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자유한국당 예비경선에 등록한 김관용 경상북도지사가 대구 서문시장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향해 '정치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서문시장에서 문 전 대표를 향해 "대통령이 되면 북한에 제일 먼저 간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말도 안 된다. 그러려면 동해안 열차가 잘 되어 있으니 함흥부두부터 먼저 가야 한다.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에서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을 쏘니까 최소한 가정집에서도 도둑이 들어오면 야구방망이를 준비한다"며 "그걸 위해서 사드를 들여오는 것"이라고 사드도입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 걸 다음 정권에서 결정하라는 문재인 후보는 정치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대통령께서 잘못했다"며 "그러나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잘못한 것을 용서를 구하고 법대로 처리하면 된다"면서도 "상식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집중적인 공격으로 가슴을 애인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 12일 서울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에 다녀온 것을 두고 "대통령에 대한 예의이고 지켜야 할 도리를 한 것"이라며 "자연인 박근혜를 도와줘야 한다. 돌을 던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을 잘못 모신 저와 정치인들이 사과해야 한다"며 "그러나 대선에 나와 보니 사과할 사람은 다 떠나고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대해서는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 못 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어떻게 책임지느냐" 문재인 비판
김 지사는 출마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박 대통령이 계시고 (탄핵) 결정도 안 됐는데 출마선언을 하는 것은 물러나라는 말과 다름없어 기다렸다"며 "이번 대선은 국가개조의 전환점이 되도록 하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역사를 후배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 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당한 이유를 중앙집권적 권력으로 돌리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원인이 어디에 있느냐 하면 권력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몇 사람이 장난치면 이 사달이 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대통령 임기 3년과 지방분권형 개헌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중앙집권적 권력을 막으려면 현재 헌법으로는 안 된다"며 "30년이 넘었기 때문에 초등학교 옷 입고 대학교 가는 격"이라고 헌법 개정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임기랑 대통령 임기를 맞춰서 이번에 당선되는 대통령은 3년만 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득권을 못 내려놓고 대통령이 다 됐으니 개헌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책임지느냐"고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 별명이 '들이대'인데 (후보로) 결정되면 들이대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200여 명의 지지자들이 환호하는 가운데 "시장은 인생의 장터"라며 "모든 어려움이 서려 있다"고 서문시장을 먼저 찾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유년기에 대신동에서 살았다"며 "여기서 어머니가 단팥죽 좌판을 하셨다. 서문시장에서 단팥죽 먹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집에서 대우를 받아야 하지 다른데 가면 제가 좀 부족하다"며 "우리 살던 고향에 와서 보고 드리고 고향 분들의 동의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해 서문시장을 가장 먼저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는 18일 홍준표 경남지사가 서문시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로 한데 대해서는 생뚱맞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지사는 "내가 경남지사를 좋아한다"면서고 "왜 여기 와서 하는지는 이해가 안 간다. 무슨 사연이 있겠지"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영국 속담에 '정치인은 강이 없어도 다리를 놔준다고 하면 박수를 친다'는 말이 있다"며 "저는 그런 정치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임박하면 야권에 쏠린 국민의 관심이 보수쪽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