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유문철

관련사진보기


ⓒ 유문철

관련사진보기


ⓒ 유문철

관련사진보기


남한강이 흐르는 산골 단양에 멋진 수영장이 있다. 50미터 8레인 올림픽 규격 단양수영장이다. 산골아이 한결이 키가 쑥쑥 크기만 애타게 기다렸다. 목표는 120cm. 한결이에게 이렇게 멋진 수영장에서 수영을 가르치려면 한결이 키가 120cm을 넘어야 해서였다.

아스팔트 농사짓는데 정신이 팔려 두번의 겨울을 아이와 떨어져 지냈는데 3학년이 된 한결이 키가 120cm을 넘어 어느새 130cm에 가깝다.

밭일을 부지런히 하면서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길 기다렸다. 드디어 학교 다녀온 한결과 덜덜거리는 트럭 타고 단양읍내 단양수영장에 갔다. 10년을 기다린 끝에 마침내 아들 녀석과 수영장을 가려던 소원을 이루는 날이다.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 입장한 한결이는 신세계를 만났다. 엄청난 크기의 수영장에서 아이는 좋아 어쩔 줄을 모른다.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치기 전에 수영 코치 티를 내느라 수영솜씨를 뽐내 보았다. 접배평자 네가지 영법을 시연했다. 아이의 반응.

"음, 나쁘지 않네."

하, 요 녀석 봐라. Not bad? 어디서 영어식 표현은 알아 가지고는. 표준 영법 매뉴얼에 따라 킥부터 가르치는데 조금 하더니 자유시간 달란다. 그리고는 잠수를 한다, 둥둥 뜨기 한다, 학교에서 물놀이 때 배운 막수영 한다, 제멋대로다.

아무래도 농사꾼 아빠는 친구이지 선생님은 못된다. 전문 수영 코치의 도움을 요청해야 해야할까 보다 누가 알겠는가? 수영보다 물장난이 좋은 천진난만한 산골 농사꾼 아들이 올림픽 규격 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다보면 박태환 선수를 뛰어넘을 수영선수가 될지?

▶ 해당 기사는 모바일 앱 모이(moi) 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모이(moi)란? 일상의 이야기를 쉽게 기사화 할 수 있는 SNS 입니다.
더 많은 모이 보러가기


#모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충북 단양에서 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는 단양한결농원 농민이자 한결이를 키우고 있는 아이 아빠입니다. 농사와 아이 키우기를 늘 한결같이 하고 있어요. 시골 작은학교와 시골마을 살리기, 생명농업, 생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