우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서 자기 주변에 뭉치게 하는 거예요. 뭐랄까. 싸움과 투쟁의 절차적 방법론의 천재예요. 문제는 그렇게 싸워서 이겼을 때 콘텐츠가 있어야 할 거 아니에요. 무엇 때문에 싸우고, 무엇 때문에 정치 세계에 나가서 승리하는데. 이게 국리민복 아니에요. 국가에 이롭고 국민을 복되게 하고. 그 콘텐츠가 없고 생각이 없는 거예요. 오로지 싸워서 이긴다. 환한 표정과 멋있는 자세로 사람들을 끌고 다닌다. 싸워야 할 전선이 상대방이 조금만 잘못한 게 있으면 때리면서 강인한 투사로서의 모습을 보이면서 자기 주변에 응집시킨다. 이런 전투적 기술만 온몸에 밴 사람이에요. 어린 시절에 부친이었던 대통령 옆에서 그런 부분만 정확하게 습득을 했던 거예요."

-박정희 전 대통령을 닮을 수밖에 없는 대통령이었군요. 지금 저희 화면으로 삼성동 사저 박 전 대통령이 도착하는 모습 보여드렸는데요. 지지자들이 많이 왔더라고요. 아침부터 와 있었어요. 사실 언론에서는 어제(13일) 오전에 간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 친박 단체들이 어떻게 알고 미리 와 있더라고요. 계속 이렇게 연결이 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저렇게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흔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국민께서 '참 내가 이러려고 대한민국 국민 했나'하는 자괴감을 느꼈을 만한 상황입니다.
"저는 진짜 근데 저 성조기를 왜 들고 있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어요. 제발 답변 좀 해주세요."

-저희가 촛불 집회 나갔을 때 좀 물어봤었는데, '한미동맹이 중요하다. 나라가 어려울수록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 한다. 그래서 성조기를 들고 나왔다.' 이렇게 얘기하시더라고요. 지금 나라가 위기라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한미동맹을 굳건히 해야 하는 것은 맞는데,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국가 행정의 최정점에 있는 것이 진짜 위기죠. 그리고 한미동맹도 누가 일방적으로 무기 팔아먹어서 남의 돈 빼먹는 것이 동맹이 아니고, 상호호혜 하는 거죠. 물론 우리는 1950년대 북한이 쳐들어 내려왔을 때 미국이 전 세계적인 군사를 동원해서 우리가 공산화되는 것을 막아준 은혜를 입은 것은 분명히 있어요. 그 점에 대해서는 미국에 감사해야 하고, 또 그 이후에 우리가 경제적으로 약체일 때 미국으로부터 여러 경제 원조를 받아서 우리나라 성장에 기반이 됐던 것은 맞아요. 그 과거 은혜에 대해서는 우리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도 가지고 있어야 해요. 그리고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받았던 그 수혜나 은혜만큼은 또 가난한 나라에 제3국들에게 베풀어 줘야 해요. 우리가 이미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 됐으니까. 그래서 이런저런 자금을 가지고, 해외 원조 자금들이 상당히 많이 있어요. 물론 이번에 최순실이 그거 빼먹으려고, 미얀마에서 빼먹고, 중동에서 빼먹으려고 마수를 뻗치다가, 미얀마 대사까지 삼성전기 출신으로 꽂았는데, 이번에 발각되면서 멈췄던 거 아닙니까. 근데 어쨌든 우리가 세계적으로 원조하는 방식이 돼야 하고, 지금 현재처럼 긴장이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미국 내에서도 배치하지 않는 무기를 한국에 최우선으로 배치한다든지, 국제 정세에 있어서 우리가 단 하나의 말로 작용한다든지, 하는 건 상호호혜라고 보기에는 부적절해요. 과거 은혜에 감사한 건 감사하고, 현재 서로 주고받을 것은 명확하게 주고받아야죠. 또 우리 세계 자체가 미국의 호전성도 없애야 하고, 호전성을 없애야 한다는 것은 미국이나 중국이나 세계 각국의 군사 무기 공장들을 폐쇄시켜 나아가야 한다는 것과 똑같은 얘기예요. 우리나라도 언제 신문 봤더니 K-9 자주포 국산화 성공했는데 잘 팔린다고 하더라고요. 핀란드에 900억인가, 1800억 어치인가 수출 계약을 했다고 굉장히 잘했다고 얘기해요. 지금 돈 한 푼이 아쉬운 판에 수출했으면 좋은 건 좋은 거죠. 근데 무기를 수출했다는 건 우리 입장에서는 부끄러워해야 돼요. 전 세계의 모든 무기상은 다들 좀 생각을 해봐야 해요. 근데 각국의 군사 대국화 경향이 실은 뒤에 무기 산업이 직접적으로 연결돼서 성장하는 문제들이거든요. 미국에 대해서 비판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예요. 중국도 난사군도 같은 곳에 섬 산호초 조금만 있는 거 시멘트로 1km짜리 인공 섬 만들어 버리잖아요. 비행기도 세우고, 레이더도 세우고. 자기 땅이라고 하는 거 아니에요. 저게 만약 중국이 미국만큼의 슈퍼 파워를 가지면, 우리가 역사 속에서 봤던 미국의 야만성도 있지만, 중국이 조선 말기에 우리나라에 침략해서 이런저런 중국 인물들이 한국을 가지고 놀았던 역사들이 있잖아요.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을 추종할 필요도 없고, 미국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 현재 역사는 냉철하게 봐야 돼요."

-지금도 성조기를 들고 열렬하게 박 전 대통령을 맞이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제가 방송하러 촛불 집회 나갔다가 대형 성조기가 옆에 있는 거예요. '큰일 났다, 탄핵 반대 집회하는 사람들이 여기까지 쳐들어 왔구나'했는데, 자세히 보니 미국 대사관이었어요. (함께 웃음)
"근데 다만 우리 촛불 시민들께서도 저분들 중에는 돈 받고 현장에 동원된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자발적으로 온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조금은 심정을 이해해 줘야 할 부분이 뭐냐면, 간혹 아주 나이 드신 어르신들 만나보면, 6.25 때 저쪽 북한군들에 의해서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저쪽에 내응한 그런 것들에 의해 형제나 부모가 죽었던 분들을 만난 경험이 있어요. 자기 가족이 공산군에 의해 죽었다면 본인이 죽을 때까지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거든요. 항상 그런 것 같아요. 정반합으로 우리 역사가 발전해 간다는 건데, 우리 촛불이 정이고 저기가 반이라고 할 때, 저 반이 절대 악은 아니라는 거예요. 저 사람들이 촛불 탄핵 국면에 있어서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끊어줘야 하지만, 저 사람들이 저 행동에 이르게 된 과정 등은 항상 염두에 두고 품고 가야 할 대상이라는 점까지 잊어버리면 안 돼요."

-왜 나오게 되셨는지. 그 아픔과 얘기들을 들어주고 보듬어 주는 게 필요하다는 말씀이십니다. 어쨌든 박 전 대통령 사저 복귀 현장에 갔을 때는 너무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졌구요. 친박 세력이 결집해서 불복 운동을 펼쳐나갈 가능성이 커 보여요. 어제 보니까 지지자들의 꽃배달도 이어지고 있고, 조원진 의원이나 윤상현 의원이 찾아가서 얘기 나누는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3월에 가끔 봄눈이 내리거든요. 춘설이 어떨 때는 30센티도 쌓여요. 그래 봐야 봄 햇살이 비추고, 영상 10도 넘게 올라가면 두 시간이면 녹아요. 자기들 꽃배달 해보고, 조원진이 가서 '누님 힘내세요' 하면서 어깨 두드려봐야 검찰 수사를 피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이 정의인지 헌법재판소에서 사법적으로 명확하게 단죄가 됐고, 심지어 보수 언론조차도 다들 인정하는 부분이잖아요. 우리 사회 주류적인 생각이잖아요. 뭘 할 수 있겠어요? 너무 큰 의미는 부여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세력은 유신의 망령이 잠시 살아왔을 때예요. 유신 망령의 귀신이 살아서 박근혜 대통령의 탈을 쓰고 4년간 존재했어요. 잠시 4년간 춘설이 내렸던 거예요. 근데 이게 따뜻한 봄날이 돌아오니까 한순간에 녹아 없어지고, 그냥 다 날아갈 것이다. 전혀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오히려 우리는 미래에 대한 콘텐츠를 어떻게 채워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 김경진 의원님의 분석에 따르면 너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유신 망령은 이제 관심 끊고 앞으로 나가자. 그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가 어떻게 될지 관심이 많이 모이고 있습니다. 어제 박근혜 지킴이 결사대가 발족이 됐습니다. 24시간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지킨다는 건데요. '경호 인력이 부족하고, 근거 없는 선동과 증오가 조장되어 신변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한다는 거예요. 경호 맡을 단체가 없다는 게 발족 이유이던데, 이게 나중에 검찰 수사 국면에 갔을 때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요?
"그렇죠. 골목이 좁고. 근데 첫째는 저분들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하는 거고. 저분들 말은 말이 안되는 게, 대통령이 총애하던 윤전추 씨와 이영선 씨가 끝까지 가서 경호하고 있잖습니까? 핸드폰 닦아 드리면서. 그래서 저분들보고 이 얘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근거 없는 걱정하지 마시라. 이영선, 윤전추가 1년 365일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 당신들 굳이 필요 없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두 번째는 너무 심하게 하시다가 가령 검찰이 체포 영장이나 구속 영장을 집행하러 왔을 때 저분들이 난동을 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어요. 이번에는 좀 법 집행이 강력해야 해요. 헌법재판소에 의해서 명확히 파면됐고, 대통령의 위법성이 인정됐습니다. 지금은 범죄의 피의자 아닙니까? 범죄 피의자 자격에서 검찰이 소환 요구를 하면 당연히 출석해야 하고,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 영장을 받으러 올 거 아닙니까. 집행하러 올 텐데, 그 상황까지 체포 영장 집행을 현장에서 막는다는 건 대한민국 법질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단호하게 전원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해서 구속해야 합니다. 그건 대한민국 법질서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있어요."

-말은 쉬운데, 현실은 그렇게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황교안 권한대행도 권력의 최정점에 있고, 검찰도 수뇌부가 시민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줄까 하는 의구심이 있습니다.
"첫째 검찰을 두고 보면, 검찰도 살아남아야 합니다. 최순실 사건 수사 초기에 검찰이 국민에게 보여줬던 실망스러운 모습이 우리 머릿속에 생생하게 자리 잡고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특검으로 갔고. 검찰이 국민에게 그 정도 낮은 신뢰를 받는 한 검찰은 국민들에 의해 개혁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요. 현재 지금 국회 법사위(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야당 발의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이 계류 중이거든요. 이 공수처법도 있고, 검찰 입장에서는 조직 보위를 위해서는 필사적으로 수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여전히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 상층부에 살아 있어서 어느 정도 우려는 있어요. 그럼에도 검찰은 조직 보위가 첫 번째입니다. 두 번째는 별다른 돌발 상황이 아니면 이번 정권은 야권 내에서 집권할 확률이 매우 높고, 보수 정당 쪽에서는 집권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이런 상황과 결합한다면, 검찰이 수사를 대충 할 거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아요. 두 번째는 황교안 총리 문제입니다. 황교안 총리도 그런 전체적인 상황 맥락 속에서 검찰이 체포 영장을 집행하러 가는데, 저 사람들이 방해했을 때 경찰력을 동원해서 진압하지 않을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겁니다. 경찰도 경찰 나름의 조직 논리가 있거든요. 당연히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 엄정하게 집행해야 되는 건, 공무원과 공적 기관들의 책무거든요. 경찰이 하겠다는데 총리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경찰은 검찰 요구가 있는데 안 한다고 할 수 있을 건인가. 그러기는 쉽지 않을 거라고 봐요. 밖에서 대통령을 위해 골목 호위대를 조직한다지만, 현실에서 유의미하게 수사를 방해할 준동 세력으로 활동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겁니다."

-김경진 의원님의 예측대로 흘러가면 좋을 텐데, 그렇게 안 되면 우리 시민들께서 주말에 또 나와야 해요.
"제발 꽃구경 좀 하고 놉시다. 아 꽃구경하시면 안 돼요. 매주 주말마다 대선 후보들 심층 검증을 하셔야 합니다. 공약도 보시고,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궤적도 보시고, 그 사람 머릿속도 한 번 열어 보시고."

-우리 시민들이 쉴 틈이 없어요.
"시민들 바쁘세요. 국민 하기 쉽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주말도 없고. 10월 29일부터 지난주까지.
"대신 제가 오마이TV에서 웃겨드립니다. (함께 웃음)"

-특검 수사와 검찰 수사가 쭉 이어져 오면서 국민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고요.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이 또 들더라고요. 탄핵 선고 당일에 청와대 압수수색이 있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지금 압수수색을 한다고 해도 늦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죠. 압수수색을 즉시 신속하게 해야 하는데, 실은 고민이 이런 부분일 거예요. 대통령이 나갔으니까 당연히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서 가지고 가면 지난번과 달리 쉽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느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황교안 권한대행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거예요. 청와대라는 곳이 군사 시설이거든요. 군부대가 실제로 들어와 있어요. 대통령 경호실도 그렇고. 이 군사 시설에 대해서는 형사소송법이 이렇게 되어 있어요. '군사시설에 대해서는 책임자의 허락을 받고 압수수색을 실시해야 된다.' 그리고 책임자는 국가 안보를 위해서 아주 특별히 정당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허락을 반드시 해줘야 한다고 되어 있어요. 그럼 이런 거예요. 검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가지고 왔을 때, 지난번 안종범 수첩 특검에서 압수한 것처럼 청와대에 남아 있는 범죄 증거물이 분명히 있을 거고, 일부는 컴퓨터 서버도 뒤져봐야 할 거 아니에요. 그 서버 안에 국가 기밀이 분명히 있어요. 그러면 검찰에서 국가기밀을 함부로 뒤져보는 것은 또 안 돼요. 밖으로 샐 위험이 있으니까. 그래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은 이거라고 봐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가서 현장에서 군사기밀, 외교기밀 보안 책임자하고 같이 앉아서 검사와 책임자가 함께 보는 거예요. 컴퓨터 자료의 경우는 양이 방대할 수밖에 없어요. 같이 하나씩 하나씩 보면서 기밀에 해당하는 사항은 빼고, 증거 자료가 될 만한 부분은 특별히 뽑아오거나 복사를 해 오는 식으로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이 방식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 문제는 그 부분도 황교안 총리가 허락을 해줘야 해요. 지난번에 황교안 총리 아무 대꾸 안 하고 버텼잖아요."

-이러면 가능성이 높지 않겠네요?
"또 하나가 뭐냐면 이미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니까 행정자치부에서 대통령 기록물로 분류하는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는 겁니다. 대통령 기록관에 지정기록물로 들어가면 30년 있어야 봉인이 풀려요. 30년 이전에 그걸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국회에서 의결하거나, 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영장을 발부받아야 해요. 그래서 기록물 지정되기 전에 일단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서 집행에 들어가야 하고, 집행에 들어갈 때 황교안 총리는 아까 말한 전제 조건을 달아서 같이 집행을 허가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위해 가장 합리적이고 정당한 방법이에요. 근데 문제는 황교안이 박근혜 키즈였잖아요. 박근혜 호위무사를 자처했었잖아요. 과연 그럼 지금 박근혜가 퇴진한 이 시점에 어떻게 나올 것인지가 관건이에요."

-또다시 황교안 세 글자를 떠올리게.
"그래서 총리부터 바꾸자고 우리가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 끝까지. (웃음)"

-황교안 총리가 계속 길목을 막아서고 있는 형국인데요.
"거기다가 황교안은 법무부 장관부터 했잖아요. 이게 수사가 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황교안 본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그때 그나마 박근혜 대통령이 지명했던 김병준으로 바꿨다면 지금 운신의 폭이 많이 자유로웠을 거예요."

-그건 여러 가지 주장이 있습니다. 총리를 그때 했다면 탄핵이 됐겠냐. 어쨌든 황교안 권한대행이 어떤 입장을 보일 것이냐는 것을 지켜봐야 할 것 같고요. 검찰이 출국 금지는 할까요? 지금 보도가 나오는 걸 보니까 '탄핵 됐더라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있다. 청와대 경호팀의 보호를 받아 동태가 다 파악됐다는 점에서 출국금지는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근데 저도 도망갈 것 같지는 않아요. 자기 집에 있으니까 주거 농성하는 거죠."

-그게 자기 입장에서는 마음 편히 있을 수 있고, 친박 위원들도 만나면서 동향 파악도 하고 여론전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승만 대통령이 하와이로 도망갔잖아요. 하와이 말년에는 이발소에 갈 돈이 없었데요. 물론 요즘은 국제적으로 돈이 워낙 자유롭게 오가고, 스위스 금고에 얼마나 있다는 루머가 돌아다니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해외로 도피하고 도망 다니는 건 얼굴이 알려질 만큼 알려진 사람이 쉽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까지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건 조금 걱정의 정도가 너무 깊지 않나 싶어요."

-우리 국민들 외쳤던 게 두 가지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또 하나는 적폐 청산입니다. 하지만 2월 국회 보면 아시겠지만, 개혁 입법이 된 게 없어요. 국민들이 국회를 보면서 '촛불 집회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 된 게 없어. 국회 뭐한 거야?'하고 말씀하시고 계세요. 어떻습니까?
"일단 뺨 한 대 맞을게요. 자가 반성하고. 근데 이 적폐가 첫 번째는 검찰 수사로 해야 하는 부분이 있을 거고요. 그건 범죄들이겠죠. 아주 분명한 적폐들이잖아요. 그다음에 감사원 감사로 해야 할 부분이 있잖아요. 가령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인데, 거기에 수동적으로 도와줬던 공무원들이라든지. 감사원 감사나 징계로 가야 할 부분들이 있고. 또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같이 제도나 시스템을 억지로 우기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이건 저희 국회가 관여해야 할 부분인데, 각각의 영역에서 다 해야 돼요. 검찰은 검찰대로 제대로 하라 하고 검찰에 맡겨줘야 해요. 그건 검찰 본연의 기능이니까. 우리 국회는 눈 부릅뜨고 있다가 검찰이 제대로 안 할 때, '그게 똑바로 하는 거야? 제대로 못 해'라고 국정 감시 기능을 행사해야 해요. 근데 감시 기능을 넘어서면 안 돼요.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건 가이드라인을 주는 거고, 행정부 감시 기능을 넘어서 직접 해서는 안 되는 문제들이에요. 그건 원래 행정부 집행권인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이 해야 될 문제들이에요. 우리는 검찰이 못하고 있을 때 시비를 거는 방식으로 국정을 통제해야 하는 적폐청산이 하나가 있고. 감사원 부분도 여러 가지할 것들이 많은 거예요. 감사원에도 요구를 해야 돼요. 그리고 우리가 해야 될 부분들 몇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법사위에서 지난번에 권성동 위원장이 만장일치 합의에 의해서 모든 안건을 법사위에서 상정하는 게 관례라고 하고 있잖아요. 그게 좋은 관례예요. 근데 문제는 특정 사안에 대해서 알박기를 하면 아무리 옳고, 국민적 여론의 지지를 받는 상황이라도, 자유한국당, 특히 춘천에 있는 김 모 씨 때문에 아무것도 안 돼요. 그래서 어제 국회의장이랑 야당 교섭단체 대표들이 모여서 이런 얘기를 했어요. '좋다. 그러면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하자. 선진화법의 문제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 싸움을 안 하고 서로 대화로 하는 장점은 얻었지만, 알박기 문제 때문에 안 되겠다. 선진화법을 어느 정도 다시 과거로 되돌리자. 대신 이번에 하지 말고, 개정안을 만들어 놓고, 21대 국회부터 적용하자. 그럼 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 아니냐.' 이렇게 안을 내놓은 상태예요. 그래서 지금 당장 개혁 입법이 신속하게 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개혁 입법이 돌아갈 수 있는 절차적인 시스템이라도 다시 보완을 해 놓자는 제의를 해놨어요. 자유한국당 빼놓고 나머지 3당은 합의가 다 됐어요."

-언제나 자유한국당의 문제네요.
"거기가 박근혜 탄핵 반대 탄원서를 쓰신 53분. 탄핵할 때도 찬성을 안 하신 53분이 계시는. 53분의 위대한."

-그분들이 또 세력화를 해서 삼성동 사저 주변으로 모일 것 같은데.
"그다음에 국정교과서 문제도 그렇고, 이런저런 문제들 우리가 좀 손봐야 할 것들이 있어요. 국회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대선 국면에 들어와서 일단 앞으로 두 달 동안 조금 주춤할 것 같아요. 대통령이 입법 권한은 없잖아요. 실은 우리 국회가 입법해주면 대통령은 집행할 따름 아니에요.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정치는 대통령 자체가 국가원수와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지위와 자격이 있잖아요. 대통령이 주창하는 부분이 상당 정도 국회 입법에서도 반영이 되어 왔어요. 현실과 역사가. 그래서 새롭게 선출되는 대통령이 '나는 정부 조직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이런 제도는 이렇게 바꾸고 싶다'고 하면, 초기 몇 달 동안은 가급적 그분의 의견을 들어드려서, 새로운 행정의 기반을 우리가 도와 드리자. 이게 속칭 말하는 허니문 기간이에요. 그 기간을 마련해 드려야 할 필요성이 있어요. 근데 지금 우리가 우선 바꿔버리면, 그분이 '나는 생각을 달리한다' 해버리면 또 좀 복잡해져요. 원래대로 한다면 입법부 우위예요. 우리는 법을 만들고, 우리가 만든 법 범위 내에서 행정부가 집행을 해야 합니다. 어쨌든 정치 문화와 정치 현실은 대통령이 바라는 바로 끌고 가고자 하는 행정의 이상향으로 입법적으로 뒷받침을 한동안은 해 드려요."

-여지를 남겨두자는 말씀이시죠?
"네. 그런 상황도 조금 있어요."

-아무튼 탄핵 정국을 견인해 낸 촛불 집회에서 드러난 우리의 민심은 분명히 적폐청산, 새로운 대한민국을 바라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요."

-삼성동 사저 주변 주민들께서 난리가 났더라고요. 한 초등학생이 인터뷰한 신문 기사를 보니까 '우리 동네 망한 것 같아요.' 너무 시끄럽고 태극기와 성조기 들고 흔들고 있으니까 정상적인 동네가 아닌 거 같은 거예요. 우리 주민들 손해배상 청구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보면 장난 아니잖아요. 취재진을 향해서 욕설을 하고. 지난번 탄핵 날은 사다리로 때리고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안타깝게 3분 목숨을 잃기도 했는데요. 이런 걸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과, 승복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저희가 강조를 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스무 번이나 광장에 나왔는데 또 나와야 하나요?
"위대한 국민께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 박지원 대표 말을 빌리면 '국민은 알파고, 정치는 8비트.' (웃음)"

-(웃음) 맞아요. 우리 국민들의 위대함을 탄핵 정국을 통해서 느낄 수가 있었고요. 의원님께서도 촛불 집회 계속 참여하고, 지켜보셨는데 어떤 걸 느끼셨나요?
"제가 느꼈다기보다도 외신들이 분석한 기사들이 있어요.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대한민국 헌법 재판 제도가 이렇게 잘 작동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가령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결정이 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군사쿠데타나 유혈 쿠데타같이 총칼을 가진 집단들이 개입하려는 유혹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을 수 있다. 거기서 꿈쩍도 안 하고 안 움직였다. 국민들의 질서와 수준이 세계 최고라는 것이 이번 탄핵 사건에 대한 외신들의 분석이에요. 타고르가 말한 '위대한 동방의 불빛'으로 이미 정신적으로는 전 세계의 구심점에 와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복지 국가로 하면 북유럽 얘기하고 민주주의 하면 미국을 얘기하지만, 미국도 의료보장체계나 무기 팔아먹는 거나, 월가의 횡포 등 해서 거기도 결코 이상향은 아니에요. 과거 우리가 육칠십 년대까지는 미국이 이상향이었지만, 2017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이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한국은 타고르가 말한 '전 세계를 지도할 만한 동방의 등불'이 되어 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서 정신적인 민주주의의 가이드라인과 행동 양식을 전 세계로 만들어서 행동으로 보여줬다. 전 세계인의 영혼 속에 남아 있는 전범이다."

-의원님 말씀 들어보니까 우리 국민들의 위대함, 그리고 우리 국민께 박수를 보내드려야 한다. 저희가 박수 한 번 쳐 볼까요? (함께 박수) 좋습니다. 우리 국민만 믿고 대한민국이 새롭게 태어나는 그날이 올 때까지 웃겨야 산다. 의원님 오늘도 고생하셨습니다. 끝으로 시청자분들께 인사 말씀해주시죠.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오늘도 파이팅!"

* 이 글은 방송 인터뷰 전문을 그대로 옮겼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보세요.


태그:#김경진, #박정호, #팟짱, #주거 농성, #유신 망련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